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복구-뇌종양 LED치료… 삼성, 난제 해결 나선다

김지현 기자

입력 2019-04-11 03:00 수정 2019-04-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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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미래기술육성사업 44개 연구과제 617억원 지원


‘목소리로 직접 말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청각 및 언어 장애인들의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 입 주변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기술을 사용해 보면 어떨까.’

유기준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이 같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입 주변에 판박이 스티커처럼 붙였다 뗄 수 있는 얇은 실리콘 재질의 패치 센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입가 양쪽에 이 패치를 붙인 뒤 말을 하면 센서들이 실시간으로 얼굴 근육의 미세한 변화 신호를 찾아낸다. 딥러닝 기반의 단어 변환 알고리즘이 이 신호를 단어와 문장으로 인식해 스마트폰이나 PC 화면에 글자 형태로 입력해준다. 와이어를 얼굴에 줄줄이 달아야 하는 기존 근전도 기반의 센서 또는 인공지능(AI) 인식이 가능한 카메라를 항상 얼굴 앞에 켜둬야 하는 비전 인식 센서보다 훨씬 쓰기 편리하고 보기에도 좋다. 유 교수는 “전 세계 7000만 명에 육박하는 청각 및 언어 장애인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유 교수의 연구과제를 포함해 한국사회가 부닥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기술 연구에 올해 상반기(1∼6월) 617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의 상반기 지원 과제로 기초과학 분야 16개, 소재기술 11개, 정보통신기술(ICT) 17개 등 총 44개의 연구과제를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삼성이 2013년 8월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국내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시작한 연구지원사업이다. 2013년부터 10년간 총 1조5000억 원을 출연할 예정으로, 올 상반기 선정된 과제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총 517개 연구과제에 총 6667억 원이 지원됐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기존 AI, 5세대(5G) 통신, 로봇 등 미래기술뿐만 아니라 환경과 난치병 등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 지원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음두찬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상무)은 “이번에 선정된 과제 중에는 사회적 약자와 공익을 위한 과제가 다수 포함됐으며 앞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제 지원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체 기술과 연구역량을 사회공헌 활동에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미세먼지 문제에 대응할 원천기술을 연구하는 ‘미세먼지연구소’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내에 설립하기도 했다.

전날 이사회에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신임 이사장으로 내정된 김성근 서울대 화학부 교수는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정부와 민간의 R&D 협력 프로그램”이라며 “특히 정부 세금으로는 지원하기 어려운, 독창적이고 실패 가능성이 높은 모험형 연구에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과학 관련 재단인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신임 김 이사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승인 후 정식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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