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社 “콘텐츠 전달만 하는 바보가 되진 않겠다”

신동진 기자

입력 2019-01-09 03:00 수정 2019-01-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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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시대’ 사업영역 확대 착수
SKT, 美방송그룹과 합작사 설립… KT, 커넥티드카 서비스 등 준비
LGU+, 구글 등과 제휴 드론시장 공략


“더 이상 바보가 되지 않겠다.”

최근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행보를 요약하면 이렇다. 2011년부터 시작된 4세대(4G) 이동통신의 최대 수혜자는 구글과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같은 인터넷 기업이었다.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사용량)을 처리하려 매년 수조 원을 투자해 네트워크를 늘려온 통신사들은 단순히 남의 콘텐츠만 전송하는 ‘덤 파이프(Dumb Pipe·단순 전송수단)’로 평가받았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 통신사는 네트워크뿐 아니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율주행 등 다양한 솔루션을 함께 제공해 수익을 얻는 ‘스마트 파이프(Smart Pipe)’로의 변신을 시작했다.

SK텔레콤은 7일(현지 시간) 미국 지상파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각각 1650만 달러(약 185억 원)를 투자해 1분기에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방송망과 통신망의 융합이 가능한 디지털TV 방송 표준(ATSC 3.0)이 제정됨에 따라 20조 원 규모의 현지 차세대 방송 솔루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미국 전역에 173개 방송국과 514개 채널을 보유한 싱클레어는 가구 시청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다.

싱클레어는 SK텔레콤이 OTT에 적용한 실시간 스트리밍 기술 등 미디어 솔루션 역량을 높이 샀다. 통신사들은 5G 시대 국내 소비자들을 넘어 글로벌과 기업 간 거래(B2B)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하나의 통신망을 사용 목적에 따라 여러 개로 쪼개 쓰는 기술)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유연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5G 초기 주요 타깃도 공장, 로봇 등 기업 고객이다.

KT는 5G 상용화에 맞춰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카, 미디어, 클라우드 5대 영역을 중심으로 B2B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인터넷TV(IPTV) 분야에서 구글, 넷플릭스 등 해외 기업과 제휴를 맺고 드론 등 틈새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올해 ‘가전전시회(CES) 2019’에도 홀로그램, 초정밀지도(HD맵) 등 광범위한 기술을 공개했다.

통신사와 이종산업 간 합종연횡도 빈번하다. SK텔레콤이 국내 지상파 3사와 손잡고 넷플릭스에 대항할 OTT 통합법인 계획을 발표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케이블TV 인수를 추진 중이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스마트 파이프 전략의 일환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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