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슬림한 고성능, 에이수스 제피러스 GX531 게이밍 노트북

동아닷컴

입력 2019-03-20 15:06 수정 2019-03-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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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구매에 앞서 가장 고심하게 되는 것이 바로 슬림함과 성능, 그 중에서 한가지만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고성능을 강조하는 게이밍 노트북 중에는 슬림한 모델이 그다지 없다. 높은 사양의 부품이 다수 탑재되며, 발열도 심해서 내부를 조밀하게 설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슬림함을 추구한 게이밍 노트북이 있긴 하지만 이런 제품은 성능이 매우 어중간한 경우가 많다.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S GX531, 출처: IT동아

에이수스(ASUS)의 신형 게이밍 노트북인 ROG 제피러스 S(Zephyrus S) GX531(이하 에이수스 GX531)은 이런 기존의 편견을 깰 만한 슬림형 게이밍 노트북이다. 8세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에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GPU(그래픽처리장치)등의 최상위급 사양을 갖추고 있으면서 16.1mm의 얇은 두께를 실현했으며, 15.6인치급의 큰 화면을 탑재하고 있으면서 베젤 너비를 최소화해 본체 크기도 줄인 것이 특징이다(36 x 26.8 x 1.53~1.61cm).

고급스러운 디자인, 슬림한 두께 눈에 띄네

에이수스 GX531의 외형은 최근 게이밍 노트북의 트랜드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금속 재질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품질감을 높임과 동시에, 헤어라인 무늬, 골드 엣지, 그리고 LED 등으로 디자인 상의 포인트를 줬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만한 점은 얇은 두께인데, 화면을 덮은 상태에서도 불과 1.61cm에 불과하다. 제품의 사양을 생각해 보면 놀라운 수준인데, 내부를 상당히 효율적으로 설계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제품의 무게는 2.1Kg으로 제법 묵직하다. 작고 슬림하긴 하지만 휴대성 자체가 아주 높다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S GX531, 출처: IT동아

눈에 띄는 부분은 디스플레이다. 15.6인치급으로 화면이 제법 큰데, 주변의 베젤 너비는 좁은 편이라 제품 전체의 체감 크기를 줄이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해상도는 풀 HD급(1920 x 1080)으로 평범하지만 광시야각 IPS 패널이라 상하좌우 어느 쪽에서 보더라도 왜곡 없는 양호한 이미지를 볼 수 있으며, 컬러 표현 능력도 좋다. 무엇보다 광시야각 패널로서는 상당히 빠른 3ms 수준의 응답속도를 발휘하며, 144Hz의 높은 주사율(1초당 전환되는 이미지 빈도)을 갖추고 있어 FPS와 같이 화면 전환이 빠른 게임을 할 때 유리하다.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S GX531, 출처: IT동아

키보드 쪽 역시 독특하다. 키보드 하단에 팜레스트와 터치패드가 있는 일반적인 노트북과 달리 키보드 상단에 빈 공간이 넓게 위치하고 있으며 터치패드는 키보드 우측에 있다. 터치패드 상단의 모드 전환 키를 누르면 터치패드 표면에 숫자키가 표시되면서 숫자패드로 변신한다.

모드 전환 버튼을 눌러 터치패드를 숫자패드로 쓸 수 있다, 출처: IT동아

키보드의 경우, 본체 자체의 두께가 슬림한 탓에 각 키가 눌리는 깊이도 얕은 편이라 치는 맛이 썩 좋지는 않다. 대신 복수의 키를 눌러도 온전하게 인식하는 n키 롤오버 기능을 지원하며,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RGB 백라이트를 내장하고 있어서 시각적이나 기능적으로는 만족스럽다. RGB LED를 갖춘 에이수스의 다른 주변기기(마우스, 헤드셋 등)를 연결하면 본체와 LED 발광 패턴을 일치시키는 아우라 싱크(AURA SYNC) 기능도 지원한다.

키보드에 아우라싱크를 지원하는 RGB 백라이트를 내장했다, 출처: IT동아

키보드 상단 빈 공간의 여기저기엔 열 배출구가 있어 내부의 열을 식히는 역할을 한다. 에이수스 GX531의 내부에는 총 83개의 블레이드로 구성된 12v 듀얼팬, 250개의 핀으로 구성된 4개의 방열판, 그리고 5개의 히트파이프 등, 상당히 충실한 냉각 대책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저전력/저발열 기술인 맥스큐(Max-Q) 디자인을 적용한 GPU를 탑재하고 있는 점도 주목 할 만하다.

상단 빈공간과 키보드 표면의 온도 비교, 출처: IT동아

각종 게임 및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의 구동 테스트를 하면서 키보드 상단 공간의 온도를 디지털 온도계로 측정해보니 섭씨 40도 이상으로 온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사용자의 손이 직접 접촉하는 키보드 부위의 온도는 섭씨 30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정도의 얇은 본체에 고사양 부품을 다수 탑재한 노트북이라면 발열이 상당할 텐데, 비교적 효율적으로 냉각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을 할 때 소음이 커지긴 하지만 윙~ 하는 모터 소음이 아닌 쉭~ 하는 느낌의 바람 소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리 불쾌한 느낌은 아니다.

다양한 규격의 포트 탑재

각종 외부기기를 연결하는 포트는 양쪽 측면 외에 뒤쪽에도 달려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다양한 규격의 USB 포트를 5개나 갖췄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타입-A 규격의 USB 포트가 3개, 최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타입-C 규격의 포트가 2개 달려있는데, 타입-A 포트는 USB 2.0 x 2, USB 3.1 Gen2 구성이며, 타입-C 포트는 USB 3.1 Gen 1, USB 3.1 Gen2 구성이다.

본체 좌측면, 출처: IT동아

특히 타입-C USB 3.1 Gen2 포트의 경우는 내부적으로 DP(디스플레이 포트) 기능을 갖추고 있어 변환 케이블을 통해 외부 디스플레이 출력이 가능하며, USB-PD(Power Delivery) 규격의 USB 충전기나 보조 배터리를 연결해 노트북 본체를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AC 어댑터를 가져오지 않은 상황에서 노트북을 충전해야 한다면 유용할 것이다. 다만 USB-PD 규격을 지원하는 USB 충전기는 아직 대중적으로 많이 보급되지 않았으며, 에이수스 GX531 본체와 동봉된 충전기는 전원포트에 꽂아 쓰는 일반 AC 어댑터다.

본체 우측면, 출처: IT동아

제품 뒤쪽에는 제품 도난을 방지하는 캔싱턴 락 홀, 그리고 TV나 모니터를 연결해서 영상과 음성 신호를 전달하는 HDMI 포트가 1개씩 달려있다. 이 HDMI 포트는 2.0b 규격이라 4K UHD급 고해상도의 영상을 60Hz 주사율로 원활하게 전송할 수 있으며, 화면 전반의 색감과 명암비를 향상시키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도 지원한다. 유선 랜 포트는 달려있지 않기 때문에 와이파이를 이용하거나 별도의 USB-LAN 변환 젠더를 통해 인터넷 접속을 해야 할 것이다. 외장형 그래픽카드를 연결할 수 있는 썬더볼트3 고속 인터페이스까지 달려있었다면 금상첨화였을텐데 이는 지원하지 않는다.

본체 후면, 출처: IT동아

최상위급 부품으로 꾸민 내부 사양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역시 내부 사양이다. 에이수스 GX531 시리즈는 세부 모델에 따라 내부 사양이 조금씩 다른데, 리뷰에 이용한 GX531GX 모델의 경우, 8세대 인텔 코어 i7 8750H 프로세서(6코어 12쓰레드, 2.2~4.1GHz, 코드명 커피레이크)에 24GB의 시스템 메모리(DDR4), 그리고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맥스큐(Max-Q) GPU를 탑재했다. 이들 모두 노트북용으로서는 최상위급 사양으로, 어지간한 게이밍 데스크톱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저장장치 역시 일반 SATA 규격 SSD보다 빠른 속도를 내는 NVMe 규격 SSD를 512GB 탑재하고 있어 빠른 프로그램 실행 및 우수한 반응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인텔과 엔비디아의 최신 CPU 및 GPU를 탑재, 출처: IT동아

참고로 시스템 메모리는 8GB(교체 불가) + 16GB(교체 가능) 구성이며, 교체 가능한 SSD는 1개의 M.2 슬롯에 탑재된 상태로 출고된다. 제조사에선 시스템 메모리 최대 24GB, SSD 최대 1TB까지 인식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CPU-Z 및 GPU-Z로 살펴본 등록정보, 출처: IT동아

동봉된 액세서리 구성 역시 세부 모델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리뷰에 이용한 GX531GX 모델에는 노트북 본체와 AC 어댑터 외에 전용 파우치 및 마우스(RGB LED 내장), 그리고 켈베로스(Cerberus) 헤드셋이 포함되었다. 마우스는 재질이나 디자인이 아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감도(DPI)조절 기능과 RGB LED를 탑재하고 있어 게이밍 노트북에 나름 잘 어울린다. 켈베로스 헤드셋은 분리형 마이크를 탑재했으며, 음질은 양호한 편이다.

GX531GX 모델에 동봉된 AC어댑터와 마우스, 헤드셋, 출처: IT동아

소프트웨어도 충실하다. 터치패드 상단의 ROG 단축키를 누르면 ROG 전용 소프트웨어인 아머리 크레이트(Armoury Crate)가 실행되는데, 이를 통해 시스템 설정 및 성능(CPU, GPU 작동 모드, 냉각 팬 등)을 모니터링 하거나 제어할 수 있다. 고급 지식 없이도 저소음, 균형, 터보, 수동 모드 등을 선택해 최적화가 가능하므로 간편하다.

ROG 전용 소프트웨어인 아머리 크레이트(Armoury Crate), 출처: IT동아

그외에도 애플리케이션 종류별로 네트워크 트래픽을 모니터링하거나 우선권을 배분할 수 있는 게임퍼스트V(GameFirstV), 출력되는 사운드를 분석해 적의 위치를 시각적으로 표시해주는 소닉 레이다(Sonic Radar), 각 애플리케이션 특성에 따라 화면 전반의 색감을 튜닝하는 게임 비주얼(GameVisual) 등의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

성능 테스트 해보니

그렇다면 실제 성능은 어떨까? 패스마크(PASSMARK)의 퍼포먼스테스트(PerformanceTest)에서 측정한 CPU(코어 i7-8750H) 성능은 11268.3점, GPU(지포스 RTX 2080 맥스큐) 성능은 9659.6점이었는데, 이는 데스크톱 사양의 7세대 코어 i7이나 8세대 코어 i5 CPU, 지포스 GTX 1070 GPU에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총점(5148.5점) 역시 최상위권이다. 노트북용 CPU나 GPU가 같은 이름의 데스크톱용에 비해 턱없이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에이수스 GX531에 탑재된 부품들은 그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말그대로 데스크톱 수준이다.

3DMark FireStrike 결과, 출처: IT동아

시스템 전반의 게임 구동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3DMark 테스트의 경우, Fire Strike 항목 16499점, Time Spy 항목에선 6981점이 나왔다. 이 정도 성능이면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게임을 풀HD급 해상도에서 쾌적하게 구동 가능하며, 그래픽 품질 옵션을 약간 낮춘다면 4K UHD급 게이밍도 가능할 것이다. 참고로 에이수스 GX531에 달린 디스플레이는 풀HD급이다.

바이오하자드(레지던트이블) RE 2 구동 테스트, 출처: IT동아

실제 게임 구동능력도 만족스럽다. 화면 해상도 1920 x 1080에 대부분의 그래픽 품질 옵션을 ‘높음’으로 둔 상태에서 ‘에이펙스 레전드’, ‘바이오하자드(레지던트이블) RE 2’, ‘메트로 엑소더스’ 등의 최신 패키지 게임들을 구동해 봤는데, 대부분의 상황에서 초당 평균 100 프레임 전후를 유지하며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프레임의 변동도 상당히 적어서 만족도가 높다.

비싸다, 하지만 뛰어나다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S GX531은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은 게이밍 노트북이다. 성능 면에서는 어지간한 게이밍 데스크톱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노트북 치고는 게이밍 성능이 좋다’ 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데스크톱급의 성능을 낸다. 그러면서 슬림하면서 고급스런 디자인, 양호한 냉각 성능, 유용한 전용 소프트웨어까지 제공하고 있어, 어디 내놔도 자랑할 만하다.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유일한 걸림돌이라면 높은 가격이다. 이번 리뷰에 이용한 GX531GX 모델의 경우는 인터넷 쇼핑몰 기준으로 300만원대에 팔린다. 물론, 그만큼의 값어치는 하는 제품이지만, 단순히 사양대비 성능만 따진다면 조립 데스크톱을 구매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는 게 사실이다. 에이수스 GX531는 성능뿐 아니라, 디자인, 슬림함, 그리고 전용 소프트웨어의 편리함까지 함께 누리고자 하는 까다로운 게임 마니아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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