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트라하’, 설치용량만 5GB… PC용 게임 맞먹어”

김재형 기자

입력 2019-03-25 03:00 수정 2019-03-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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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출시 앞둔 최성욱 넥슨 부본부장
“화려한 그래픽에 다양한 효과음… 모바일게임 미래 선뵈는 게 목표”



“2010년 전후로 한 손으로 가볍게 즐기던 모바일 게임이 이제는 PC용 게임에 맞먹는 그래픽과 게임성을 갖춘 하이엔드 시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다음 달 18일 출시하는 넥슨의 모바일 게임 ‘트라하’는 설치 용량만 5GB(기가바이트)에 이르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현 시점에서 MMORPG의 대작이라 불리는 다른 게임의 설치 용량은 보통 2GB 안팎. 2배 이상 늘어난 용량만큼 최고 사양의 모바일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이 트라하 개발진이 내건 모토다. 이미 출시 한 달을 앞두고 사전 예약자가 3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올해 상반기 게임업계에서 최고 주목받는 게임이 됐다.

1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트라하 개발진을 이끄는 최성욱 모바일사업부본부장(사진)을 만났다.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시범 테스트에 막 돌입해 ‘고행의 시간’을 보내고 있던 참이었다. 사소한 허점 하나라도 노출하면 신랄한 비판이 담긴 장문의 e메일이 폭탄처럼 쏟아지는 시기다.

최소 아이폰 6S나 갤럭시 S7 이상의 기기가 필요한 중·고급 사양의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있는 최 부본부장은 ‘이렇게까지 고사양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그는 “그만큼 모바일 게이머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남이 하는 게임을 관람해도 재미를 느낄 정도로 그래픽과 게임성이 좋아야 선택받을 수 있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초 발간한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6조2102억 원)은 PC(4조5409억 원)를 넘어섰다. PC나 콘솔을 즐기던 게이머가 대거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게임 시장의 구도가 모바일 위주로 개편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스마트폰에 기반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2009년 ‘애니팡’으로부터 시작해 진화했다. 당시만 해도 간단한 조작과 짧은 시간 동안 즐기는 캐주얼게임(퍼즐류 등)이 대세였다. 이후 스토리와 그래픽이 더 강화된 역할수행게임(RPG)과 MMORPG로 대표 장르가 바뀌었다. 이와 동시에 PC게임과 콘솔을 즐기던 헤비 유저(게이머)가 모바일로 대거 유입됐다는 것이 최 부본부장의 분석이다.

최 부본부장은 “이젠 화려한 그래픽은 기본이다. 특히 트라하는 타격감을 높이기 위해 ‘시각적 이펙트’와 함께 ‘사운드’ 요소도 강화해 게이머를 사로잡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게임에서 몬스터가 동굴로 들어가면 소리가 울리고, 폭포 근처로 갔을 때와 밤에 사막을 달릴 때, 낮에 달릴 때 등 각각의 상황마다 거기에 적합한 효과음을 넣어 게임의 묘미를 살렸다는 얘기다.

트라하에는 게임 캐릭터가 5km를 넘는 광활한 배경 속에서 활동하도록 설정됐다. 기존 게임에서는 아이템의 가격이 판매 시점 등에 따라 달랐다. 하지만 트라하에서는 아이템의 시세가 요동치지 않게 하기 위해 ‘통합 경매장’을 운영하는 등 게임 운영 면에서도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부본부장은 “MMORPG의 정점이자 진화하는 모바일 게임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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