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서 가상 버튼 누르는 손짓만 하면…

동아일보

입력 2019-01-07 03:00 수정 2019-01-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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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솔리 센서’ 상용화 길 열려… 특정 주파수 이용해 손동작 파악
부가기기 착용 필요 없는게 장점


구글 솔리 센서의 작동원리를 묘사했다. 전파를 발사한 뒤 손에 맞아 되돌아가는 전파를 읽어 동작의 변화를 감지한다. 사진 출처 구글
구글이 미국 정부로부터 레이더 기반 동작 인식 센서인 ‘솔리 센서’의 허가를 받았다. 솔리 센서는 전파를 이용해 손동작(제스처) 등을 3차원으로 파악하는 기술로, 구글은 2015년부터 ‘프로젝트 솔리’라는 이름으로 이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에 앞서 구글은 57∼64GHz의 주파수 대역을 갖는 솔리 센서를 개발해 지난해 3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허가를 신청했지만, 페이스북이 비슷한 대역의 전파를 쓰는 다른 전자통신 기술에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해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구글은 지난해 9월 당초 신청한 것보다 낮은 주파수에서 솔리 센서가 다른 장비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기술적 보장을 함으로써 FCC 공식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구글로서는 솔리 센서 상용화할 길이 열린 것이다.

솔리 센서는 일종의 초미니 레이더다. 특정 주파수를 갖는 전자기파를 발생시키고, 이 전파가 손에 닿아 반사된 신호를 다시 수신해 이를 바탕으로 손의 동작을 입체로 인식한다. 이 방식은 가장 널리 이용되는 제스처 입력 기술인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손 부위 위치 인식 기술에 비해 위치나 형태를 구별하는 능력은 떨어진다. 하지만 동작의 변화는 빠르게 잘 인식하는 게 장점이다. 덕분에 허공에서 가상의 다이얼을 돌리거나 버튼을 누르는 등 손동작에 특화돼 있다.

황인욱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스마트UI·UX디바이스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집에서 흔히 쓰는 와이파이 공유기를 이용해 전파를 발사하고, 다른 안테나로 이를 수신해 사람의 큰 몸짓을 인식할 수 있다는 논문이 있다”며 “솔리는 이를 소형화해 손의 동작 인식에 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솔리 센서는 주파수가 2.4∼5GHz인 와이파이보다 주파수가 높아 파장이 짧은 전파를 쓰며, 밀리미터 수준의 작은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렇게 손동작을 이용한 입력 기기가 개발되고 있는 것은 편리함 때문이다. 황 선임연구원은 “제스처 입력을 위해 부가적인 기기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며 “특히 여러 사용자가 이용하는 환경에서 사용자가 바뀔 때마다 일일이 기기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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