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이젠과 비즈니스 노트북의 만남, HP 엘리트북 755 G5
동아닷컴
입력 2019-02-25 11:05 수정 2019-02-25 11:13
좋은 노트북의 기준은 이용자의 환경과 취향에 따라 달라진다. 이를테면 게이머라면 우수한 3D 그래픽 구동능력, 영화 마니아라면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갖춘 노트북을 선호할 것이다. 그렇다면 비즈니스맨에게 필요한 노트북의 조건은 무엇일까? 각 제조사가 내놓은 비즈니스 노트북의 특성을 살펴보면 일정수준 이상의 연산능력, 튼튼한 내구성, 그리고 높은 보안능력을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HP 엘리트북 755 G5(출처=IT동아)
HP의 엘리트북(EliteBook) 역시 이와 같은 특성을 갖춘 비즈니스 노트북 브랜드다. 특히 2019년형 제품인 엘리트북 755 G5의 경우, AMD 라이젠7 프로 프로세서를 탑재해 다방면에 대응 가능한 성능을 발휘하며, 미 국방성 기준을 통과한 높은 내구성, 그리고 지문인식 및 바이오스 보호 기능 등의 다양한 보안 기술까지 갖췄다. 과연 쓸 만한 제품일지 확인해 보자.
수준급의 외형, 우수한 디스플레이
HP 엘리트북 755 G5의 외형은 수준급이다. 알루미늄 합금 재질을 대거 작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1.83cm의 얇은 두께 역시 보기 좋다. 다만, 무게(1.86kg)는 요즘 나오는 다른 슬림형 노트북에 비해 살짝 묵직한 편이다.
HP 엘리트북 755 G5(출처=IT동아)
탑재된 화면은 1920 x 1080의 풀 HD 해상도를 지원하며, IPS 광시야각 패널 기반이라 색감이 우수하고 상하좌우 어는 각도에서 보더라도 이미지의 왜곡이 거의 없다. AMD 라데온 GPU(그래픽 연산 유닛)의 기능 중 하나인 VSR(가상 초고해상도)를 활성화하면 실제 화면의 한계를 넘은 3840 x 2160까지 해상도를 높이는 기능도 지원한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가상 해상도이기 때문에 실제 4K UHD 모니터 수준의 화질에는 미치지 못한다. 테스트용 정도로만 활용하는 게 좋겠다.
최근 비즈니스 환경에 적합한 인터페이스
측면 인터페이스 역시 최근 비즈니스 환경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USB(3.1) 포트는 총 3개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 중 1개는 최근 모바일 기기에서 이용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타입-C 규격이다. 이 USB 타입-C 포트는 데이터 전송 및 외부기기 충전 기능 외에 DP나 HDMI 변환 케이블을 이용해 외부의 TV나 모니터로 영상 및 음성을 출력하는 기능도 품었다. HP 엘리트북 775 G5는 이외에도 별도의 HDMI 포트도 갖추고 있어 다양한 방법으로 복수의 외부 디스플레이 연결이 가능하다.
본체 좌측면(출처=IT동아)
은근히 눈에 띄는 점은 유선 랜 포트를 갖췄다는 점이다. 최근 와이파이의 대중화로 인해 슬림형 노트북에는 유선 랜 포트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무선보다 좀 더 나은 속도나 안정성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유선 랜 포트가 유용할 것이다. 기가비트(1Gbps)를 지원하므로 기가인터넷 환경에도 적합하다. 물론 내장된 무선랜 기능 역시 802.11ac 고속 와이파이 규격이므로 쾌적한 접속이 가능하다. 그 외에 세부 모델에 따라 보안카드나 ID 카드의 삽입이 가능한 스마트카드 리더나 3G/4G 네트워크 접속을 위한 SIM 카드 슬롯이 탑재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의외로 메모리카드(SD카드 등) 리더는 탑재하고 있지 않다.
본체 우측면(출처=IT동아)
그리고 만약 HP 엘리트북 755 G5 본체에 달린 인터페이스만으로 부족함을 느낀다면 측면의 울트라슬림 도크 커넥터를 이용, USB 및 영상 출력, 네트워크 포트 등이 달린 전용 도킹 스테이션을 달아 포트 확장이 가능하다. 한 번의 연결로 다양한 주변기기를 접속 가능하므로 평상시에 노트북을 휴대하고 다니다가 사무실의 도킹 스테이션을 연결해 데스크톱을 쓰는 감각으로 이용 가능하다.
마우스 대체용 트랙 포인트, 물 쏟아도 걱정 없는 누수 방지 키보드 탑재
키보드를 비롯한 입력 인터페이스도 눈에 띈다. 소형 노트북에선 종종 생략되곤 하는 우측 숫자 패드도 온전하게 갖추고 있으며, 키보드 백라이트도 내장하고 있어 어두운 곳에서 작업을 할 때 유용하다. 그리고 터치패드 외에 키보드 중간에 위치한 트랙 포인트를 기울여 마우스 커서를 조작하는 것도 가능한데, 터치패드보다 한층 직관적인 작업을 할 수 있어 마우스를 대체할 수 있다. 레노버의 씽크패드 노트북을 써 봤다면 익숙한 기능일 것이다.
키보드 백라이트 및 트랙 포인트를 갖췄다(출처=IT동아)
그리고 키보드에는 누수 방지 처리가 되어있어 실수로 키보드 위에 물이나 음료를 흘리더라도 이를 원활히 배출, 고장을 피할 수 있다. 참고로 HP 엘리트북 775 G5는 미 국방성의 내구성 표준 테스트인 밀리터리 스탠다드 테스트(진동, 충격, 낙하, 온도, 습도 등)도 통과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양한 하드웨어 기반 보안 기능 탑재
상단의 카메라는 셔터를 닫을 수 있다(출처=IT동아)
비즈니스 노트북 특유의 보안 기능도 충실하게 갖추고 있다. 화면 상단의 HD급 웹 카메라는 쓰지 않을 때 셔터를 옆으로 밀어 렌즈를 완벽하게 가릴 수 있는데, 이는 사용자의 카메라를 무단으로 원격 제어해 영상 정보를 탈취하는 해킹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그리고 키보드 우측 하단에는 터치 방식의 지문 센서가 달려있어 이를 이용해 노트북의 잠금 및 해제가 가능하다. 번거로움을 줄이면서 보안성은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간편하고 보안성 높은 지문 센서(출처=IT동아)
시스템을 부팅할 때마다 PC의 펌웨어인 바이오스(BIOS)의 이상 여부를 판별, 변조가 확인되면 정상 바이오스로 복구하는 HP 슈어 스타트(Sure start) 기능 역시 눈 여겨 볼만 하다. 최근에는 운영체제나 응용 프로그램에 악성코드를 침투시키는 것에 않고 바이오스 자체를 변조하는 하드웨어 수준의 해킹이 우려를 사고 있다. 이에 대응, 소프트웨어 보안을 넘어 하드웨어 수준의 보안 기능까지 충실한 점은 HP 엘리트북 775 G5의 큰 장점 중 하나다.
내부 사양도 주목할 만하다. 엘리트북 755 G5에 탑재된 AMD의 라이젠7 프로(AMD Ryzen 7 PRO) 2700U 프로세서는 젠(Zen) 아키텍처 기반의 물리적인 코어 4개에 SMT(물리적으로 하나인 코어를 논리적으로 둘러 나눠 전체 코어의 수가 2배로 늘어난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기술)를 적용, 총 8 쓰레드로 구동한다. 그리고 평상시에는 2.2GHz로 구동하며 소비전력을 억제하다가 고성능을 필요로 하는 작업에선 순간적으로 3.8GHz까지 클럭을 높여 효율을 향상시키는 재주도 갖췄다.
탑재된 AMD 라이젠7 프로의 CPU-Z 등록정보(출처=IT동아)
특히 기업용으로 개발된 라이젠 프로 시리즈의 경우, 전용 보안 기능인 AMD 가드MI(GuardMI) 기술을 탑재해 일반 라이젠보다 보안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메모리(DRAM) 암호화 기능, 바이오스 해킹을 방지하는 보안 부팅 프로세스 기능, 암호의 저장과 해독을 담당하는 TPM 2.0 기능 등을 탑재했다.
쓸 만한 GPU을 내장하고 있는 점도 라이젠 프로세서의 강점이다. 엘리트북 755 G5의 라이젠7 프로 2700U에 탑재된 라데온 베가 GPU는 10개의 컴퓨트 코어를 갖추고 있으며, 별도의 외장형 GPU 없이 수준급의 콘텐츠 구동능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 외에 8GB의 DDR4 규격 시스템 메모리(RAM), 그리고 256GB의 SSD를 저장장치로 탑재했다, 특히 HP 엘리트북 775 G5에 탑재된 SSD는 기존의 SATA 규격 SSD에 비해 속도가 빠른 NVMe 기반 모델로, 부팅이나 소프트웨어 실행 등의 작업에서 민첩한 반응성을 기대할 수 있다. 참고로 엘리트북 755 G5 내부에는 1개의 SSD 슬롯(M.2 규격)과 2개의 시스템 메모리 슬롯(DDR4 규격)이 있으며 각각 1개씩 SSD와 시스템 메모리가 장착되어 출고된다. 때문에 SSD는 교체만 가능하고 추가 장착을 할 수 없지만 시스템 메모리는 추가가 가능하다.
성능 체험해 보니
다만 3D 그래픽 처리능력은 예상보다 낮은 1203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인텔 내장 그래픽인 인텔 UHD 630(1198점)와 비슷한 수준이다. 패스마크 라이브러리에 등록된 라데온 RX 베가 10의 벤치마크 결과(1625점)에 비하면 큰 차이가 나는데, 이는 엘리트북 755 G5에 기본 탑재된 시스템 메모리가 싱글채널 구성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프로세서 내장형 GPU는 시스템 메모리의 일부를 끌어와 그래픽 전용 메모리로 이용하는데, 싱글채널 구성에선 그래픽 성능 저하가 심하다. 따라서 엘리트북 755 G5 구매자들은 되도록이면 구매 후 또 하나의 시스템메모리를 추가해 듀얼채널 구성을 하는 것을 권한다.
로스트 아크 구동 테스트(출처=IT동아)
위와 같은 메모리 구성 때문에 게이밍 성능은 그리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실제 테스트를 해보니 어느 정도는 할 만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경우는 화면 해상도 1920 x 1080에 그래픽 품질 높음 상태에서도 초당 평균 60 프레임 정도를 유지하며 원활한 진행이 가능했다. ‘로스트 아크’의 경우는 1280 x 720 해상도에서 그래픽 품질을 낮음으로 낮춰야 초당 평균 20~25 프레임 정도로 간신히 플레이를 할 수 있는데, 시스템 메모리를 듀얼 채널로 업그레이드하면 한층 매끄러운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유지 시간 테스트(출처=IT동아)
배터리 유지 시간도 테스트 해 봤다. 전원 정책을 공장 초기화 상태로 맞춘 배터리 잔량 100% 상태에서 유튜브 동영상을 연속 구동하며 시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약 5시간 20분이 지난 상태에서 배터리 잔량이 1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경고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정도의 전력 효율이면 무난한 수준이다.
'가성비' 비즈니스 노트북을 찾는다면
엘리트북 755 G5는 이에 더해 인텔 프로세서 대비 저렴한 AMD 라이젠 7 프로 프로세서를 탑재, 좀 더 폭넓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한다. 2019년 2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HP 엘리트북 775 G5는 100만원 초반대에 팔리고 있다(윈도우10 탑재 모델).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투자해 제대로 된 비즈니스 노트북을 손에 넣고자 하는 소비자라면 주목할 만하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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