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로 만드는 초연결 시대, 한 달에 24초만 누린다?
동아닷컴
입력 2019-04-08 15:11 수정 2019-04-08 15:18
이동통신 3사가 5G 요금제 및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5G 시대가 열렸다. 5G 이동통신은 기존 기술과 비교해 지연시간이 짧고 데이터 전송 속도가 대폭 상승한 만큼, 무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기존에 예상했던 것처럼 소비자용 5G 요금제는 어느 통신사를 가릴 것 없이 상대적으로 비싸며,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스마트폰) 역시 10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으로 출시된 만큼 모두가 5G를 누리기에는 아직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동통신 3사 모두 저가형 5G 요금제를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구성해, 비싸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놓은 요금제가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까지 든다.
데이터 8GB가 그리 적은 것은 아니며 기존 3G~4G 요금제에서도 대부분의 소비자가 한달 동안 이를 다 쓰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5G 시대에서 8GB는 절대로 많은 양이 아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자사의 5G 전송 속도는 최대 2.7Gbps로, 이는 초당 약 337MB, 3초에 1GB 정도를 전송할 수 있는 수준이다.
쉽게 말해 최대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경우 24초 정도면 한 달치 데이터를 모두 사용한다. 최근 이동통신사의 광고 문구를 빌리자면 생활이 된다는 '초(超)시대'는 1초 단위로 데이터가 쭉쭉 사라지는 시대며, 한 달치 데이터를 24초 내외로 사라지게 하는 능력을 '초능력'이라고 불러야 한다.
8GB를 모두 사용하고 속도제한이 걸릴 경우 가능한 것은 유튜브 동영상을 HD 급으로 보는 정도로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5G와 비교하면 턱없이 느리다. 물론 언제나 최대 속도로 연결하는 것은 아니며, 평소처럼 웹툰이나 뉴스를 보고, 유튜브 동영상을 본다면 데이터 소모량이 그리 많지는 않다. 하지만, 그러한 용도로 쓸 계획이라면 굳이 5G 이동통신을 쓸 필요가 없으며, 무엇보다 5G 도입과 함께 이를 체감할 수 있는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이동통신 3사다.
5G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서비스로, 이를 바탕으로 일상적인 콘텐츠 소비는 물론,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는 기술이다. 이동통신 3사 역시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소비자가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분야인 미디어 콘텐츠에 우선 집중하는 등 제법 많은 준비를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세계 최초 서비스 실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정말 만족시키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요금제 도입을 통해 5G 가입자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는 VR이나 360도 동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 중계 처럼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서버와 통신해야 하는 인공지능 역시 다양한 경로로 수집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고, 처리된 데이터를 받아와 개인 서비스는 물론 사회 인프라 관리까지 더 빠르고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다. 물론 현재 수준에서 일반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5G 영역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접속하는 '빠른' 무선 인터넷과 이를 통한 미디어 콘텐츠 소비가 대부분이지만, 5G라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향후 등장할 수 있는 서비스나 기술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영역이 넓다.
5G는 VR 콘텐츠 실시간 전송 등 우리가 소비하는 미디어 콘텐츠 영역을 넓히는 기반 기술이 될 전망이다(출처=IT동아)
하지만 기존에 예상했던 것처럼 소비자용 5G 요금제는 어느 통신사를 가릴 것 없이 상대적으로 비싸며,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스마트폰) 역시 10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으로 출시된 만큼 모두가 5G를 누리기에는 아직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동통신 3사 모두 저가형 5G 요금제를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구성해, 비싸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놓은 요금제가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까지 든다.
3사 모두 담합이라도 한 듯, 가장 저렴한 요금제 가격을 5만 5,000원(이하 부가세 포함)으로 정했으며, 데이터 제공량은 8GB(LG유플러스 9GB), 데이터 소진 시 속도제한(1Mbps) 역시 동일하다.
이동통신 3사가 제시한 월 5만 5,500원 5G 요금제(출처=IT동아)
데이터 8GB가 그리 적은 것은 아니며 기존 3G~4G 요금제에서도 대부분의 소비자가 한달 동안 이를 다 쓰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5G 시대에서 8GB는 절대로 많은 양이 아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자사의 5G 전송 속도는 최대 2.7Gbps로, 이는 초당 약 337MB, 3초에 1GB 정도를 전송할 수 있는 수준이다.
쉽게 말해 최대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경우 24초 정도면 한 달치 데이터를 모두 사용한다. 최근 이동통신사의 광고 문구를 빌리자면 생활이 된다는 '초(超)시대'는 1초 단위로 데이터가 쭉쭉 사라지는 시대며, 한 달치 데이터를 24초 내외로 사라지게 하는 능력을 '초능력'이라고 불러야 한다.
5G 시대에 8GB는 그리 큰 용량이 아니다(출처=IT동아)
8GB를 모두 사용하고 속도제한이 걸릴 경우 가능한 것은 유튜브 동영상을 HD 급으로 보는 정도로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5G와 비교하면 턱없이 느리다. 물론 언제나 최대 속도로 연결하는 것은 아니며, 평소처럼 웹툰이나 뉴스를 보고, 유튜브 동영상을 본다면 데이터 소모량이 그리 많지는 않다. 하지만, 그러한 용도로 쓸 계획이라면 굳이 5G 이동통신을 쓸 필요가 없으며, 무엇보다 5G 도입과 함께 이를 체감할 수 있는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이동통신 3사다.
최저 요금제 바로 위 요금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7만 5,000원, KT가 8만 원이다. 가격만 들으면 KT가 가장 비싸지만, 실질적으로는 KT가 가장 저렴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7만 5,000원 요금제에서 150GB 데이터를 제공하며, 데이터를 모두 다 쓰면 5Mbps로 속도가 제한된다. 150GB를 현재 서비스 중인 5G 최대 전송속도(2.7Gbps)로 소모한다면 약 450초가 걸린다. 기본 제공 데이터가 넉넉해보이지만, 5G에 어울리는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8분 내외로 모든 데이터를 소모하게 되는 셈이다. 이와 달리, KT는 8만원 대 요금제에서 명목상으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며, 자사의 상위 요금제와는 데이터 로밍 제공, VIP 멤버십 등을 통해 차별화를 했다.
월 8만원에 속도제한 없이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겠다는 KT지만, 일부 상황에서는 데이터를 제한하기도 한다(출처=IT동아)
물론 세 통신사 모두 이름 그대로 '무제한'인 요금제는 없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12만 5,000원/9만 5,000원 요금제, 9만 5,000원/8만 5,000원 요금제에 대해 한시적인 프로모션으로 오는 6월 31일까지 가입 시 올해 말까지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KT의 경우 완전 무제한을 표방하고 있지만, 약관을 자세히 살펴보면 1일 53GB 이상씩 2일 연속 사용하는 등 일상적인 사용을 넘는 지나친 사용의 경우 속도제한(1Mbps)을 걸 수도 있다.
KT의 세부 약관으로, 일반 사용 목적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경우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출처=IT동아)
물론 3사 모두 서비스 도입 초기인 만큼 올해 연말까지 요금제 개편을 통해 진정한 무제한 요금제가 등장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세 통신사 모두 반쪽짜리 무제한 요금제인 셈이다. 참고로 LG유플러스는 5만 원 대에서 5G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는 광고를 하고 있지만, 프로모션 및 선택약정 등을 모두 적용했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다.
LG유플러스는 5만 원대에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하겠다고 하지만, 약정 및 프로모션 등을 모두 적용해야 가능한 이야기다(출처=IT동아)
5G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서비스로, 이를 바탕으로 일상적인 콘텐츠 소비는 물론,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는 기술이다. 이동통신 3사 역시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소비자가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분야인 미디어 콘텐츠에 우선 집중하는 등 제법 많은 준비를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세계 최초 서비스 실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정말 만족시키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요금제 도입을 통해 5G 가입자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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