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분야에 스트리머와 유튜브 영향력 급증..국내 포털들은 '주춤'

동아닷컴

입력 2019-04-17 18:50 수정 2019-04-1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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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이 많이 보니까 영향력이 세지는 거죠. 이미 유튜브는 검색엔진처럼 되어버렸고 트위치 같은 포털은 게임 분야에서 가장 핫한 영역 중 하나가 됐어요. 인기 게임 스트리머 한 명 초청하는데 비용이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죠."

최근 한 중견 게임회사 사업팀장이 한 말이다. 이 팀장은 새로운 게임을 출시할 때 국내 포털들 보다 유튜브, 그리고 트위치 등에서 활약하는 스트리머들에게 더 주력해서 비용을 쓰게 된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게임업계에 스트리머와 유튜브의 영향력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수십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나 스트리머들은 부르는 게 값이다. 3분 광고에 천만 원이 넘는 유튜버도 있고 하루 행사에 초청하는데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드는 스트리머도 생겨날 정도로 이들에 대한 게임사들의 주목도와 러브콜이 뜨겁다.

유튜브 로고 / 유튜브 홈페이지 캡처


<유튜브와 스트리머의 게임업계 돌풍..동영상 선호 효과>

게임업계의 트렌드를 체크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게임쇼에 가보는 것이다. 특히 지난 지스타 2018 게임쇼는 유튜버와 스트리머가 얼마나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지 알 수 있는 장소였다.

트위치와 아프리카TV는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라는 트렌드에 일조했고, 점점 게임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같은 영향력에는 '텍스트' 기반으로 정보를 습득하지 않고 '동영상' 기반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경향이 한 몫한다.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웹페이지 리뷰 외에 동영상 리뷰를 기본으로 붙이는 곳이 늘어날 정도로 동영상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경향이 거센 상황이며, 정확한 통계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네이버나 다음보다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경향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위치 로고 / 트위치 홈페이지 캡처

양방향 동영상 시청이 가능한 것도 영상 플랫폼들의 매력인데, 트위치의 경우 2018년에 총 시청 시간이 4천340억 분으로 집계됐으며, 평균적으로 1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트위치를 동시에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리머의 수도 30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 포털의 폐쇄정책.. 영향력 떨어져>


이렇게 해외 플랫폼인 유튜브, 트위치 등이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게임분야에 대한 국내 인터넷 포털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특히 동영상 분야에서는 거의 영향력을 상실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동영상 업로더들은 국내 포털들이 시청자들이 게임 영상을 보기에 적합하지 않게 구성되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문에서 영상으로 찾아들어가는 게 불편하다는 것.

또한 유튜브 등의 해외 플랫폼들이 영상을 올리는데 별다른 조건이 없는 반면에, 국내 인터넷 포털들은 업로더들이 신상정보를 제공해야하고 컨펌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는 점도 불편함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꼼짝없이 15초를 기다려야 하는 15초 광고는 포털에서 동영상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시청자들이 국내 인터넷 포털에서 영상을 보려고 하지 않으며, 좋은 내용이 나와도 다시 유튜브로 가서 검색해 본다는 것.

한 동영상 업로더는 "동영상 서비스만큼은 국내 포털들 어디든 시청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라며 "각 포털 게임 탭 메인으로 영상을 노출시킨다고 하더라도 유튜브의 1/100 정도의 효과 밖에 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국내 포털들은 시청자는 불편해서, 업로더들은 돈이 안되서 외면하는 2중고에 시달리면서 게임업계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유튜브와 스트리밍 서비스의 영향력은 나날이 극대화되고 있다.

윤장원 동명대 미디어공학부 교수는 "게임은 영상과 사운드가 복합된 종합 문화 콘텐츠로 동영상의 영향력을 가장 많이 받는 콘텐츠 중 하나"라며 "콘텐츠 소비 방식이 동영상 중심으로 개편됨에 따라 포털들도 현재 방식을 완전 개편하지 않는다면 유튜브나 트위치 등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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