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폴드’ vs 화웨이 ‘메이트X’…MWC 현장 반응은?

바르셀로나=배석준기자

입력 2019-02-25 17:34 수정 2019-02-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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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가 ‘갤럭시 폴드’를 들고 나온 삼성전자에 또 다른 폴더블(접히는) 폰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5세대(5G) 폴더블폰 ‘메이트X’를 공개하면서 삼성보다 빠르고 더 얇다는 점을 강조했다. 차세대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은 디자인과 기술혁신을 놓고 다퉜던 삼성과 애플의 경쟁구도에서 삼성과 화웨이의 경쟁구도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화웨이는 24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19’를 하루 앞두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가진 신제품 공개(언팩) 행사에서 5G 폴더블폰 ‘메이트X’를 공개했다. 리처드 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얇은 5G 폴더블폰”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의 갤럭시 폴드가 4G폰이란 점을 겨냥한 발언이다. 화웨이는 메이트X를 갤럭시 폴드와 비교하며 기술 우위를 주장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반응이 엇갈렸다.

두 제품은 세밀한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갤럭시 폴드는 책처럼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인 반면 화웨이 메이트X는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이다. 인폴딩은 아웃폴딩보다 기술구현 수준이 한 단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빈틈없이 접기 위해 디스플레이의 곡률(화면을 접기 위해 남겨 놓은 원형 공간)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인폴딩의 곡률이 더 작아 제품화하기가 훨씬 까다롭다.

현장에서 메이트X를 접한 많은 사람들은 화면이 밖으로 노출되는 아웃폴딩의 내구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리면 고가의 디스플레이가 깨지는 치명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면은 메이트X가 컸다. 메이트X는 펼쳤을 때 화면이 8인치로 갤럭시 폴드(7.3인치)보다 크고, 노치(상단부가 움푹 파인 화면)나 카메라 구멍과 같은 디스플레이 상단 부분을 가리는 요소가 없어 시원한 느낌을 줬다.

가격경쟁력은 갤럭시 폴드가 우위에 있다. 메이트X는 2299유로로 한화로 약 293만 원인 반면 갤럭시 폴드는 4G 모델이 1980달러(222만 원), 조만간 공개될 5G 모델은 230만~240만 원대이다. 배터리용량은 메이트X가 4500밀리암페어(mAh)로 갤럭시 폴드(4380mAh)보다 앞서지만 크게 차이 나지는 않는다.

외신들은 메이트X가 갤럭시 폴드의 적수라고 평가하면서도 출고가에 대해 회의적이란 반응을 내놨다. 영국 가디언은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최신 스마트폰보다 3배 비싼 가격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라고 보도했다. 미국 씨넷은 “삼성전자가 마침내 적수를 만났다”면서도 “메이트X 출고가를 공개하자 청중은 놀람과 실망이 섞인 목소리를 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국 업체 샤오미도 언팩 행사를 열고 5G 스마트폰인 ‘미믹스3 5G’와 함께 ‘미9’를 발표했다. 샤오미가 5월 유럽에서 출시하는 미믹스3 5G는 가격이 599유로(76만 원)로 지금까지 나온 5G폰 중 가장 저렴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5G 시장이 열리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일단 장악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궈핑 화웨이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대해 “미국시장이 없어도 화웨이는 성공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미국 정부는 ‘반(反)화웨이 동맹’ 규합에 나서고 있고, 미국, 호주, 일본 정부는 화웨이 통신장비에 도청과 정보 유출이 가능한 백도어(보안구멍)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며 정부 기관 도입을 금지했다.

바르셀로나=배석준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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