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솔리니 증손자 “페이스북, 우파 정치 계정 삭제…차별적”

뉴시스

입력 2019-04-10 12:41 수정 2019-04-1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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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 나서는 카이오 무솔리니
"성이 무솔리니라는 이유로 페이스북이 계정 삭제"



5월 말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탈리아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증손자가 정치적 발언을 시작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우파 정치인들에 부당한 대우를 했다는 주장이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무솔리니의 증손자 카이오 줄리오 체사레 무솔리니(51)는 “내 성이 무솔리니라는 이유만으로 페이스북이 내 계정을 중지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는 명백한 차별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 파토 쿼티디아노’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카이오 무솔리니는 “나는 포스트-파시스트로써 이념에 관계 없이 다양한 가치를 언급한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카이오 무솔리니의 사촌이며 로마 시의회 의원인 라켈레 무솔리니(44)는 “카이오는 모든 무솔리니와 마찬가지로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의 사상 검증에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조치가 “수치스럽고 비민주적이며 정치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차별적인 페이스북의 태도에 분개하고 또 분개한다”고 발언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유럽에서 혐오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정책을 시작하며 극우 정당 및 정치인 일부의 계정을 차단했다.

같은날 이탈리아의 신(新) 파시스트 정당 까사파운드이탈리아(CPI)도 성명을 통해 “자당 지도부들의 페이스북 계정이 삭제 조치됐다”고 밝혔다.

CPI는 지난주 로마 교외의 한 거리에서 33명의 어린이들과 22명의 여성을 포함한 약 70명의 로마 시민들을 상대로 폭력적인 극우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시위 장면에서는 “(이민자들은) 굶어 죽어야 한다”며 음식을 짓밟는 모습이 등장하기도 했다.

현재 페이스북은 이들의 계정을 다시 복구한 상태다. 카이오 무솔리니는 “페이스북이 실수를 인정했다”며 “관심을 보낸 여러분들에 감사하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한편 카이오 무솔리니는 이탈리아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 소속으로 오는 5월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에 나선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그는 15년 동안 이탈리아 해군의 잠수함 승조원으로 활동했다. 이탈리아의 최대 방산 업체 ‘핀메카니아’의 중동 대표로 일했으나 정치 분야에서는 아무런 경력이 없다.

무솔리니 후손들은 이미 이탈리아 정계의 유명 인사들이다.

무솔리니의 손녀인 알레산드라 무솔리니(52)는 2014년부터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대표를 맡고 있는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 소속으로 다시 한번 나설 계획이다.

로마 시의원인 라켈레는 알레산드라의 이복 자매로 카이오와 같은 ‘이탈리아형제들(FdI)’ 소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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