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부활의 키워드, 스마트 팩토리

동아닷컴

입력 2019-04-02 17:21 수정 2019-04-0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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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설계/개발, 제조 및 유통/물류 등 생산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을 결합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 등을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을 뜻한다. 쉽게 말해, 공장에서 제품을 보다 쉽고, 빠르며, 많이 생산할 수 있도록 자동화하는 과정이다.

특히, 스마트 팩토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류에 맞춰 관심 받고 있다.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대량생산의 2차 산업혁명, IT 기술 발전에 의한 3차 산업혁명을 잇는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기기와 인간, 물리적 환경의 융합 등으로 요약된다. 즉, 산업현장에 있는 다양한 센서와 기기들이 스스로 정보(데이터)를 취합하고, 취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생산성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인공지능 결합 시스템에 대한 기대다.

< 공장 자동화 컨셉 이미지, 출처: 테슬라 >

혹자는 스마트 팩토리의 발전을 기존 제조업 부활의 키워드라고 설명한다. 이는 기존 선진국들이 컨베이어 벨트 기반의 대량 생산, 부품 공용화, 모듈화 등 제조업 혁신을 통해 산업 발전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생산 장비 등의 기술 보편화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개발도상국의 추격에서 선진국들이 자유롭지 못하다. 제조기업간 심화되는 경쟁과 중국 등 신흥국의 추격이 두드러지면서 선진국의 제조업 위기감이 커진 이유다.

이에 제조업에 있어 개방도상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혁신을 원하는 선진국들이 제조업 부활과 함께 스마트 팩토리에 집중하는 추세다.


전세계가 관심을 보이는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팩토리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멘스의 암베르그 공장을 꼽을 수 있다. 암베르그 공장의 자동화수준은 75%에 이르며, 1,000여 종류의 제품을 연간 1,200만 개 생산하고 있다. 설계 및 주문 변경에도 99.7%의 제품을 24시간 내 출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100만 개당 불량수는 약 11.5개에 불과할 정도다.

< 지멘스 암베르그 공장, 출처: 지멘스 >

또한, GE 역시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적극적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비의 돌발적인 정지를 예방하며, 제품 생산량과 품종 등을 자동 조절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로 인해 생산성은 약 10% 가량 향상되었다는 것이 GE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GE는 전세계 400여 공장 가운데 50여 개 공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2016년 1월 기준).

테슬라(Tesla) 역시 자본 집약적인 자동차 산업에서 자동화를 활동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테슬라의 프리몬트(Fremont) 공장은 '완전한 자동화 공장'이라는 목표로 1,000대에 가량의 자동화 로봇을 활용해 조립 라인을 구축했다. 자동 조립 라인 구축을 위해 산업용 로봇 제조사 쿠카(Kuka)와 화낙(FANUC)으로부터 산업용 로봇을 구매했고, 부품 등의 이송을 위한 로봇(AGVs, Automated Guided Vehicles)를 활용 중이다.

< 테슬라의 프리몬트 공장, 출처: 테슬라 >

각국 정부의 관심도 높다. 제조업 혁신 전략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독일의 인더스트리(Industrie) 4.0으로, 2011년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처음 사용된 인더스트리 4.0은 산학연 협력 프로그램이다. 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을 제조업에 적용해 더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목표다. ABB, BASF, BMW, 보쉬(Bosch), 다임러(Daimler), 인피니언(Infineon Technologies), SAP, 지멘스(Siemens), 티센크루프(ThyssenKrupp), 트럼프(TRUMPF) 등 독일의 대표 제조기업들이 참여 중이다.

미국 정부도 첨단 제조(Advanced Manufacturing), 스마트 제조(Smart Manufacturing)를 위한 R&D 예산을 확충하고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연구개발 컨소시엄인 SMLC(Smart Manufacturing Leadership Coalition)를 통해 지능형 시스템을 공장에 적용하는 것을 고민 중이다. 미국은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IIC(Industrial Internet Consortium)로 GE, IBM, Intel, Cisco, AT&T, SAP 등에 의해 2014년 설립되었으며, 2016년 기준 200여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도 장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아베 노믹스의 측의 하나로 제조업 혁신을 추구한다. 산업재흥전략, 로봇신전략 등을 통해 설비 투자를 유도하고, 로봇산업의 육성하기 시작한 것. 일본 기계학회를 중심으로 IVI(Industrial Value-chain Initiative)를 발족해 공장마다 서로 다른 규격으로 운영되고 있는 설비 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통신규격과 보안기술 표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완전 자동화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적 단계

다만, 완전 자동화를 이루기 위한 스마트 팩토리의 목표 달성은 아직이다. 현재 현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로봇과 시스템이 아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완성하기 위한 기술과 자본, 설비 개발 등은 언젠가 해결할 수 있지만, 아직 현장에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사람이 판단하고 제어해야 하는 영역은 여전히 많다.

즉, 로봇, 기계, 시스템을 사람이 보다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 필요한, 과도기적 단계로 보는 것이 맞다. 쉽게 말해, 로봇을 컴퓨터(인공지능)가 제어하는 전 과정의 자동화가 아닌, 각 과정에 필요한 부분을 센서, 솔루션 등을 도입해 사람이 판단/제어하는 단계다.

< 버넥트의 산업용 AR 솔루션, 출처: IT동아 >

국내 스타트업 '버넥트(VIRNECT)'는 AR(증강현실) 솔루션을 통해 공정 오류를 줄이고, 생산 시간을 단축하는 등 산업 효율성 향상을 높이는 산업용 AR 기업으로, 완전 자동화의 중간 단계를 제시한다.

버넥트가 산업 현장을 통해 바라본 것은 AR이다. 현장 근로자와 관리자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AR을 선택한 것. '버넥트 리모트(Remote)'는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한 근로자가 현장에 나가면,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자에게 전송할 수 있다. 통제실에 앉아 있는 관리자가 각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근로자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것. 작업자의 지시는 음성이나 영상, 텍스트, 마우스 포인팅, 드로잉 및 이미지 전송 등 다양한 기능으로 전송할 수 있다. AR 특성상 근로자가 현재 보고 있는 현장을 관리자가 함께 보며 지시할 수 있어 빠르다. AR을 활용한 원격 지원 솔루션인 셈이다.

< 현장과 관리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버넥트 리모트, 출처: IT동아 >

AR은 공장 내 각종 수치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수집에도 유용하다. 현장 근로자가 노트나 차트를 들고 공장 이곳저곳에 위치한 계기판을 찾아 수치를 적어야 했다면, AR을 활용한 버넥트 솔루션은 스마트 글래스로 촬영한 현장 정보를 자동으로 수치화해 데이터로 기록한다.

현장 근로자와 관리자(숙련자, 기술자) 사이에 벌어진 시간과 공간의 차이를 AR로 연결, 메우는 셈이다. 버넥트는 리모트 이외에도 산업용 AR 콘텐츠 제작 솔루션인 '버넥트 메이크(Make)', 조립공정 AR 가이드 시스템 'AR Workbench' 등도 서비스하고 있다.

< 버넥트 AR Workbench의 자재정보 표출 화면, 출처: IT동아 >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PTC 역시 AR을 활용한 '뷰포리아 스튜디오(Vuforia Studio)'를 서비스하고 있다. AR을 활용해 서비스, 운영, 엔지니어링 및 제조 등에 새로운 가능성과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한 것. 기업용 IoT 플랫폼 '씽웍스(ThingWorx)'에도 AR을 활용하는 등 산업 현장을 디지털 세계와 연결, 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 PTC의 씽웍스 플랫폼, 출처: IT동아 >

인더스트리 4.0과 함께 시작해 제조업의 부활을 꿈꾸는 스마트 팩토리를 향한 각국 정부 및 업체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단일 공장에서 여러 공장으로 연결하고, 공급망과 연계하는 등 스마트 팩토리는 꾸준히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확실한 것은 방향이 틀리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로 변화하는 현장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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