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공를 위한 지름길, 'SW 시장성 테스트'
동아닷컴
입력 2019-04-11 11:34 수정 2019-04-11 11:44
스타트업.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는 말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신생아다. 이제 걷고, 말하고, 뛰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주변 모든 것이 두렵고 낯선 단계다. 스타트업은 모든 게 처음이다. 기존 기업처럼 경험으로 리스크를 피하는 법도 모르고,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비용과 자원도 없다. 아니, 사실 무엇이 리스크인지도 잘 모른다. 창업 후 지속적인 적자가 발생해도 그 원인을 모르는 일이 일상다반사다.
몇 개월, 몇 년의 기획과 개발 단계를 거쳐 서비스 또는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려는 스타트업은 그래서 무섭다. 어느 길로 가야 옳은 것이지, 이 길이 맞는 것인지 판단할 근거도 부족하다. 기존 기업이 기회 요인과 위협 요인을 찾아가며 살피는 동안, 스타트업은 맨 몸으로 시장에 부딪히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실패와 성장을 반복한다. 하지만, 묻고 싶다. 계속된 실패 속에서 몸부림치는 스타트업에게 '실패도 경험이고, 학습이다'라는 성장론을 자신있게 펼 수 있는지. 글쎄. 쉽지 않은 일이다.
시장 진입을 앞둔 스타트업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하지만, 결국 찾아야 할 것은 명확하다. '과연 내 상품(서비스 또는 제품)을 고객이 얼마나 구매할 것인가?'라는 질문의 해답이다. 이에 현재 구상하고 있는 제품을 고객이 얼마나 구매할지(구매율) 확인해보고,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찾길 원한다. 즉, 상품의 품질을 높이고 사전에 테스트를 진행해 구매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제조업의 경우, 품질을 높이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생산하는 제품의 결함 여부를 찾으면 된다. 1차적으로 제품 외형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실제 제작 의도대로 제품이 생산됐는지를 테스트해볼 수 있다. 만약 결함을 발견했다면, 폐기하거나 수리 과정을 거쳐 정상적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SW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최종 버전을 완성한 뒤, 실행해보기 전까지 결함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평소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긴박하고 중요한 순간에 발생하는 문제를 미리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스마트폰의 보급에 힘입어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모바일 앱은 동시에 여러 명이 사용하는 구조다. 개인이나 소수가 테스트한 결과값은 현장에서 의도치 않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쉽게 품질을 테스트할 수 없는 SW 특성에 맞춰, 전문 'SW 테스트'의 중요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각되고 있다. 인도의 시장조사기관 'NASSCOM'에 따르면, 세계 SW 개발 시장에서 테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또한, SW 테스트의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효과를 향상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SW 선진국의 경우, 기업과 기관 등이 업무 협력을 통해 SW 품질 향상과 테스트 등을 진행하는 이유다.
이에 반해 국내 SW 테스트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일부 산업과 개발 단계에서 SW 인증, 기술적 결함 등을 해결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문제는 시장성과 사용성 테스트 부분이다. SW 출시 전, 사용자가 직접 참여해 테스트하는 부분은 아직 미흡하다. 미국이나 유럽 등 IT 강국은 SW 개발비의 약 25%를, 이웃 나라인 일본은 33%가량을 SW 품질 강화 및 테스트를 위해 사용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SW 개발비에 품질 강화 및 테스트 활동을 대부분 포함하지 않아 약 5% 내외에 불과한 수준이다.
SW 산업 발전과 함께 SW 활용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관련 기술과 표준, 규제 등은 새롭게 생겨나거나 개선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SW 테스트 역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는 SW 테스트에 대해서 비용 소모가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인식한다. MS, 애플 등은 SW 개발에 앞서 기획 단계부터 품질 관리에 투자하고 있으며, SW를 개발할 때 개발자와 함께 테스트 엔지니어를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개발자 한 명당 테스트 엔지니어 비율은 1:1에서 많게는 1:3 수준에 이른다.
이 같은 해외 SW 테스트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국내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하 NIPA)이 지난 2015년 시범사업을 거쳐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SW 시장성 테스트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해외 SW 테스트 진행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술적인 기능 완성도를 점검한 뒤,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용성과 시장성을 테스트하고 스타트업이 개선해야 하는 문제점과 향후 집중해야 할 사업 모델 등을 함께 검증하는 방식이다.
SW 산업의 발전과 확대와 함께 전문가 및 사용자 의견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SW 시장성 테스트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에게 SW 시장성 테스트는 시장 진입 전 리스크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용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SW 시장성 플랫폼을 통해 상시 운영되며, 일반인 참여를 통해 사업 모델을 정립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SW 테스트는 현장의 목소리다. 실제 사용자 의견을 제품과 서비스에 담아야 양질의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국내 시장을 희망한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몇 개월, 몇 년의 기획과 개발 단계를 거쳐 서비스 또는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려는 스타트업은 그래서 무섭다. 어느 길로 가야 옳은 것이지, 이 길이 맞는 것인지 판단할 근거도 부족하다. 기존 기업이 기회 요인과 위협 요인을 찾아가며 살피는 동안, 스타트업은 맨 몸으로 시장에 부딪히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실패와 성장을 반복한다. 하지만, 묻고 싶다. 계속된 실패 속에서 몸부림치는 스타트업에게 '실패도 경험이고, 학습이다'라는 성장론을 자신있게 펼 수 있는지. 글쎄. 쉽지 않은 일이다.
< 출처: 인터비즈 >
시장 진입을 앞둔 스타트업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하지만, 결국 찾아야 할 것은 명확하다. '과연 내 상품(서비스 또는 제품)을 고객이 얼마나 구매할 것인가?'라는 질문의 해답이다. 이에 현재 구상하고 있는 제품을 고객이 얼마나 구매할지(구매율) 확인해보고,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찾길 원한다. 즉, 상품의 품질을 높이고 사전에 테스트를 진행해 구매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트업의 고민, 내 서비스의 시장성은?
하지만, ICT 기술 발전과 함께 소프트웨어(이하 SW)가 현대 산업을 구성하는 기본 인프라로 자리매김하면서, SW 품질은 IT 융/복합시대의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리서치 기관인 'Techonline'에 따르면, SW 산업 비중은 최근 5년간 약 10배 증가했고, 향후 10년 내 10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특히,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웹 또는 앱 서비스 기반의 SW 개발에 맞춰 창업하기 때문에 품질 및 시장 테스트가 매우 중요하다.
< SW 테스트의 변화, 출처: IT동아 >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SW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최종 버전을 완성한 뒤, 실행해보기 전까지 결함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평소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긴박하고 중요한 순간에 발생하는 문제를 미리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스마트폰의 보급에 힘입어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모바일 앱은 동시에 여러 명이 사용하는 구조다. 개인이나 소수가 테스트한 결과값은 현장에서 의도치 않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쉽게 품질을 테스트할 수 없는 SW 특성에 맞춰, 전문 'SW 테스트'의 중요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각되고 있다. 인도의 시장조사기관 'NASSCOM'에 따르면, 세계 SW 개발 시장에서 테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또한, SW 테스트의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효과를 향상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SW 선진국의 경우, 기업과 기관 등이 업무 협력을 통해 SW 품질 향상과 테스트 등을 진행하는 이유다.
이에 반해 국내 SW 테스트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일부 산업과 개발 단계에서 SW 인증, 기술적 결함 등을 해결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문제는 시장성과 사용성 테스트 부분이다. SW 출시 전, 사용자가 직접 참여해 테스트하는 부분은 아직 미흡하다. 미국이나 유럽 등 IT 강국은 SW 개발비의 약 25%를, 이웃 나라인 일본은 33%가량을 SW 품질 강화 및 테스트를 위해 사용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SW 개발비에 품질 강화 및 테스트 활동을 대부분 포함하지 않아 약 5% 내외에 불과한 수준이다.
SW 테스트, 사용자 니즈를 찾아야 한다
특히, 해외의 SW 테스트는 SW 자체의 완성도만큼 완성된 SW를 실제 사용하는 사용자의 의견을 찾아가는데 집중한다. 크라우스소싱 기반의 사용성 테스트가 확대되고 있는데, SW 테스터와 기업이 활발하게 소통하고, 다양한 계층이 테스트에 참여해 시장의 대중화를 높인다. 사용자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지 않으면 실패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사용성 및 시장성 테스트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즉, 공급자(업체) 관점의 전통적 테스트가 아닌 수요자(사용자) 관점의 테스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 해외 SW 테스트 플랫폼의 시장 트렌드, 출처: IT동아 >
스타트업을 위한 국내 SW 테스트의 변화
사실 스타트업은 자사의 사업 모델을 테스트하고 싶어도 높은 비용과 시간적 제약으로 시도조차 하기 어렵다. 몇몇 리서치 업체를 통해 간단한 설문 조사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단순한 결과만 전달받기 일쑤로 전략적인 기획 설계로 연결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업체가 시도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를 돕는 것이 'SW 시장성 테스트'의 목표다.
< 2019 SW 시장성 테스트 지원 사업, 출처: IT동아 >
지난 2018년 해당 사업에 참여했던 무인택배함 스타트업 위키박스는 테스트를 통해 88개의 결함을 찾았고, 이를 우체국 무인우편함 SW에 적용해 수주를 이끌었다. 기존 B2B 사업에만 집중하던 구조에서 무인택배함 기반의 생활서비스(택배 및 세탁 등)로 확장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에 대한 시장성 테스트를 받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사업성을 확인받았던 것. 현재 해당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택배와 세탁뿐만 아니라 중고품거래, 구두 수선 등 사업모델을 확장 중이다.
< 무인택배함을 활용해 세탁 등 생활 서비스로 사업모델을 확장한 위키박스, 출처: IT동아 >
위키박스 이외에도 온라인 외식중개 플랫폼 '달리셔스', 1인 크리에이터 디지털 콘텐츠 유통 플랫폼 '브라더후드', 진동점자 학습 모바일 앱을 서비스하는 '밸류컴포짓', 크라우드 소싱 기반의 테스팅 플랫폼 '콘트릿', 메신저 기반 챗봇 서비스 '스타일레시피', 당뇨병 자가관리용 모바일 당뇨병 수첩 '핑거앤', 빅데이터 기반 Learning Management System '잡쇼퍼', VR 인테리어 시뮬레이터 '티라움랩' 등 총 17개 기업이 SW 시장성 테스트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 지난 2018년 SW 시장성 테스트 참여 기업 워크샵 모습, 출처: IT동아 >
SW 산업의 발전과 확대와 함께 전문가 및 사용자 의견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SW 시장성 테스트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에게 SW 시장성 테스트는 시장 진입 전 리스크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용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SW 시장성 플랫폼을 통해 상시 운영되며, 일반인 참여를 통해 사업 모델을 정립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SW 테스트는 현장의 목소리다. 실제 사용자 의견을 제품과 서비스에 담아야 양질의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국내 시장을 희망한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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