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감각보다 반응속도 빠른 5G… 국내기업 시장선점 드라이브

신동진 기자 , 황태호 기자

입력 2019-01-07 03:00 수정 2019-01-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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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세상 게임체인저 5G]‘초연결 시대’ 올해 본격 대중화

2020년 케이팝 오디션 예선 현장. 스케줄을 맞추기 힘든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아티스트들이 가상현실(VR) 공간에서 만나 리허설 무대에 섰다. 아일랜드 버스커,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와 팀을 꾸려 접속한 한국인 보컬 참가자 ‘보컬플레이’는 아리랑을 재해석한 곡을 협연해 첫 무대를 무사히 통과했다. 연습도 각각 자기 나라에서 VR 기기를 쓰고 VR 공간에서 만나 진행했다. 이들은 본선 때 처음 얼굴을 보기로 했다.

세계 각지에 흩어진 뮤지션들이 화음을 맞추는 가상 오디션이나 심사위원이 홀로그램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고 심사를 하는 광경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세계 각지에 사는 사람들이 같은 가상공간에 모여 스포츠 경기나 공연을 함께 보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현실화됐다. 이전 4세대(4G)가 모바일금융, 쇼핑, 게임 등 ‘손안의 인터넷’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었던 것처럼 ‘초연결’로 주목받는 5G 시대가 우리 일상으로 성큼 들어섰다.


○ 5G, 4차 산업혁명 시대 이끌 핵심 성장동력

5G는 지난해 12월 주파수 송출에 이어 공장, 로봇 등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 먼저 보급됐다. 3월 전용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일반 소비자들도 5G를 직접 체감할 수 있다.

3세대(3G)에서 4G로 넘어올 때 일반 소비자가 느낀 변화는 속도였다.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기술 덕분에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시대를 연 것이다. 5G는 4G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속도가 20배 빠르다. 2GB(기가바이트) 고화질 영상을 내려받는 데 1초면 충분하다.

속도 못지않게 주목할 것은 인간의 오감보다 빠른 5G의 반응속도(초저지연성)다. 5G의 반응속도는 0.001초로 신경 자극을 뇌가 인지하는 데 걸리는 시간(약 0.01초)보다 짧다. 아직 현실화하지 않았지만 서울에 있는 의사가 제주도 환자를 원격으로 수술할 수 있는 것도 초고화질 영상 전송과 로봇 조작을 시차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초저지연성 덕분이다. 무인자동차 센서가 도로 위 장애물을 인식하고 이 정보를 관제센터에 통보해 다른 자동차까지 제어할 수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도 5G 네트워크에서 가능하다.

국내 통신 3사는 이미 5G 구현 기술을 내놓았다. 프로야구와 골프에 360도 VR 라이브 방송을 접목하고 각종 데이터와 그래픽을 화면에 얹는 증강현실(AR) 입체 중계방송도 시작했다. 산업 현장에선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5G를 통해 원격조종하는 기술이 이미 적용됐다. 5G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핵심 성장동력인 셈이다.


○ 5G 주도권 전장이 된 ‘CES 2019’

5G의 초저지연성과 속도, 초연결성은 다양한 산업으로의 확장을 가능케 한다. 21세기의 산업지형도를 뒤바꿀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이유다. 이 때문에 정부와 기업의 관심도 온통 5G에 쏠려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해 첫 현장경영 행보로 자사 5G 장비 생산라인을 찾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 5G 자율주행 실험도시(K시티)를 방문한 것도 5G 시장이 열어줄 미래 시장의 가능성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는 5G 네트워크 구축에 수조 원을 투자하고 게임업계는 AR와 VR를 접목한 신작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화테크윈 등 보안업체들은 이동형 폐쇄회로(CC)TV 및 클라우드를 연계한 스마트시티 솔루션, LG CNS, SK C&C 등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5G가 창출할 사회경제적 가치가 2030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47조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19’에서도 5G는 핵심 키워드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모여 5G 관련 기술을 쏟아낼 예정이다. SK텔레콤의 ‘소셜 VR X 에브리싱’이 대표 사례다. 가상세계에 접속하면 케이팝 스타 등 다른 참여자와 함께 노래 부르는 것이 가능하다. AI에 홀로그램을 입힌 홀로박스도 데이터 양이 커서 4G에서는 구현되기 어려웠던 기술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스마트홈 서비스 외에 각각 헬스케어 시장을 겨냥한 발목 보조 로봇과 산업현장 근로자를 도울 허리근력 강화용 로봇을 공개한다. 이번 CES에서는 일부 제조사에서 5G 전용 스마트폰도 공개할 예정이다.

신동진 shine@donga.com / 라스베이거스=황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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