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8시간 내 항생제 조합 성능 확인 기술 개발

뉴시스

입력 2019-04-03 09:02 수정 2019-04-03 09:0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미세유체 칩 활용해 항생제 조합 시너지 검사 시간 단축
영 왕립화학회 ‘랩온어칩(Lab on a Chip)'에 논문 게재



KAIST는 기계공학과 전성윤 교수 연구팀이 미세유체 칩을 이용해 2개의 항생제 간 시너지 효과를 기존 24시간에서 대폭 단축해 8시간 만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김승규 석박사통합과정이 1 저자로 참여했고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됐다. 이번 기술개발로 향후 환자들에게 적절한 항생제 조합치료를 할 수 있는 기반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에서 발행하는 ‘랩온어칩(Lab on a Chip)’에 지난 3월21일자 뒤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은 On-chip phenotypic investigation of combinatory antibiotic effects by generating orthogonal concentration gradients(직교 농도구배 형성을 통한 칩 상 항생제 조합 효과 검사).

항생제에 매우 높은 저항성을 갖는 슈퍼박테리아의 등장은 세계적으로 병원 및 관련 기관에 큰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항생제 저항성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키 위해 2종류 이상의 항생제를 섞어 처리하는 ‘항생제 조합 치료’가 주목받고 있으나 항생제 종류와 적정한 농도 범위가 큰 영향을 미쳐 정확한 조합이 필요하고 치료가 항상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이로 항생제 저항성 병원균을 대상으로 체외 항생제 조합 검사를 통해 적합한 항생제 조합과 농도 범위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기존 검사 방식은 항생제 희석 및 샘플 준비 과정이 불편하고 결과 도출까지 24시간 이상이 걸려 대부분 경험적 치료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한 샘플 양이 수십 마이크로리터(㎛)에 불과한 미세유체 칩을 이용, 머리카락 수준의 좁은 미세채널에서 유체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인 미세유체 칩을 통해 두 개의 항생제 간 농도조합 121개를 단 35분 만에 자동으로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시험에서 연구팀은 박테리아 샘플을 아가로스 젤과 섞어 미세채널에 주입해 굳힌 뒤 이를 둘러싸는 미세채널들에 각 항생제가 포함된 시약과 항생제가 포함되지 않은 시약을 주입했다.

연구팀은 항생제가 첨가된 채널로부터 항생제가 없는 채널로 항생제 분자들의 확산이 이뤄지고 결국 두 항생제의 조합이 박테리아가 굳혀있는 아가로스 젤에 35분 만에 형성되는 것을 확인한 뒤 이후 6시간 동안 억제되는 박테리아의 성장을 현미경을 통해 관찰했다.

또 연구팀은 서로 다른 항균 원리를 갖는 다섯 종류의 항생제를 두개씩 조합해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을 대상으로 항생제 조합 효능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항생제 짝에 따라 각기 다른 항균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확인됐고 검사한 항생제 짝의 시너지 관계를 분류해 냈다.

연구팀은 미세유체 칩 기반의 검사 방식은 번거로운 희석과정과 긴 검사 시간으로 인해 불편했던 기존 검사 방식을 크게 개선한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전 교수 연구팀은 ‘미세유체 칩 기반의 항생제 효능 신속검사 기술’을 개발해 지난 2월 5일 ‘바이오마이크로플루이딕스(Biomicrofluidics)’지에 피처 기사로 게재했었다. 이번 논문은 그 후속 연구로 미세유체 칩이 차세대 약물 검사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전 교수는 “미세유체 칩의 약물 검사 플랫폼으로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개발한 미세유체 칩이 상용화돼 실제 현장에서 항생제 조합치료를 위해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대전=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