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發 5G칩 전쟁…퀄컴↑ 인텔↓ 셈법 복잡해진 삼성 5나노
뉴스1
입력 2019-04-19 07:45 수정 2019-04-19 07:48
애플 백기투항 후 5G칩 IT업계 지각변동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애플, 퀄컴, 인텔, 삼성전자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졌다. ‘5G 아이폰’ 출시 지연 위기에 다급해진 애플이 퀄컴과의 30조원 규모의 특허소송전에서 ‘백기투항’하면서, 5G칩을 둘러싼 글로벌 IT업계의 지각변동이 심상치 않다.
스마트폰과 칩셋 설계, 파운드리(수탁생산)을 모두 하는 삼성전자의 셈법은 더욱 복잡하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경쟁자이지만, 반도체 시장에서는 파트너(메모리반도체)이자 가장 잡고 싶은 거물급 고객사(파운드리)이기 때문이다. 퀄컴과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부는 퀄컴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을 자사 AP인 ‘엑시노스’와 함께 탑재하는 퀄컴의 최대 고객사다.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사업부는 퀄컴의 AP와 통신칩을 설계 그대로 생산하기 때문에 퀄컴이 삼성이 가장 극진히 ‘모시는’ 최대 고객사다. 이처럼 복잡한 구도 덕분에 애플과 퀄컴의 극적 합의는 글로벌 IT업계와 특히 삼성전자에 간단치 않은 영향을 주게 됐다.
2년 이상 이어진 최대 30조원 규모의 소송에서 애플이 퀄컴과 전격 합의에 이르면서, 5G가 다급했던 애플은 ‘귀한 몸’인 퀄컴의 5G모뎀칩을 구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삼성전자, 화웨이 등 경쟁사의 5G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손 놓고 바라만보는 위기는 면하게 됐다. 현재로선 시장에서 5G모뎀칩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미국 퀄컴과 삼성전자, 중국 화웨이 정도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나 화웨이의 손을 잡느니 자국 기업인 ‘퀄컴’을 택한 고육지책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입장에선 애플의 5G폰 시장 진입이 빨라진 것은 ‘악재’다.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입장에선 애플의 5G모뎀칩 설계를 수주한 퀄컴의 승리는 ‘호재’다. 퀄컴은 7나노(nm) 파운드리 공정에서 5G모뎀칩 생산을 삼성전자와 대만 TSMC에 맡기고 있다. 애플 5G 아이폰에 들어가는 퀄컴 칩의 물량이 늘어나면 이를 맡아 생산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도 수주물량이 늘어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7나노와 5나노 공정까지 퀄컴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세계적으로 5G 모뎀칩을 5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개발을 마친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2개사뿐이다.
또한 5G통신칩을 만드는 시스템반도체 입장에서는 독보적 1위인 퀄컴에 이어 2위 자리를 꿰차며 5G칩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게 됐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5G 모뎀칩 공급사로 우선 삼성전자를 검토했지만, 삼성이 생산 물량 부족을 이유로 거절했다고 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5G를 선정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5G칩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안정적인 5G칩 자체 공급으로 인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이 앞선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6일 공식발표한 차세대 5나노 파운드리 공정에선 얘기가 또 달라진다. 반도체업계를 호령해온 인텔이 5G모뎀칩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려 검토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과 퀄컴이 전날 전격 합의에 이르자, 인텔은 곧바로 5G모뎀칩 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반도체왕좌를 장기집권해온 인텔은 PC나 서버 등 컴퓨팅 시장에서는 절대적 강자이지만, 모바일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다. 스마트폰용 AP와 모뎀칩 분야에서 퀄컴이나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개발 역량이 못 미친다. 인텔이 애플의 백기투항 직후 곧바로 사업 철수를 선언한 것도 고객사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가 자체 칩을 개발했고, 화웨이도 모뎀칩을 만든 상황에서 믿었던 애플이 기다리지 못하고 퀄컴에 굴복하자 유일했던 사업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이로써 인텔의 5G모뎀칩을 수주하려던 삼성전자의 5나노 고객사 확보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대만 TSMC로 완전히 돌아선 애플과 최근 들어 접촉을 늘리던 인텔을 5나노로 끌어오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던 삼성전자 입장에선 아쉽게 된 것.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업계의 변곡점으로 꼽히는 EUV(Extreme Ultra Violet·극자외선) 기술을 적용한 첫 7나노 공정에 이어 다음세대인 5나노까지 공정 개발을 완료했다. 다만 내년에 본격가동되는 화성캠퍼스 EUV 전용 신공장을 채울 고객사 물량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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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애플, 퀄컴, 인텔, 삼성전자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졌다. ‘5G 아이폰’ 출시 지연 위기에 다급해진 애플이 퀄컴과의 30조원 규모의 특허소송전에서 ‘백기투항’하면서, 5G칩을 둘러싼 글로벌 IT업계의 지각변동이 심상치 않다.
스마트폰과 칩셋 설계, 파운드리(수탁생산)을 모두 하는 삼성전자의 셈법은 더욱 복잡하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경쟁자이지만, 반도체 시장에서는 파트너(메모리반도체)이자 가장 잡고 싶은 거물급 고객사(파운드리)이기 때문이다. 퀄컴과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부는 퀄컴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을 자사 AP인 ‘엑시노스’와 함께 탑재하는 퀄컴의 최대 고객사다.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사업부는 퀄컴의 AP와 통신칩을 설계 그대로 생산하기 때문에 퀄컴이 삼성이 가장 극진히 ‘모시는’ 최대 고객사다. 이처럼 복잡한 구도 덕분에 애플과 퀄컴의 극적 합의는 글로벌 IT업계와 특히 삼성전자에 간단치 않은 영향을 주게 됐다.
2년 이상 이어진 최대 30조원 규모의 소송에서 애플이 퀄컴과 전격 합의에 이르면서, 5G가 다급했던 애플은 ‘귀한 몸’인 퀄컴의 5G모뎀칩을 구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삼성전자, 화웨이 등 경쟁사의 5G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손 놓고 바라만보는 위기는 면하게 됐다. 현재로선 시장에서 5G모뎀칩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미국 퀄컴과 삼성전자, 중국 화웨이 정도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나 화웨이의 손을 잡느니 자국 기업인 ‘퀄컴’을 택한 고육지책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입장에선 애플의 5G폰 시장 진입이 빨라진 것은 ‘악재’다.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입장에선 애플의 5G모뎀칩 설계를 수주한 퀄컴의 승리는 ‘호재’다. 퀄컴은 7나노(nm) 파운드리 공정에서 5G모뎀칩 생산을 삼성전자와 대만 TSMC에 맡기고 있다. 애플 5G 아이폰에 들어가는 퀄컴 칩의 물량이 늘어나면 이를 맡아 생산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도 수주물량이 늘어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7나노와 5나노 공정까지 퀄컴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세계적으로 5G 모뎀칩을 5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개발을 마친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2개사뿐이다.
또한 5G통신칩을 만드는 시스템반도체 입장에서는 독보적 1위인 퀄컴에 이어 2위 자리를 꿰차며 5G칩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게 됐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5G 모뎀칩 공급사로 우선 삼성전자를 검토했지만, 삼성이 생산 물량 부족을 이유로 거절했다고 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5G를 선정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5G칩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안정적인 5G칩 자체 공급으로 인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이 앞선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6일 공식발표한 차세대 5나노 파운드리 공정에선 얘기가 또 달라진다. 반도체업계를 호령해온 인텔이 5G모뎀칩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려 검토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과 퀄컴이 전날 전격 합의에 이르자, 인텔은 곧바로 5G모뎀칩 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반도체왕좌를 장기집권해온 인텔은 PC나 서버 등 컴퓨팅 시장에서는 절대적 강자이지만, 모바일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다. 스마트폰용 AP와 모뎀칩 분야에서 퀄컴이나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개발 역량이 못 미친다. 인텔이 애플의 백기투항 직후 곧바로 사업 철수를 선언한 것도 고객사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가 자체 칩을 개발했고, 화웨이도 모뎀칩을 만든 상황에서 믿었던 애플이 기다리지 못하고 퀄컴에 굴복하자 유일했던 사업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이로써 인텔의 5G모뎀칩을 수주하려던 삼성전자의 5나노 고객사 확보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대만 TSMC로 완전히 돌아선 애플과 최근 들어 접촉을 늘리던 인텔을 5나노로 끌어오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던 삼성전자 입장에선 아쉽게 된 것.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업계의 변곡점으로 꼽히는 EUV(Extreme Ultra Violet·극자외선) 기술을 적용한 첫 7나노 공정에 이어 다음세대인 5나노까지 공정 개발을 완료했다. 다만 내년에 본격가동되는 화성캠퍼스 EUV 전용 신공장을 채울 고객사 물량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이 7나노에 이어 5나노에서도 TSMC에 애플 AP 물량을 빼앗기면서 퀄컴을 제외한 메이저 고객사의 안정적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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