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공무원들, 사업가 마인드… 돈 벌수 있는 길도 열어줘”
싱가포르=변종국 기자
입력 2019-04-18 03:00 수정 2019-04-18 10:54
세계 첫 자율주행버스 실험장… 볼보, 싱가포르 선택한 까닭은
스웨덴 기업인 볼보버스는 왜 하필 싱가포르에서 이런 실험에 나섰을까.
지난달 22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만난 아카시 파시 볼보버스 수석부사장은 “싱가포르 정부와 NTU가 자율주행차에 대해 상용화까지 약속하며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싱가포르 공무원들은 공무원이 아니라 사업가 같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단순히 협력만 제안하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길도 마련한다.”
NTU와 볼보버스는 2016년부터 무인 전기버스를 공동 개발해 왔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이 먼저 볼보버스 측에 개발을 제안한 것이다. 단순히 공동 기술 개발을 넘어 싱가포르에서 볼보가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패키지 제안을 한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7년에 해외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통해 성과를 내면 법인세를 면제해 준다는 파격적인 내용도 발표했다.
볼보버스와 NTU의 프로젝트에는 싱가포르의 자율주행 분야 스타트업 10여 개도 참여했다. 또 NTU와 LTA의 연구진 약 20명도 기술 협력에 투입됐다. 대학 내부에는 싱가포르의 교통과 기후를 재현한 테스트 공간도 마련됐다. 교통신호, 버스 정류장, 횡단보도는 물론이고 집중 호우나 침수 등 현지 기상 조건에 맞춰 실험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외국 기업에 제공한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시범 운행 이후 실제 도로에서도 운행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없애겠다는 약속도 했다.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시범 운영할 수 있는 ‘자율주행 전용 도로’가 실제 싱가포르 도심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싱가포르는 다국적 컨설팅 기업 KPMG가 발표한 ‘2019년 자율주행 준비성 평가’에서도 세계 2위에 올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정부의 자율주행 기술 관련 투자와 미래 비전, 규제 개혁, 인프라 평가 등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자율주행 기술력 등을 평가한 분야에서는 15위에 그쳤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신 기술을 가진 기업을 유치한 뒤 자국의 대학과 스타트업을 연계해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로 만든 것이다.
수브라 수레시 NTU 총장은 “볼보버스와 협력한 이번 실험은 싱가포르의 첨단기술을 세계에 보여준 성과로 연결됐다. 또 정부와 기업, 학계의 긴밀한 협력이 싱가포르와 기업 모두에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5일 싱가포르 난양기술대에서 스웨덴의 볼보버스가 세계 최초로 대형 자율주행 전기버스(볼보7900)의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이 버스의 내부(작은 사진)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관리되는 센서와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한 보안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볼보버스 제공
지난달 5일 스웨덴의 볼보버스와 싱가포르의 난양기술대(NTU),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은 대형 자율주행 전기버스의 시범 운영을 NTU 캠퍼스에서 시작했다. 길이 12m로 승객 80여 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자율주행 버스를 운행하는 건 전 세계에서 처음인 시도였다. 15인승 크기의 미니버스는 자율주행 시험이 진행됐지만 길이 10m가 넘는 버스는 대규모 배터리가 필요한 데다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지금껏 테스트가 이뤄지지 않았다. 스웨덴 기업인 볼보버스는 왜 하필 싱가포르에서 이런 실험에 나섰을까.
지난달 22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만난 아카시 파시 볼보버스 수석부사장은 “싱가포르 정부와 NTU가 자율주행차에 대해 상용화까지 약속하며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싱가포르 공무원들은 공무원이 아니라 사업가 같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단순히 협력만 제안하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길도 마련한다.”
NTU와 볼보버스는 2016년부터 무인 전기버스를 공동 개발해 왔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이 먼저 볼보버스 측에 개발을 제안한 것이다. 단순히 공동 기술 개발을 넘어 싱가포르에서 볼보가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패키지 제안을 한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7년에 해외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통해 성과를 내면 법인세를 면제해 준다는 파격적인 내용도 발표했다.
볼보버스와 NTU의 프로젝트에는 싱가포르의 자율주행 분야 스타트업 10여 개도 참여했다. 또 NTU와 LTA의 연구진 약 20명도 기술 협력에 투입됐다. 대학 내부에는 싱가포르의 교통과 기후를 재현한 테스트 공간도 마련됐다. 교통신호, 버스 정류장, 횡단보도는 물론이고 집중 호우나 침수 등 현지 기상 조건에 맞춰 실험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외국 기업에 제공한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시범 운행 이후 실제 도로에서도 운행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없애겠다는 약속도 했다.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시범 운영할 수 있는 ‘자율주행 전용 도로’가 실제 싱가포르 도심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싱가포르는 다국적 컨설팅 기업 KPMG가 발표한 ‘2019년 자율주행 준비성 평가’에서도 세계 2위에 올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정부의 자율주행 기술 관련 투자와 미래 비전, 규제 개혁, 인프라 평가 등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자율주행 기술력 등을 평가한 분야에서는 15위에 그쳤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신 기술을 가진 기업을 유치한 뒤 자국의 대학과 스타트업을 연계해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로 만든 것이다.
박범준 KOTRA 싱가포르무역관 과장은 “한국에서 논란이 됐던 가상화폐 기술도 싱가포르는 이미 핵심 국가가 됐다. 싱가포르는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면 성과 여부를 떠나 최신 기술이나 제도를 적극 수용해 실험을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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