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Case Study]“아이 옷 샀는데, 내가 입고 싶어”
최한나 기자
입력 2019-02-13 03:00 수정 2019-02-13 13:49
유아동복 브랜드 ´로아앤제인´의 성공요인
2018년 11월 9일 오전 11시 인터넷 쇼핑몰 롯데닷컴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아예 접속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허다했고 간신히 접속해도 원하는 물건이 품절이거나 결제하는 중에 튕겨나가기 일쑤였다.
롯데닷컴 사이트를 마비시킨 주인공은 로아앤제인이 월트디즈니 코리아와 손잡고 출시한 아동용 ‘미키 털부츠’였다. 롯데닷컴 사이트를 연신 클릭하며 기다리던 엄마들은 제품이 올라오자마자 결제 버튼을 눌러댔다. 미키 털부츠는 금세 동이 났다. 해가 바뀐 후에도 여전한 인기를 누리던 미키 털부츠는 현재 재고 없이, 이른바 ‘완판’된 상태다.
롯데닷컴에서 벌어진 매진 사태에 대해 아동복업계에서는 로아앤제인이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얼마나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해석한다. 사실 유아·아동복은 우리나라 전체 패션시장에서 5%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작은 시장이다. 하지만 로아앤제인은 2014년 창업 이후 2015년 7억 원, 2016년 15억 원, 2017년 30억 원 등 매년 두 배 이상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매출은 6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66호에 실린 로아앤제인의 성공 요인 분석을 요약한다.
○ 여성 의류 쇼핑몰 운영하며 겪은 실패 교훈 삼아 유아동복 브랜드 출시
로아앤제인은 언니 송수지 기획실장과 동생 송현지 대표가 2014년 함께 만든 유아동복 브랜드다. 송 대표는 대학 2학년 때인 2003년 여성 의류 쇼핑몰을 차렸다. 옷 고르는 감각이 뛰어났던 덕분에 쇼핑몰은 날로 성장했다. 잘 팔리는 날은 하루 매출이 1000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사업이 커지면서 언니도 합류했다. 하지만 포털 광고 시장이 가열되면서 사업이 급강하했다. 검색 광고를 통해 쇼핑몰을 찾은 사람들은 휘발성이 강했다. 그들은 특정 키워드를 넣어 상위에 노출된 쇼핑몰로 들어온 것일 뿐, 언제라도 빠져나갈 수 있는 ‘뜨내기’ 고객이었다.
사업이 기울면서 자매는 쇼핑몰에서 손을 뗐다. 그 사이 각각 결혼을 하고 아이 엄마가 됐다. 옷에 관심이 많았던 송 대표는 아이 옷을 골라 맞춰 입히는 일에 재미를 느꼈다. 손재주를 살려 아이용 담요나 간단한 옷가지 등을 제작해 블로그에 올렸더니 이웃들이 예쁘다고 칭찬하며 구입하기를 희망했다.
송 대표는 공동 구매 방식으로 주문을 받아 소량씩 옷을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웃들의 호응이 커지자 자매는 각자의 딸 이름을 따서 로아앤제인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로아앤제인의 상품 구성은 메인 모델인 로아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송 대표는 로아가 크면서 필요한 물품들을 제작해 공유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키워나갔다. 가령 로아가 기저귀 떼는 연습을 하면서 필요해진 속옷을 만든다든지, 어린이집에 가게 되면서 필요해진 실내화나 낮잠이불 등을 모아 어린이집 준비물 세트를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어린이집에 보낼 때 필요한 물품들을 일일이 검색해 구입하기에는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지만 로아앤제인에서 기획한 어린이집 준비물 세트를 구입하면 좋은 품질과 예쁜 디자인의 물품들을 한꺼번에 장만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기본적인 아이템들로만 웹사이트를 채운 것은 아니다. 기존 아동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유형의 아이템에도 과감히 도전했다. 100% 양가죽으로 만든 라이더 재킷과 아동용 선글라스가 대표적이다. 가죽은 관리가 쉽지 않고 원단 가격이 비싸 아이용으로 잘 활용되지 않는다. 선글라스는 여름 한 철 쓰는 소품으로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로아앤제인은 멋 내기를 즐기는 엄마라면 아이에게 ‘진짜’ 라이더 재킷과 ‘진짜’ 선글라스를 시도할 용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고급 가죽을 사용하되 길이와 품을 적절한 비율로 조절해 아이들이 활동하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신경 써서 재킷을 만들었다. 선글라스 역시 좋은 테와 알을 활용해 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다른 데서는 구할 수 없는 상품을 얻을 수 있는 브랜드’라는 평을 끌어냈다.
○ SNS 활용해 고객과 활발히 아이디어 공유
로아앤제인의 인기 비결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성인용 못지않게 감각적인 디자인과 품질이다. 자매는 로아앤제인을 창업하면서 도매로 물건을 구입해 소매로 판매하는 단순 중개에서 벗어나 100% 자체 제작 제품만 다루자고 다짐했다. 품질과 디자인을 직접 관리해 로아앤제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확보하지 않으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로아앤제인은 고급 원단을 포기하지 않는다. 또한 새롭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끊임없이 시도한다.
2018년 11월 9일 오전 11시 인터넷 쇼핑몰 롯데닷컴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아예 접속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허다했고 간신히 접속해도 원하는 물건이 품절이거나 결제하는 중에 튕겨나가기 일쑤였다.
롯데닷컴 사이트를 마비시킨 주인공은 로아앤제인이 월트디즈니 코리아와 손잡고 출시한 아동용 ‘미키 털부츠’였다. 롯데닷컴 사이트를 연신 클릭하며 기다리던 엄마들은 제품이 올라오자마자 결제 버튼을 눌러댔다. 미키 털부츠는 금세 동이 났다. 해가 바뀐 후에도 여전한 인기를 누리던 미키 털부츠는 현재 재고 없이, 이른바 ‘완판’된 상태다.
롯데닷컴에서 벌어진 매진 사태에 대해 아동복업계에서는 로아앤제인이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얼마나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해석한다. 사실 유아·아동복은 우리나라 전체 패션시장에서 5%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작은 시장이다. 하지만 로아앤제인은 2014년 창업 이후 2015년 7억 원, 2016년 15억 원, 2017년 30억 원 등 매년 두 배 이상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매출은 6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66호에 실린 로아앤제인의 성공 요인 분석을 요약한다.
로아앤제인은 언니 송수지 기획실장과 동생 송현지 대표가 2014년 함께 만든 유아동복 브랜드다. 송 대표는 대학 2학년 때인 2003년 여성 의류 쇼핑몰을 차렸다. 옷 고르는 감각이 뛰어났던 덕분에 쇼핑몰은 날로 성장했다. 잘 팔리는 날은 하루 매출이 1000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사업이 커지면서 언니도 합류했다. 하지만 포털 광고 시장이 가열되면서 사업이 급강하했다. 검색 광고를 통해 쇼핑몰을 찾은 사람들은 휘발성이 강했다. 그들은 특정 키워드를 넣어 상위에 노출된 쇼핑몰로 들어온 것일 뿐, 언제라도 빠져나갈 수 있는 ‘뜨내기’ 고객이었다.
사업이 기울면서 자매는 쇼핑몰에서 손을 뗐다. 그 사이 각각 결혼을 하고 아이 엄마가 됐다. 옷에 관심이 많았던 송 대표는 아이 옷을 골라 맞춰 입히는 일에 재미를 느꼈다. 손재주를 살려 아이용 담요나 간단한 옷가지 등을 제작해 블로그에 올렸더니 이웃들이 예쁘다고 칭찬하며 구입하기를 희망했다.
송 대표는 공동 구매 방식으로 주문을 받아 소량씩 옷을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웃들의 호응이 커지자 자매는 각자의 딸 이름을 따서 로아앤제인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유아동복 브랜드 ‘로아앤제인’의 메인 모델 로아. 송현지 대표의 딸이다. 출처 로아앤제인
○ 엄마들 필요 읽은 맞춤형 제품에 감각적인 디자인까지 로아앤제인의 상품 구성은 메인 모델인 로아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송 대표는 로아가 크면서 필요한 물품들을 제작해 공유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키워나갔다. 가령 로아가 기저귀 떼는 연습을 하면서 필요해진 속옷을 만든다든지, 어린이집에 가게 되면서 필요해진 실내화나 낮잠이불 등을 모아 어린이집 준비물 세트를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어린이집에 보낼 때 필요한 물품들을 일일이 검색해 구입하기에는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지만 로아앤제인에서 기획한 어린이집 준비물 세트를 구입하면 좋은 품질과 예쁜 디자인의 물품들을 한꺼번에 장만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기본적인 아이템들로만 웹사이트를 채운 것은 아니다. 기존 아동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유형의 아이템에도 과감히 도전했다. 100% 양가죽으로 만든 라이더 재킷과 아동용 선글라스가 대표적이다. 가죽은 관리가 쉽지 않고 원단 가격이 비싸 아이용으로 잘 활용되지 않는다. 선글라스는 여름 한 철 쓰는 소품으로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로아앤제인은 멋 내기를 즐기는 엄마라면 아이에게 ‘진짜’ 라이더 재킷과 ‘진짜’ 선글라스를 시도할 용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고급 가죽을 사용하되 길이와 품을 적절한 비율로 조절해 아이들이 활동하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신경 써서 재킷을 만들었다. 선글라스 역시 좋은 테와 알을 활용해 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다른 데서는 구할 수 없는 상품을 얻을 수 있는 브랜드’라는 평을 끌어냈다.
로아앤제인의 인기 비결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성인용 못지않게 감각적인 디자인과 품질이다. 자매는 로아앤제인을 창업하면서 도매로 물건을 구입해 소매로 판매하는 단순 중개에서 벗어나 100% 자체 제작 제품만 다루자고 다짐했다. 품질과 디자인을 직접 관리해 로아앤제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확보하지 않으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로아앤제인은 고급 원단을 포기하지 않는다. 또한 새롭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끊임없이 시도한다.
특히 로아앤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엄마들과의 ‘소통’이다. 로아앤제인은 송 대표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을 적극 활용해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고 요청을 바로 해결하며 여러 아이디어를 얻는다. 어린이집 및 유치원의 각종 발표회가 열리는 매년 2월 흰 티셔츠 수요가 많아진다는 점을 발견하고 흰 티를 예쁘게 만들어 판매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신이 단 댓글 내용이 제품화돼 나오는 경험을 한 팔로어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우리 아이 어린이집에서 행사를 하는데 이런 옷이 필요하니 좀 만들어 달라’는 댓글이 스스럼없이 달리는 이유다. 송 대표는 “앞으로도 로아앤제인을 누구나 쉽게 다가와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 같은 브랜드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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