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되고 ‘문재인’ 안돼?…스타크래프트 금지어 논란

뉴스1

입력 2019-03-04 17:29 수정 2019-03-0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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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정치인만 차단해 이용자 반발…블리자드 “확인중”

4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배틀넷’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넣은 방 생성이 차단된 모습. © 뉴스1

지난 1998년 출시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은 명실상부한 ‘국민게임’ 스타크래프트가 때아닌 정치색 논란에 휘말렸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이용자들의 온라인 대전장인 ‘배틀넷’에서 문재인 대통령 이름으로 방을 만들지 못하게 차단한 것이 발단이 됐다.

4일 <뉴스1> 확인결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배틀넷 방 제목에 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입력하면 “게임 이름이 유효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뜨며 게임등록이 불가능했다. ‘문재앙’을 입력했을 때도 방을 만들 수 없었다.

반면 현재 구속수감중인 박근혜나 이명박 전 대통령 및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름을 입력했더니 방이 생성됐다. 특정 성향의 정치인 이름만 골라서 차단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온라인게임은 음란성·사행성 불법정보 유통 및 무분별한 욕설 등을 막기 위해 일부 단어를 금지어로 지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 자체로 어떠한 허위사실이나 비방을 담고 있지 않은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필터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공식 게시판에는 제작사 블리자드코리아에게 정확한 차단 기준을 묻는 글이 올라와 있다. 해당 글을 작성한 네티즌은 “정치적,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 싶지 않지만 올바른 기준이 있지 않다면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정치적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항의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방을 만들 수 없는 것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고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이미 한 차례 대대적인 인터넷 검열 논란을 빚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월21일 공개 사과한 https 차단 조치와 연결짓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에 블리자드코리아는 “특정 정치인의 이름이 금지어로 등록된 줄 몰랐다”면서 “현재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차단 조치에 외부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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