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시각으로 시력 교정, 미세먼지 제거, 핵융합 핵심기술까지…
동아일보
입력 2019-01-14 03:00 수정 2019-01-14 03:00
올해 주목할 국내 과학 연구
이런 의문을 해결할 연구가 2019년 국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에 2019년 집중할 연구와 사업을 물은 결과,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술과 생활 및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그리고 에너지 등 먼 미래 문제에 대비하는 기술이 중점적으로 연구되거나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노약자를 위한 대표적인 기술이 인공시각 기술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는 퇴행성 황반변성증이나 망막색소변성증 등 망막 손상에 의한 시력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인공시각을 연구하고 있다. 눈에는 빛과 색을 감지할 수 있는 광수용체가 있는데, 사람의 광수용체를 배양해 제작하고, 이 광수용체가 받은 시각 정보를 체내 시각세포에 전달하는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망막 질환에 의한 시력 손상을 회복하는 게 목표다. 김재헌 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 단장은 “광수용체의 신호로 시각세포를 자극하는 과정을 올해와 내년에 집중 연구한 뒤 2021년부터 동물의 시각 복원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노화를 늦추고 근감소증, 인지기능 저하 같은 노인성 질환을 개선할 수 있는 물질을 본격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생명연 노화제어전문연구단은 동물실험을 통해 혈액 내에서 노화를 막는 기능을 하는 단백질 후보 10여 종을 발굴했다. 올해는 각 후보 단백질이 실제로 체내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밝힐 예정이다.
최근 출연연은 생활·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과학, 환경 이슈가 늘면서다. 미세먼지가 대표적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참여하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지원하는 FEP융합연구단은 국내 미세먼지 발생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발전소와 산업의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기술에 도전한다. 이미 지난해 회전기기(사이클론)와 필터를 사용해 초미세먼지를 90% 이상 제거하는 새로운 집진장비를 개발했다. 최준규 FEP융합연구단 운영팀장은 “올해는 이 기술의 규모를 키우고 개별 기초 기술을 통합해 실제 발전시설에서 시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올해 안전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부터는 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직접 처분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매립 기술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사용후핵연료를 지하 500m에 이층구조로 매립하는 기술과 지하 2km 깊이를 시추해 사용후핵연료를 더 깊은 곳에 묻는 ‘사용후핵연료 심층처분시스템(KRS+)’을 중점 연구한다. 백민훈 원자력연 폐기물처분연구부장은 “정부가 아직 사용후핵연료 처분 방식이나 부지 등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는 기반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미래를 위한 기술 초석을 다지는 일도 출연연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한국형초전도핵융합실험장치(KSTAR)’를 이용해 핵융합 에너지 개발의 최대 관건인 ‘플라스마 이온 온도 섭씨 1억 도’를 세계 최초로 달성하고, 이 같은 고온 상태를 10초 이상 유지하는 것을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세웠다. 핵융합연은 올해 프랑스 카다라슈에 건설 중인 한국과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중국 등 7개국의 공동연구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핵심 장치인 토카막 건립을 위한 진공용기를 성공적으로 제작, 조립해야 하는 임무도 있다. 전북 군산에는 플라스마기술연구센터 복합연구동을 준공한다. 유석재 핵융합연 소장은 “국내외 플라스마 기술의 거점으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3단 개발에 주력한다. 7t 엔진의 인증모델을 만들어 종합연소시험을 할 예정이다. 올해 말에는 미세먼지 등 환경 관측에 특화된 천리안2B호 발사가 예정돼 있다. 내년 말로 예정된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발사를 위해 올해 궤도선 비행모델을 조립하고 우주환경시험을 할 계획이다.
그 외에 한국화학연구원은 올해가 주기율표 탄생 150주년, 세계 최대 화학 학술단체인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 창립 100주년을 맞아 화학 대중화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올 5월 20일 ‘세계 측정의 날’에 7개 기본 단위 중 4개(질량과 전류, 온도, 물질의 양)의 기준이 바뀌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을 생산 현장에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공정지능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윤신영 ashilla@donga.com·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프랑스 카다라슈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위쪽 사진)’의 토카막 진공용기를 올해 제작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한국형 발사체 3단에 들어갈 7t 엔진의 조립과 연소시험을 올해 진행한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9월 현장
공개한 나로우주센터 조립동 내부.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ITER 제공
노화에 의한 퇴행성 망막 손상으로 잃어버린 시력을 과학의 힘으로 되찾을 수는 없을까. 미세먼지를 아예 발생 시점부터 잡는 산업용 집진설비를 만들면 어떨까.이런 의문을 해결할 연구가 2019년 국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에 2019년 집중할 연구와 사업을 물은 결과,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술과 생활 및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그리고 에너지 등 먼 미래 문제에 대비하는 기술이 중점적으로 연구되거나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노약자를 위한 대표적인 기술이 인공시각 기술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는 퇴행성 황반변성증이나 망막색소변성증 등 망막 손상에 의한 시력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인공시각을 연구하고 있다. 눈에는 빛과 색을 감지할 수 있는 광수용체가 있는데, 사람의 광수용체를 배양해 제작하고, 이 광수용체가 받은 시각 정보를 체내 시각세포에 전달하는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망막 질환에 의한 시력 손상을 회복하는 게 목표다. 김재헌 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 단장은 “광수용체의 신호로 시각세포를 자극하는 과정을 올해와 내년에 집중 연구한 뒤 2021년부터 동물의 시각 복원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노화를 늦추고 근감소증, 인지기능 저하 같은 노인성 질환을 개선할 수 있는 물질을 본격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생명연 노화제어전문연구단은 동물실험을 통해 혈액 내에서 노화를 막는 기능을 하는 단백질 후보 10여 종을 발굴했다. 올해는 각 후보 단백질이 실제로 체내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밝힐 예정이다.
최근 출연연은 생활·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과학, 환경 이슈가 늘면서다. 미세먼지가 대표적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참여하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지원하는 FEP융합연구단은 국내 미세먼지 발생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발전소와 산업의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기술에 도전한다. 이미 지난해 회전기기(사이클론)와 필터를 사용해 초미세먼지를 90% 이상 제거하는 새로운 집진장비를 개발했다. 최준규 FEP융합연구단 운영팀장은 “올해는 이 기술의 규모를 키우고 개별 기초 기술을 통합해 실제 발전시설에서 시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올해 안전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부터는 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직접 처분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매립 기술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사용후핵연료를 지하 500m에 이층구조로 매립하는 기술과 지하 2km 깊이를 시추해 사용후핵연료를 더 깊은 곳에 묻는 ‘사용후핵연료 심층처분시스템(KRS+)’을 중점 연구한다. 백민훈 원자력연 폐기물처분연구부장은 “정부가 아직 사용후핵연료 처분 방식이나 부지 등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는 기반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미래를 위한 기술 초석을 다지는 일도 출연연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한국형초전도핵융합실험장치(KSTAR)’를 이용해 핵융합 에너지 개발의 최대 관건인 ‘플라스마 이온 온도 섭씨 1억 도’를 세계 최초로 달성하고, 이 같은 고온 상태를 10초 이상 유지하는 것을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세웠다. 핵융합연은 올해 프랑스 카다라슈에 건설 중인 한국과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중국 등 7개국의 공동연구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핵심 장치인 토카막 건립을 위한 진공용기를 성공적으로 제작, 조립해야 하는 임무도 있다. 전북 군산에는 플라스마기술연구센터 복합연구동을 준공한다. 유석재 핵융합연 소장은 “국내외 플라스마 기술의 거점으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3단 개발에 주력한다. 7t 엔진의 인증모델을 만들어 종합연소시험을 할 예정이다. 올해 말에는 미세먼지 등 환경 관측에 특화된 천리안2B호 발사가 예정돼 있다. 내년 말로 예정된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발사를 위해 올해 궤도선 비행모델을 조립하고 우주환경시험을 할 계획이다.
그 외에 한국화학연구원은 올해가 주기율표 탄생 150주년, 세계 최대 화학 학술단체인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 창립 100주년을 맞아 화학 대중화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올 5월 20일 ‘세계 측정의 날’에 7개 기본 단위 중 4개(질량과 전류, 온도, 물질의 양)의 기준이 바뀌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을 생산 현장에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공정지능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윤신영 ashilla@donga.com·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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