“9·13대책 약발 먹히나”…1억 낮춘 급매물에도 매수 ‘주춤’

뉴스1

입력 2018-09-20 10:59 수정 2018-09-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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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단지의 모습.© News1 구윤성 기자

최소 수천만원 빠진 매물에도 매수자 관망세
“추석 이후에도 계속될 땐 가격 하락 확대될 수도”


“9·13 대책을 기점으로 일주일 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네요. 대책 전엔 매물이 귀해서 높은 값에 나와도 서로 잡으려고 난리였는데, 지금은 값을 내린 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쉽게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서울 강남구 대치동 A공인)

정부의 고강도 대출·세금 규제인 9·13 부동산대책이 발표된지 1주일이 지나면서 주택시장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최대 1억원 이상 몸값을 낮춘 매물이 등장하고 있지만 활발하던 매수문의가 주춤해지면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대표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 주택형이 최근 17억7000만~17억8000만원대에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 종전 시세 대비 1억원 이상 내린 값이다. 해당 주택형은 지난 11일 저층 매물이 18억3000만원에 실거래 신고되고 호가가 19억원대까지 올라 있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처음엔 저층 내부 상태가 안좋은 매물이 값을 낮춰 나왔는데 이후 로열층 수리가 된 매물도 호가를 낮추고 있다”며 “하지만 매수자들이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 생각해서인지 선뜻 나서지 않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송파구 주요 단지에서도 수천만원 이상 가격을 낮춘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으나 거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잠실 엘스·리센츠 아파트의 경우 18억 초반까지 호가되던 전용면적 84㎡ 주택형이 17억 중반 밑으로 떨어졌지만 사겠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도 19억2000만원까지 호가되던 84㎡ 주택형이 19억원 아래로도 나오고 있지만 분위기는 조용하다.

강북권 인기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도 최근 급등했던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 공덕브라운스톤 전용 114㎡의 경우 15억5000만원까지 호가되던 것이 14억원 후반대로 떨어졌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 성동구 행당동 행당한신아파트 전용 59㎡는 7억원에 거래되던 것이 6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는 사려고 해도 매물이 귀했던 9·13 대책 전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대책 직전까지 가격이 급등하는 등 과열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매수 경쟁이 치열했다. 일부 인기지역에서는 매물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하는 진풍경까지 나타났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아파트 시장을 모니터링한 결과 현재 전체 아파트 단지 중 약 10% 가량에서 호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매수자들도 예전과 같이 달려들지 않고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강남권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다주택, 고가주택 소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가 강화되고 향후 공시가격 현실화까지 예고되면서 주택 보유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일부 집주인들이 서둘러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북권에서는 종부세 부담보다는 대출제한이 크게 영향을 미쳐 투자심리가 꺾이면서 매수세가 줄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다수의 단지가 호가를 유지하고 있어 전반적인 가격 하락을 전망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추석 이후에도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고 관망이 지속될 경우 호가 하락 폭이 커지면서, 가격을 낮추는 단지가 갈수록 늘어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는게 일반적이라 아직은 시장의 방향을 판단하기 이르다”며 “21일 공급대책이 발표되고 추석을 보낸 뒤 10월쯤 가면 시장의 움직임이 보다 선명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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