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으로 홍역 예방?…페이스북, 허위 백신 정보 난무

뉴시스

입력 2019-02-12 18:01 수정 2019-02-1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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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홍역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근거 없는 백신 반대 운동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에 예방접종에 대한 허위정보가 난무한다며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른바 ‘반백신주의자(anti-vaxxers)’들이 페이스북에서 허위 정보들을 퍼뜨리며 폐쇄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무 백신접종 거부(Stop Mandatory Vaccination)’의 경우 15만명 이상의 회원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단체의 경우 비타민C를 백신의 대안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많은 양의 비타민이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다른 페이스북 내 그룹 관리자인 ‘지론다(Gironda)’는 콜로라도주에서 고용량 비타민C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사업자로 “비타민C에는 백신처럼 질병과 싸울 수 있는 놀라운 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백신이 인간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것이 과학적, 경험적으로 증명됐으며 비타민C가 백신으로 인한 피해로부터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취재진이 지론다와 접촉하자 해당 사이트는 비공개에서 비밀로 전환됐다.

백신 반대론자 사이에서는 비타민A가 홍역 발병률을 낮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회원이 “지금 홍역이 유행하는데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냐”고 묻자 다른 회원은 “비타민A를 많이 섭취하라. 비타민A가 낮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홍역 발병 가능성이 급증한다”고 적었다.

캐나다에서 6개월 난 딸을 키운다는 한 엄마가 “딸이 아픈데 내가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 우려된다”고 하자 “아기에겐 비타민C 정맥주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달렸다.

과학자들은 비타민A나 C가 백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절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실리고 있으며, 잘못된 정보는 아이들을 사망케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건강 전문가들도 페이스북에 잘못된 백신 정보 관련 우려를 표명했다. 미 소아과학회 측은 최근 페이스북 관계자를 만나 “부모들은 제대로 된 정보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항의했다.

사이비 과학에 반대하는 활동가인 피오나 올리리 역시 “어린이들에게 해가 되는 정보를 제거해야 한다”며 페이스북에 백신 반대 단체들을 차단하라고 요구했다.

페이스북은 백신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가디언은 페이스북이 백신 반대론자 등으로부터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세계 10대 보건 위협요소 중 하나로 반백신주의를 꼽기도 했다. WHO는 2016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홍역 환자가 30%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주원인으로 ‘백신 공포증’이 지적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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