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로 대립하던 택시와 카카오 합의안 도출.. 다른 카풀 업체는 크게 반발해
동아닷컴
입력 2019-03-08 15:19 수정 2019-03-08 15:24
택시와 카풀 업계의 상생을 위한 사회적대타협기구가 '출퇴근 시간에 한해 카풀의 제한적 허용'을 합의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를 제외한 타 차량공유업체들은 이번 합의에 불만을 내비치는 등 갈등의 불씨는 전혀 꺼지지 않고 있다. 일방적으로 택시 업계에 유리한 합의안을 도출해냈다는 주장이다.
7일 오후 국토교통부, 더불어민주당, 택시단체, 카카오모빌리티 등으로 구성된 대타협기구는 협의를 시작한 지 45일만에 '오전 7~9시, 오후 6~8시' 등 총 4시간 동안 카풀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출근 시간 2시간과 퇴근 시간 2시간을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으로 규정한 것이다.
택시 업계와 카풀 업계가 갈등을 빚은 가장 큰 이유는 법리 해석의 차이에 있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 1항에는 '출퇴근 시간에 한해 카풀을 허용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보통 법에서는 큰 그림을 그리고, 시행령을 통해 그림의 부족한 부분을 메꾼다. 하지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에는 '출퇴근 시간'이란 무엇인지 규정되어 있지 않았다. 때문에 출퇴근 시간의 개념을 두고 택시와 카풀 두 업계가 대립했다.
택시 업계는 시간에 집중했다. 일반 직장인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니 오전 9시 이전과 오후 6시 이후 일부 시간에만 카풀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카풀 업계는 횟수에 집중했다. 모든 직장인이 정해진 시간에 따라 근무하는 것이 아닌만큼 출근과 퇴근 하루 2번 카풀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업으로 카풀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별도의 직업이 있는 사람만 카풀 운행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도 했다.
이번 합의는 이 가운데 택시 업계의 주장이 강하게 반영되었다. 출퇴근 시간을 명확히 설정하고 특정 시간에만 카풀 운행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때문에 자율출근제나 야간근무제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들은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번 합의에 동의한 것은 카카오모빌리티뿐이다. 타다, 풀러스 등 다른 카풀업체는 사회적대타협기구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번 협의안을 수용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행 여객운수사업법의 규정을 따르지 않고 카카오택시를 운영 중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방적으로 택시 업계에 유리하게 합의를 했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 활성화를 다소 늦추더라도 주력 서비스인 카카오택시의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이러한 합의안을 도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카카오택시를 비롯해 대리운전, 주차 등 다양한 운송관련 서비스를 제공 중이어서 카풀 서비스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지만, 풀러스나 럭시 등 다른 카풀 업체는 오직 카풀 중계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어 하루 4시간이라는 카풀 운행 시간 제한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서영우 풀러스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래 혀용되는 것을 제한해 놓고 극적 타협에 성공했다고 선전하는 의도를 이해하기 힘들다"며, "사용자들은 카풀이라는 대체 이용수단을 잃었고 (심야 등) 택시가 안 잡히는 시간대에 불편함은 여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웅 타다 대표 역시 이번 합의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후퇴만 있을 뿐 진전은 없었다. 이번 합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를 안 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다른 업체들이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막고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와 관련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의견도 함께 밝혔다. "국토부, 국회의원, 택시 업계가 압박하는데 카카오모빌리티가 아니라 나여도 끝까지 버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런 합의 구조를 만들고 밀어붙인 정부와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합의에는 카카오모빌리티만 참여한 만큼 다른 업체들이 따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번 합의가 법에 명시되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민주당과 국토부가 이번 합의에 참여한 만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에 이번 합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운행 시간이 하루 4시간으로 제한된다면 그렇잖아도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카풀 중계 서비스는 고사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법으로 특정 플랫폼 사업을 죽이고 있는 꼴이다.
타다의 경우 렌트카 기반의 대리운전기사 알선 서비스라 이번 합의가 시행령에 추가되더라도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택시 업계가 타다, 풀러스 등을 고발하고, 타디 역시 택시 업계를 무고죄로 고발할 준비를 하는 등 양자의 대립이 격해지고 있는 만큼 서비스 규모 확대에 어려움이 생겨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카풀 관련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이지만,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카풀 중개 서비스를 다시 재개할 전망이다. 3월 중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고 4월 경 정식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분석된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7일 오후 국토교통부, 더불어민주당, 택시단체, 카카오모빌리티 등으로 구성된 대타협기구는 협의를 시작한 지 45일만에 '오전 7~9시, 오후 6~8시' 등 총 4시간 동안 카풀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출근 시간 2시간과 퇴근 시간 2시간을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으로 규정한 것이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택시·카풀 사회적대타협기구’의 참여자들이 제한적인 카풀 서비스를 허용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공개했다. 출처: 동아일보>
택시 업계는 시간에 집중했다. 일반 직장인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니 오전 9시 이전과 오후 6시 이후 일부 시간에만 카풀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카풀 업계는 횟수에 집중했다. 모든 직장인이 정해진 시간에 따라 근무하는 것이 아닌만큼 출근과 퇴근 하루 2번 카풀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업으로 카풀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별도의 직업이 있는 사람만 카풀 운행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도 했다.
이번 합의는 이 가운데 택시 업계의 주장이 강하게 반영되었다. 출퇴근 시간을 명확히 설정하고 특정 시간에만 카풀 운행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때문에 자율출근제나 야간근무제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들은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번 합의에 동의한 것은 카카오모빌리티뿐이다. 타다, 풀러스 등 다른 카풀업체는 사회적대타협기구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번 협의안을 수용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행 여객운수사업법의 규정을 따르지 않고 카카오택시를 운영 중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방적으로 택시 업계에 유리하게 합의를 했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 활성화를 다소 늦추더라도 주력 서비스인 카카오택시의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이러한 합의안을 도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카카오택시를 비롯해 대리운전, 주차 등 다양한 운송관련 서비스를 제공 중이어서 카풀 서비스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지만, 풀러스나 럭시 등 다른 카풀 업체는 오직 카풀 중계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어 하루 4시간이라는 카풀 운행 시간 제한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서영우 풀러스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래 혀용되는 것을 제한해 놓고 극적 타협에 성공했다고 선전하는 의도를 이해하기 힘들다"며, "사용자들은 카풀이라는 대체 이용수단을 잃었고 (심야 등) 택시가 안 잡히는 시간대에 불편함은 여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웅 타다 대표 역시 이번 합의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후퇴만 있을 뿐 진전은 없었다. 이번 합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를 안 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다른 업체들이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막고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와 관련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의견도 함께 밝혔다. "국토부, 국회의원, 택시 업계가 압박하는데 카카오모빌리티가 아니라 나여도 끝까지 버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런 합의 구조를 만들고 밀어붙인 정부와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합의에는 카카오모빌리티만 참여한 만큼 다른 업체들이 따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번 합의가 법에 명시되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민주당과 국토부가 이번 합의에 참여한 만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에 이번 합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운행 시간이 하루 4시간으로 제한된다면 그렇잖아도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카풀 중계 서비스는 고사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법으로 특정 플랫폼 사업을 죽이고 있는 꼴이다.
타다의 경우 렌트카 기반의 대리운전기사 알선 서비스라 이번 합의가 시행령에 추가되더라도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택시 업계가 타다, 풀러스 등을 고발하고, 타디 역시 택시 업계를 무고죄로 고발할 준비를 하는 등 양자의 대립이 격해지고 있는 만큼 서비스 규모 확대에 어려움이 생겨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카풀 관련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이지만,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카풀 중개 서비스를 다시 재개할 전망이다. 3월 중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고 4월 경 정식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분석된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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