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 충돌 안전성 최고평가… 역차별 논란은 ‘오해’ : 비즈N

투싼, 충돌 안전성 최고평가… 역차별 논란은 ‘오해’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6-06-28 15:44 수정 2016-06-2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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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이 최근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조수석 스몰 오버랩 테스트(small overlap test)에서 7종의 실험차량 중 유일하게 ‘우수’ 등급을 받아 경쟁차 대비 높은 안전성을 입증했다. 다만 일부 국내 소비자들은 내수와 수출용의 차이를 드러낸 사례라 치부하며 불만을 제기했다. 현대차는 각국의 안전기준에 따른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 라는 설명이다.

28일 현대차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IIHS는 지난 2012년부터 도입된 운전석 스몰 오버랩 테스트 평가 이후 일부 자동차 업체가 운전석 쪽 안전성 향상에만 치중하는 것을 발견, 미국에서 판매되는 콤팩트 SUV 7종을 대상으로 조수석 스몰 오버랩 테스트를 최근 실시했다. 충돌하는 동안 조수석에 앉은 더미가 얼마나 움직였는지, 충돌 후에도 조수석 탑승자의 공간을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지 등을 평가했다.

방법은 운전석 쪽과 동일하게 차량의 좌측 전면 25%를 64km/h 속도로 약 1.3m 높이의 장애물과 충돌시켰다. 테스트는 2016년형 현대차 투싼, 2015년형 뷰익 앙코르, 2015년형 혼다 CR-V, 2015년형 마쯔다 CX-5, 2014년형 닛산 로그, 2014년형 스바루 포레스트, 2015년형 토요타 라브4 등이 사용됐다. 이 들 차량은 운전석 안전 부문에서 모두 ‘우수’ 등급을 받은 모델들이다.

사진=토요타 라브4

실험 결과 현대차 투싼의 ‘우수’ 등급을 제외하고 앙코르, CR-V, CX-5가 ‘양호’, 로그와 포레스트는 ‘미흡’, 라브4는 ‘열등’의 처참한 결과를 받았다.

특히 라브4와 로그의 경우 운전석 쪽에만 특수 보강재를 투입해 비대칭 구조를 이루는 ‘꼼수’가 발견됐다. 라브4의 경우 조수석 안쪽으로 13인치가 밀려들어가고 로그의 경우는 10인치가 들어갔다.

IIHS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운전석과 조수석에 비슷한 수준의 안전 수준을 제공할 것을 강조하며 이르면 오는 2018년부터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 기준에 조수석 안전 항목을 포함시킬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IIHS의 이번 실험 의도와 달리 투싼의 미국 안전성 평가가 국내에 전해지자 미국 모델과 국내용 투싼의 전면부 범퍼 안쪽 형상이 다른 사진이 공개돼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됐다. 현대차가 내수용과 수출용 품질을 달리하고 국내 보다 해외를 더 챙긴다는 이른바 ‘역차별’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사진=온라인 게시판, 상=미국형 투싼, 하=국내용 투싼

실제 실험에 사용된 미국 판매용 투싼에는 전면부 범퍼 안쪽 좌우측 범퍼레일이 국내 판매용 보다 연장된 모습을 볼 수 있다. IIHS의 조수석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일부 브랜드는 운전석 쪽만 범퍼 레일에 보강재를 투입한 사실이 확인 된 만큼 이 부분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으로 이해 되어 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안전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충격 후, 승객을 보호하는 공간이 충분히 남아 있어야 하며 이로 인해 상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방의 차체 프레임 강도도 중요 하지만 무엇보다 승객을 보호하는 공간, 즉 도어프레임과 A필러, 힌지 필러의 강도가 중요 변수가 된다”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 역시 “사진에 하늘색 부분은 코너 익스텐션(Corner Extension)으로 스몰 오버랩 대응을 위한 요소가 아닌 미국의 보험료 산정 테스트를 위한 부분이다”며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코너 익스텐션의 영향력은 극도로 미미한 수준이며 오히려 저속 충돌 시 전면부 범퍼의 강도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자동차 안전연구원

또한 국내와 유럽의 경우 보행자 보호 기준이 추가로 평가되고 있는 부분 역시 주목된다. 차량이 보행자와 충돌할 경우, 다리 부분의 상해를 줄이기 위해 보행자와 접촉 부분에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조치가 되어야 하는 것.

실제 국내 신차 충돌 평가를 실시하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자료를 살펴보면 각 나라별 자동차 안전도 평가 기준의 차이를 살펴 볼 수 있다. 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를 제외한 한국과 유럽, 호주, 일본에서만 40km/h의 속도로 차량과 보행자 충돌 시 상해 정도를 평가하는 항목이 실시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유럽과 국내서 생산되는 투싼의 경우 동일하게 코너 익스텐션이 제외된 것을 사용했다”며 “미국의 경우도 추후 보행자 충돌 시 상해 정도를 평가하는 항목이 추가되면 국내와 동일한 형상의 범퍼레일이 적용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 외 지역에서 판매되는 투싼의 전면부 범퍼 안쪽 형상은 모두 동일하고 미국에서도 보행자 충돌 안전 규정이 도입 된다면 그나마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란 이야기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