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in IT] 인공지능 UX디자이너가 말하는 '초개인화'

동아닷컴

입력 2019-04-05 10:26 수정 2019-04-0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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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터랩스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으로 원천기술 개발을 최우선하고 있다. 때문에 구성원 대부분이 주로 엔지니어(engineer) 또는 리서처(researcher)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이 연구 개발한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일상생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완성하기에는 UX디자이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UX디자이너의 역할과 목표는 타이틀에서 잘 드러난다. 'User Experience Designer', 의미 그대로 사용자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동안 디자이너의 주 업무를 그래픽 작업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끊임없이 사용자를 조사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의 숨겨진 의도와 요구사항(니즈)을 파악하는 것이 UX 디자이너의 중요한 업무다.

인공지능 기술은 UX 디자이너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재료다. 이전까지는 UX디자이너에게 스마트폰 화면 등 모바일 시대에 알맞은 디자인을 찾는 것이 화두였다면, 이제는 인공지능 기술의 도움을 받아 다시 '인간 중심'의 니즈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있다. 산업 전반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할 때 이를 개발하는 기업의 관점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사용하는 사용자 관점, 즉 인간 중심의 생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 스켈터랩스의 인공지능 기술, 출처: 스켈터랩스 >

최근 인공지능 기술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인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를 예로 들어 UX디자이너의 업무를 소개하고자 한다. 스켈터랩스의 초개인화 기술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목표는, 개인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적절한 순간에 알맞은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고, 무슨 일을 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맥락 인식(Context Recognition)' 기술과 사용자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사용자 모델링(User Modeling) 기술'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는 반복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정확도를 높이기에 중요하다.

초개인화: 목적 달성을 위한 플로우를 줄일 수 있다

초개인화 기술을 사용하면, 사용자들이 수십 개의 화면을 거치지 않아도 빠르게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 가령 늦은 밤 야근을 마치고 택시를 타려는 사용자의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기존에는 큰 길에 걸어 나오고 나서야 택시가 없는 걸 확인하고 뒤늦게 택시를 호출했다면, 이제는 맥락인식을 통해 야근 후 택시 호출이 반복되는 상황을 미리 알아차릴 수 있다. 이렇게 상황을 (사전에 미리) 인지해 회사에서 나오자마자 사용자에게 집으로 가는 택시 호출 버튼을 바로 띄워준다면, 집에 가기 위해 택시 앱을 열거나 콜하는 등의 플로우를 줄일 수 있다.

< 인공지능을 통한 상황 인식 예, 출처: 스켈터랩스 >

위 상황에서 UX디자이너는 이러한 정보(택시 호출 버튼 제공)를 주는 시점과 방식을 어떻게 제공하면 좋을지 등 -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 전체 서비스에서 빠진 조각을 채우는 역할을 담당한다. 물론 택시를 타기 위한 목적이 명확한 상태라고 판단했을지라도 원천 기술만으로는 사용자의 심리 변화까지 고려한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맥락 없이 자동으로 택시를 호출하거나, 핸드폰 화면 가득 택시를 호출하라고 메시지를 띄우는 방식 등이 이를 고려하지 않은 예다.

UX디자이너라면, 초개인화 기술을 더해 잘 설계한 UX, 즉 발생할 수 있는 사용자의 여러 상황에 대해서 중요도나 긴급도 등을 고려하고, 각 상황에 적절한 수준의 알림과 리마인드는 방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상황에 적절한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라

이에 더해 사용자가 누구인지 잘 파악할 수 있다면, 복합적인 상황을 더욱 정확하게 추론할 수 있다. 비 내리는 날, 혼자 살고 있는 사용자에게 외출 전 어떤 사용자 경험을 안겨주면 좋을까. 우선 '외출한다'라는 상황을 인지하는 것이 기술적인 과제일 것이다.

< 인공지능을 통한 상황 인식 예, 출처: 스켈터랩스 >

사용자가 '외출한다'는 것을 기술적으로 알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일상 속에서 흔히 하는 행동부터 생각해야 한다. 가령 핸드폰 알람을 듣고 일어나고, 머리를 말리고, 옷을 챙겨 입고, 현관에서 신발을 골라 신고, 집 밖으로 나선다고 가정하자. 여기서 핸드폰 알람 소리, 샤워하는 소리, 머리 말리는 소리, 현관 불 점등 등은 기술적으로 명확히 인지할 수 있는 신호다. 이렇게 반복되는 신호를 통해 사용자 패턴을 기술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사용자가 외출한다는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사람마다 외출 전까지 나타나는 행동 방식은 조금씩 다른 만큼, 각 개인에 맞춘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위의 예시와 마찬가지로, 혼자 사는 사용자에게는 누군가의 도움(Assist)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다. '홈 어시스턴트(Home Assistant)' 스마트 스피커와 같은 기기가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서 핵심은 사용자가 필요한 순간을 정확하게 파악해 자연스럽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더하면 인간을 단순 반복적인 일로부터 해방시켜 진정으로 시간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우리의 삶에 가치를 제공하며, 도움을 줄 수 있는 'Assistive Intelligence'이자, 우리의 한계를 메꾸고, 우리의 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Augmented Intelligence'의 역할을 담당한다.

일반 사용자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여러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 판가름하기 위해서는,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UX디자이너의 역할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할 인공지능 기술과 함깨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UX디자이너로서 많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스켈터랩스(Skelter Labs)

스켈터랩스는 지난 2015년 구글코리아 R&D 총괄사장을 역임한 조원규 대표를 중심으로 창립해, 일상 생활에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화(Conversation)', '음성(Speech)', '비전(Vision)',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분야의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디바이스나 플랫폼 종류를 막론하고 사용자에게 최적으로 개인화되고, 상황을 인지하며, 자연스럽고 감정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머신 인텔리전스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스켈터랩스는 구글, 삼성, LG, 카이스트 AI 랩 등 다양한 배경의 70명 이상 인재로 구성되어 있다.

글 / 스켈터랩스 한지예 UX디자이너
편집 /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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