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발사와 손잡는 글로벌 인기 IP들[조영준의 게임 인더스트리]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입력 2024-05-17 10:00 수정 2024-05-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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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성공작을 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게임업계가 전 세계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IP를 소재로 한 게임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원소스 멀티 유즈 전략이라고 해서, 많은 인기를 끈 IP를 게임화 하는 것은 예전부터 자주 있었던 일이니 익숙하긴 합니다. 다만, 요즘 등장하는 글로벌 IP 게임들을 살펴보면 한가지 특이한 점이 눈에 띕니다. 중국 개발사와 손을 잡는 사례가 대폭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넷이즈가 선보인 반지의 제왕 전쟁의 시작_출처 넷이즈게임즈
판타지 소설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반지의 제왕은 넷이즈를 통해 모바일 전략 게임 ‘반지의 제왕 전쟁의 시작’으로 등장했고, 드라마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왕좌의 게임’ 역시 유주게임즈를 통해 모일 전략 게임 ‘왕좌의 게임 윈터 이즈 커밍’으로 등장했습니다.

유주게임즈가 선보인 왕좌의 게임 윈터 이즈 커밍_출처 유주게임즈코리아
최근에도 캡콤의 인기 콘솔 게임 ‘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가 중국 개발사 네뷸라조이를 통해 모바일 게임 ‘데빌 메이 크라이 : 피크 오브 컴뱃’으로 등장했고, 아틀라스의 인기작 페르소나5 역시 중국 퍼펙트월드를 통해 모바일 게임 ‘페르소나5 더 팬텀 X’로 등장했습니다.

중국 퍼펙트월드가 선보인 페르소나5 더 팬텀X_출처 퍼펙트월드

예전에는 넷마블이 선보인 ‘마블 퓨처 파이트’와 ‘7개의 대죄’, ‘제2의 나라’, 빅게임스튜디오가 선보인 ‘블랙클로버 모바일’ 등 한국 게임사들이 뛰어난 개발력을 높게 평가받아서, 글로벌 IP의 파트너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중국 게임사들에게 주도권이 넘어간 분위기입니다.

이처럼 중국 게임사들이 글로벌 IP들의 파트너로 선택되고 있는 것은, 중국 게임사들이 개발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도 인상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라스트 워 서바이벌’이나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모바일 전략 장르는 이미 중국 게임사들이 완벽히 장악했고, 국내 게임사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었던 RPG 장르도, ‘원신’, ‘붕괴 스타레일’을 앞세운 호요버스 등 중국 게임사들이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원신_출처 호요버스
시장 조사 업체 data.ai가 발표한 2024년 상위 퍼블리셔 순위를 살펴보면, 중국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텐센트를 필두로, 막강한 2인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넷이즈, 신흥 강자 호요버스 등 많은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게임사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 게임사 중에는 넷마블이 13위, 엔씨소프트가 17위를 차지했습니다.

2024년 상위 퍼블리셔_출처 data.ai
또 한가지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전세계에서 손 꼽히는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게임 시장을 공략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 중국 게임사들과 손을 잡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게임 시장에 출시되기 위해서는 판호를 획득해야 하는데, 중국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한 내자 판호는 매달 정기적으로 발급되고 있지만, 해외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한 외자 판호는 발급 시기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특히 한국 게임사들은 한한령 때문에 몇 년간 외자 판호 발급이 중단됐기 때문에, 2021년에 한국에 출시된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가 2024년에 겨우 중국에 출시됐을 정도로, 출시 과정이 험난한 상황입니다. 개발력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면, 중국 게임 시장에서의 출시 변수가 적은 중국 게임사가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시기를 예측하기 힘든 외자 판호 발급_출처 중국 국가신문출판서
중국 게임들이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많은 노하우를 쌓은 덕분에, 전 세계에서 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가차 시스템등 과도한 과금 시스템을 강요하는 게임들과 다르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중국 게임들은 이용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수준의 소액 과금 상품을 촘촘하게 배치하는 전략으로, 인상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글로벌 IP를 사용한 게임이라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긴 합니다. 다만, IP 가치를 유지하는 것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글로벌 IP 보유사들이, 중국 게임사들을 파트너로 선택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 게임사들이 경쟁력이 이전보다 월등히 향상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 세계에서 중국 게임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 게임사들이 좀 더 긴장감을 가지고 분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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