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만 ‘안전’ 했던 스몰 오버랩 테스트… 반쪽의 처참한 결과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6-06-24 13:17 수정 2016-06-2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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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는 교통사고 사망자의 25%가 국소부위 충돌로 인한 사고 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신차 안전성 평가 기준에 스몰 오버랩 테스트(small overlap test)를 전격 도입했다.

스몰 오버랩 테스트는 차량의 전면 25%를 64km/h 속도로 약 1.3m 높이의 장애물과 충돌시켜 평가하는 방식으로 가장 가혹한 충돌 테스트로 평가된다.

신차 안전도 평가에 스몰 오버랩 테스트가 중요 변수로 작용하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앞 다퉈 운전석 보강 작업에 나섰고 이 결과 테스트 차량의 약 3/4이 구조 변경 후 좋은 평가를 받게 됐다.

하지만 최근 IIHS가 운전석과 동일한 방법으로 조수석 스몰 오버랩 테스트를 진행하자 처참한 결과에 도달했다. 실험에 사용된 7종의 차량 중 오직 1대만 ‘우수’ 등급을 받았다. 일부 차량은 운전석 쪽에만 보강재가 투입돼 보조석은 더욱 취약했다.
IIHS의 신차 충돌 안전성 테스트는 전면 충돌(moderate overlap front), 측면 충돌(side), 지붕 강성(roof strength), 머리지지대 및 좌석 안전(head restraint, seat), 스몰 오버랩(small overlap front)등 5개 충돌안전 항목 평가로 구성된다. 항목에 따라 G(Good, 우수), A(Acceptable, 양호), M(Marginal, 미흡), P(Poor, 열등) 등 4단계로 평가된다.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A등급 이상, 나머지 4개 항목에서 모두 G등급을 획득한 차량은 ‘탑 세이프티 픽(Top Safety Pick)’로 선정되며 여기에 충돌 회피 평가에서 기본(Basic) 이상을 받으면 최고 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에 뽑히게 된다.

최근 IIHS는 일부 자동차 업체가 운전석 안전성 향상에만 치중하는 것을 발견, 조수석 안전에 주목해 7종의 차량을 대상으로 오른쪽 측면 스몰 오버랩 평가를 실시했다. 충돌하는 동안 조수석에 앉은 더미가 얼마나 움직였는지, 충돌 후에도 조수석 탑승자의 공간을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지 등을 평가했다.
이번 테스트는 2016년형 현대차 투싼, 2015년형 뷰익 앙코르, 2015년형 혼다 CR-V, 2015년형 마쯔다 CX-5, 2014년형 닛산 로그, 2014년형 스바루 포레스트, 2015년형 토요타 라브4가 사용됐다. 이결과 모든 차량들은 운전석 안전 부문에서 모두 ‘우수’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조수석은 현대차 투싼의 ‘우수’ 등급을 제외하고 앙코르, CR-V, CX-5가 ‘양호’, 로그와 포레스트는 ‘미흡’, 라브4는 ‘열등’의 결과를 받았다.

특히 라브4와 로그의 경우 운전석 쪽에만 보강재를 투입해 차량이 비대칭 구조를 보였으며 라브4의 경우 조수석 안쪽으로 13인치가 밀려들어가고 로그는 10인치가 들어가며 탑승자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히게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IIHS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운전석과 조수석에 비슷한 수준의 안전 수준을 제공할 것을 강조하며 이르면 오는 2018년부터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 기준에 조수석 안전 항목을 포함시킬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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