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T, 한국판 넷플릭스 도전 잰걸음

곽도영 기자

입력 2019-04-10 03:00 수정 2019-04-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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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사장, 싱가포르 싱텔 회장과… 콘텐츠 사업 투자-5G 서비스 논의

9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추아속쿵 싱텔 회장이 만남을 가졌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올 상반기(1∼6월)에 ‘한국판 넷플릭스’에 도전하는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9일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업자이자 동남아시아권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인 싱가포르텔레콤(싱텔) 수뇌부와 다시 만났다.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 e스포츠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한 달여 만의 재회다. 5일 ‘푹’(지상파 방송 3사)과 ‘옥수수’(SK브로드밴드) 플랫폼을 합친 연합법인 최대 주주로 올라선 SK텔레콤이 본격적으로 투자 밑그림 그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박 사장과 싱텔의 추아속쿵 회장(CEO), 아서 랑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 등 싱텔 사장단 4명은 SK텔레콤 본사에서 만나 SK텔레콤이 준비 중인 콘텐츠 사업 투자와 세계 최초 5세대(5G) 서비스 진행 상황 등을 논의했다. SK텔레콤은 5G 시대 콘텐츠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1300만 가입자 규모의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출범을 준비 중이다.

한국판 넷플릭스의 성공적인 출발을 위해서는 오리지널 콘텐츠 ‘한 방’이 필요하다. 최근 넷플릭스 히트작인 6부작 시리즈물 ‘킹덤’에 넷플릭스는 200억 원을 투자했다. SK텔레콤은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자금 유치를 추진하는 한편으로 기존 콘텐츠 강자들과 협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싱텔은 이미 소니픽처스, 워너브러더스 엔터테인먼트 등 거대 콘텐츠 사업자들과 합작해 OTT 서비스 ‘훅(HOOQ)’을 설립했다.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에서 아시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SK텔레콤의 OTT 콘텐츠가 동남아에 진출하려면 싱텔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박 사장은 올해 초 “신설 OTT 플랫폼에 2000억 원을 투자받을 생각”이라며 “훅과 싱텔 등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싱텔 사장단은 SK텔레콤 임직원과 아시아권 통신·미디어콘텐츠 사업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추아속쿵 회장은 “싱텔의 수익 75%는 해외에서 나온다. SK텔레콤 같은 파트너와 앞으로 어떤 일을 해나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싱텔 사장단은 삼성전자를 방문해 5G 스마트폰 출시 현황을 둘러봤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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