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현의 이슈산'책'] 권력과 권위, 정의에 대해 되돌아 봐야 할 요즘
동아닷컴
입력 2019-03-29 18:47 수정 2019-03-29 18:51
짐작은 했지만 막상 사실로 확인되었을 때 우리는 몇 배의 충격을 받는다. 상상을 하는 것과 실체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버닝썬' 사건으로 대한민국은 충격에 빠졌다. 인기 아이돌 멤버이자 성공한 젊은 사업가로 방송가를 휘어잡던 연예인의 민낯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경제 대국 중에서 한국만큼 정경유착이 뿌린 깊은 나라는 드물다. 한국의 근대 경제 성장이 독자적이고 주체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종속적인 외생 자본주의로 시작된 까닭이다. 선택받은 정권과 소수의 기업은 끈끈하게 결탁하여 서로의 뱃속을 채워나갔다.
형식만 민주주의였고 그들의 통치와 지배는 거의 모든 곳에 손을 뻗쳤다. 그 과정에서 범죄, 부패, 뇌물, 불법 정치자금, 탈세 등이 공공연하게 자행됐고, 그렇게 쌓아 올린 무소불위 권력은 대대로 계승됐다. 그들의 자신만만한 특권의식은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종종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왔다.
그럼에도 한국 경제가 소수의 대기업에 너무 크게 의존을 하고 있는 까닭에, 그들의 과거 잘못을 추궁하기는커녕 봐주기 식으로 매번 눈 감아 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경제 구조의 아이러니와 정치권의 비호 아래 그들만의 제국은 여지껏 유지되고 있다.
그로 인해 매번 권력에 대한 감시와 감찰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우선 현재 한국의 경제구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정착되었는지 알아야 한다. 이제 소비의 주체가 된 2030 세대들은 직접 겪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단지 입사하고 싶은 대기업일 뿐이다. 그러나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반복되는 구조적 모순을 면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 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 안치용/ 내일을 여는 책>은 어떻게 정권과 기업이 자리 잡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아주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해방 이후부터 외환위기 이후까지 외국 자본에 의해 휘둘러진 한국의 경제사를 데이터를 기반으로 잘 정리해 오늘날 구조가 어디서 연유되었는지 이해하기 좋다.
<대한민국의 정의를 묻다/ 김광기/ 21세기북스>는 사회학자의 눈으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중심으로 최근의 한국 사회를 조망한다. 그러면서 우리 각자부터 이런저런 연줄에 기대지 말고 홀로서는 사람이 되자고 말한다. 자신 안의 적폐를 청산해야 사회의 적폐도 청산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두 권을 통해 한국 정치와 경제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권위와 권력 앞에 한없이 약해지는 걸까? 최근 '#미투'로 대변되는 피해자의 자기고백 움직임이 무수히 긴 시간 동안 거의 불가능했던 이유는,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권위와 권력과의 상하관계에 있다.
정신과 의사가 쓴 <권위와 권력/ 나다 이나다/ 웅진지식하우스>은 40년 전 출판된 전후 혼란기의 일본 정치 상황에 대한 책이지만 오늘날에도 적용된다. 이 책에 따르면, 인간은 완성된 한 사람의 어른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로 태어나 부모와의 절대적인 의존관계에서 출발하고, 그 그림자가 점차 엷어짐으로써 대등한 인간관계로 점차 다가간다.
즉 출발점에서 절대적으로 의존적이기 때문에 권위적인 인간관계를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권위와 마주할 때 어린 시절의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판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탓도 있고, 권위는 내적 불안을 안심시켜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의 일상이 권위에 의존하고 싶은 심리를 이용한 함정으로 가득하다는 데 있다. 한 분야의 권위가 다른 분야의 권위로 확대되는 현상도 잦다. 유명한 누군가의 말 한마디는 그 사람의 전문 영역 외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다수의 의견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닌 것처럼, 어느새 권위로 작용하는 무언의 압박들도 많다.
일반적인 권위란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고, 자신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자에게 투사하고 투영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 되는 권위는 무지하다고 강제로 인식시킴으로써 알고 있는 자의 권위를 인정하게 하려는 것이다. 흔히 정치에서 많이 악용된다. 인간에게는 일종의 암시로 움직이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이용해 지배할 수도 있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권위이며, 권위는 바로 자신들보다 위에 있는 것의 암시인 것이다. 하나의 절대적인 최고 권위가 있고, 그 아래 많은 권위가 되풀이 됨으로써 어느새 다수가 최고 권위에 지배된다는 특징이 있다고 말한다. 어딘가 익숙한 모습이다.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떠한 것도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경계가 필요하다. 자신이 어떤 영역에 대해 모를 때는 한 쪽의 권위자의 말만 들을 것이 아니라, 상반되는 위치의 권위자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한다는 것. 귀를 열고 많은 의견을 듣고 주관을 확립해야 흔들리더라도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저자는 권위의 문제는 권위를 넘어뜨리는 것보다 권위를 느끼지 않게 될 때 진정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다. 다양한 의견의 논의되고 공유되는 온라인 시대는 그런 의미에서 큰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이제 인터넷을 기반으로 '연결성'이라는 환경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연결된 대중의 힘, 이제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을까?
<뉴파워: 초연결 된 대중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제러미 하이먼즈 외/ 비즈니스북스>는 소수만 지닌 채 폐쇄적이고 접근 불가능한 지도자 주도형을 '구권력'이라고 한다면, 다수가 만들어내고 참여 지향적이며 개방적인 새로운 흐름을 '신권력'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제 사람들은 해시태그(#)를 이용해 이야기를 공유하고 실제적인 영향력을 끼친다. 구권력은 무조건적인 순응만을 요구했지만, 이제는 연결성과 오픈성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더 이상 왜곡된 정보만 전달받지 않는다. 다양한 관점과 생각을 공유하고 콘텐츠를 창작하고 공동체를 구축하기까지 한다. '투명성'을 바탕으로 하는 뉴파워는 불평등에 억눌려 있었던 대중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시원한 사이다가 되어 주고 있다.
공유와 협력은 기존 권력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힘을 만들어냈다. 비밀을 간직하고 남의 시선을 피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에 그동안 은닉됐던 부패와 범죄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신 주변에 지지와 응원하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연결성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사람들은 용기를 내서 진실을 폭로하고 기꺼이 정의 앞에 나선다.
지금은 신권력과 구권력의 힘이 충돌하고 중첩되는 세상이다. 아니, 이제 막 시작 단계이다. 단순히 자극적인 이슈와 잠깐 타올랐다 금방 꺼지는 불꽃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의식과 지속적인 관심과 요구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힘을 제대로 발휘해, 삶의 모든 국면에서 발전적인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사회적인 담론이 필요하다.
함께하면 해낼 수 있고 투쟁해서 만들어 낼 가치가 있는 세상이다. 물론 수십 년 구축되어 온 성을 무너뜨리는 일은 쉽지 않을 테고, 고도의 방해공작과 난관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예전 같았으면 절대 알려지지 않았을 그들의 치부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사회적인 목소리가 끊기지 않는다면 변화는 분명 진행될 것이다.
대한항공 조양호 대표가 주주의 반대로 재선임에 실패한 것은 우리 사회가 다른 길목으로 들어선 것이라고 본다. 이제 시작이다. 그 과정이 무척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건강한 미래사회를 위해 포기하지 말자.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지 않길 바라며!
ohs좋은 책을 널리 알리고 비(非)독자를 독서의 세계로 안내하고자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도서 큐레이터. 수년 간 기획하고 준비한 북클럽을 오프라인 서점 '최인아책방'과 함께 운영하며,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한 달에 한 권, 수 많은 신간 중 놓쳐서는 안될 양질의 책을 추천하고 있다. 도서 큐레이터가 세심하게 고른 한 권의 책을 받아보고,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최인아책방 북클럽은 항상 열려 있다.
정리 /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
이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지는 새로운 소식은 이번 사건이 단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 차원의 복잡한 범죄임을 암시하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얼마 전 우리는 '최순실 게이트'로 칭해지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아니다. 더 올라가 보자.
<대한민국의 정의를 묻다 / 한국 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 / 권위와 권력 / 뉴파워>
경제 대국 중에서 한국만큼 정경유착이 뿌린 깊은 나라는 드물다. 한국의 근대 경제 성장이 독자적이고 주체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종속적인 외생 자본주의로 시작된 까닭이다. 선택받은 정권과 소수의 기업은 끈끈하게 결탁하여 서로의 뱃속을 채워나갔다.
형식만 민주주의였고 그들의 통치와 지배는 거의 모든 곳에 손을 뻗쳤다. 그 과정에서 범죄, 부패, 뇌물, 불법 정치자금, 탈세 등이 공공연하게 자행됐고, 그렇게 쌓아 올린 무소불위 권력은 대대로 계승됐다. 그들의 자신만만한 특권의식은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종종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왔다.
그럼에도 한국 경제가 소수의 대기업에 너무 크게 의존을 하고 있는 까닭에, 그들의 과거 잘못을 추궁하기는커녕 봐주기 식으로 매번 눈 감아 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경제 구조의 아이러니와 정치권의 비호 아래 그들만의 제국은 여지껏 유지되고 있다.
그로 인해 매번 권력에 대한 감시와 감찰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우선 현재 한국의 경제구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정착되었는지 알아야 한다. 이제 소비의 주체가 된 2030 세대들은 직접 겪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단지 입사하고 싶은 대기업일 뿐이다. 그러나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반복되는 구조적 모순을 면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 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 안치용/ 내일을 여는 책>은 어떻게 정권과 기업이 자리 잡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아주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해방 이후부터 외환위기 이후까지 외국 자본에 의해 휘둘러진 한국의 경제사를 데이터를 기반으로 잘 정리해 오늘날 구조가 어디서 연유되었는지 이해하기 좋다.
<대한민국의 정의를 묻다/ 김광기/ 21세기북스>는 사회학자의 눈으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중심으로 최근의 한국 사회를 조망한다. 그러면서 우리 각자부터 이런저런 연줄에 기대지 말고 홀로서는 사람이 되자고 말한다. 자신 안의 적폐를 청산해야 사회의 적폐도 청산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두 권을 통해 한국 정치와 경제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권위와 권력 앞에 한없이 약해지는 걸까? 최근 '#미투'로 대변되는 피해자의 자기고백 움직임이 무수히 긴 시간 동안 거의 불가능했던 이유는,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권위와 권력과의 상하관계에 있다.
정신과 의사가 쓴 <권위와 권력/ 나다 이나다/ 웅진지식하우스>은 40년 전 출판된 전후 혼란기의 일본 정치 상황에 대한 책이지만 오늘날에도 적용된다. 이 책에 따르면, 인간은 완성된 한 사람의 어른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로 태어나 부모와의 절대적인 의존관계에서 출발하고, 그 그림자가 점차 엷어짐으로써 대등한 인간관계로 점차 다가간다.
즉 출발점에서 절대적으로 의존적이기 때문에 권위적인 인간관계를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권위와 마주할 때 어린 시절의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판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탓도 있고, 권위는 내적 불안을 안심시켜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의 일상이 권위에 의존하고 싶은 심리를 이용한 함정으로 가득하다는 데 있다. 한 분야의 권위가 다른 분야의 권위로 확대되는 현상도 잦다. 유명한 누군가의 말 한마디는 그 사람의 전문 영역 외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다수의 의견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닌 것처럼, 어느새 권위로 작용하는 무언의 압박들도 많다.
일반적인 권위란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고, 자신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자에게 투사하고 투영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 되는 권위는 무지하다고 강제로 인식시킴으로써 알고 있는 자의 권위를 인정하게 하려는 것이다. 흔히 정치에서 많이 악용된다. 인간에게는 일종의 암시로 움직이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이용해 지배할 수도 있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권위이며, 권위는 바로 자신들보다 위에 있는 것의 암시인 것이다. 하나의 절대적인 최고 권위가 있고, 그 아래 많은 권위가 되풀이 됨으로써 어느새 다수가 최고 권위에 지배된다는 특징이 있다고 말한다. 어딘가 익숙한 모습이다.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떠한 것도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경계가 필요하다. 자신이 어떤 영역에 대해 모를 때는 한 쪽의 권위자의 말만 들을 것이 아니라, 상반되는 위치의 권위자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한다는 것. 귀를 열고 많은 의견을 듣고 주관을 확립해야 흔들리더라도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저자는 권위의 문제는 권위를 넘어뜨리는 것보다 권위를 느끼지 않게 될 때 진정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다. 다양한 의견의 논의되고 공유되는 온라인 시대는 그런 의미에서 큰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이제 인터넷을 기반으로 '연결성'이라는 환경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연결된 대중의 힘, 이제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을까?
<뉴파워: 초연결 된 대중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제러미 하이먼즈 외/ 비즈니스북스>는 소수만 지닌 채 폐쇄적이고 접근 불가능한 지도자 주도형을 '구권력'이라고 한다면, 다수가 만들어내고 참여 지향적이며 개방적인 새로운 흐름을 '신권력'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제 사람들은 해시태그(#)를 이용해 이야기를 공유하고 실제적인 영향력을 끼친다. 구권력은 무조건적인 순응만을 요구했지만, 이제는 연결성과 오픈성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더 이상 왜곡된 정보만 전달받지 않는다. 다양한 관점과 생각을 공유하고 콘텐츠를 창작하고 공동체를 구축하기까지 한다. '투명성'을 바탕으로 하는 뉴파워는 불평등에 억눌려 있었던 대중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시원한 사이다가 되어 주고 있다.
공유와 협력은 기존 권력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힘을 만들어냈다. 비밀을 간직하고 남의 시선을 피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에 그동안 은닉됐던 부패와 범죄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신 주변에 지지와 응원하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연결성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사람들은 용기를 내서 진실을 폭로하고 기꺼이 정의 앞에 나선다.
지금은 신권력과 구권력의 힘이 충돌하고 중첩되는 세상이다. 아니, 이제 막 시작 단계이다. 단순히 자극적인 이슈와 잠깐 타올랐다 금방 꺼지는 불꽃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의식과 지속적인 관심과 요구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힘을 제대로 발휘해, 삶의 모든 국면에서 발전적인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사회적인 담론이 필요하다.
함께하면 해낼 수 있고 투쟁해서 만들어 낼 가치가 있는 세상이다. 물론 수십 년 구축되어 온 성을 무너뜨리는 일은 쉽지 않을 테고, 고도의 방해공작과 난관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예전 같았으면 절대 알려지지 않았을 그들의 치부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사회적인 목소리가 끊기지 않는다면 변화는 분명 진행될 것이다.
대한항공 조양호 대표가 주주의 반대로 재선임에 실패한 것은 우리 사회가 다른 길목으로 들어선 것이라고 본다. 이제 시작이다. 그 과정이 무척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건강한 미래사회를 위해 포기하지 말자.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지 않길 바라며!
글 / 오서현 (oh-koob@naver.com)
ohs좋은 책을 널리 알리고 비(非)독자를 독서의 세계로 안내하고자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도서 큐레이터. 수년 간 기획하고 준비한 북클럽을 오프라인 서점 '최인아책방'과 함께 운영하며,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한 달에 한 권, 수 많은 신간 중 놓쳐서는 안될 양질의 책을 추천하고 있다. 도서 큐레이터가 세심하게 고른 한 권의 책을 받아보고,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최인아책방 북클럽은 항상 열려 있다.
정리 /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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