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뒷면 착륙, 인공혈액 수혈… 새해 인류의 새 도전이 시작된다
동아일보
입력 2018-12-31 03:00 수정 2018-12-31 03:00
2019년 주목할 과학연구 10選
새해 첫날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는 태양계 최외곽 천체인 ‘울티마 툴레(MU69)’에 3500km 거리까지 접근할 예정이다.
해왕성 너머 카이퍼벨트에서 태양 주위를 295년에 한 바퀴씩 도는 이 천체는 지구에서 약 65억 km 떨어져 있다. 인류가 탐사선을 보낸 천체 중 지구에서 가장 멀다. 지구, 화성 같은 태양계 행성이 형성되고 남은 암석과 얼음 덩어리들로 이뤄진 카이퍼벨트의 천체를 가까이서 관측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시 상태의 태양계에 관한 새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과학자들의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특히 내년에는 역사상 처음 시도되는 다양한 과학 프로젝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인류는 또 어떤 도전을 하게 될까.
이달 초 중국이 발사한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는 내년 1월 3일 사상 최초로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에 착륙을 시도한다. 남극 에이트켄 분지에 위치한 본 카르만 크레이터에 착륙해 달 토양에 애기장대 같은 식물을 키우는 온실 실험도 최초로 수행할 예정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과 영국 자연환경연구회는 기후변화 연구를 위해 남극 대륙 5대 빙하 중 하나인 트웨이츠 빙하 일대를 탐사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내년 1월 출범한다. 빙하가 녹는 속도를 측정해 빙하가 완전히 붕괴되기까지 남은 시간을 예측한다는 계획이다. 빙하를 녹게 만드는 심층수를 관측할 무인잠수정과 센서를 장착한 바다표범도 동원된다. 유럽 연구진은 내년 말 남극 빙하를 뚫어 150만 년 전 공기를 담은 얼음코어를 찾는 시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얼음코어를 확보하면 고대 지구의 대기 환경을 직접 관측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지표면으로 들어오는 태양 빛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태양 지구공학’의 실증시험이 추진된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빛을 잘 반사하는 방해석(탄산칼슘) 미세입자를 상공 20km 성층권에 100g가량 살포해 반경 1km의 반사층을 형성한 뒤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빛의 감소량과 온도 변화, 미세입자와 대기 중 화학물질의 상호작용 등을 관측할 예정이다. 지구공학 실험을 실제 지구 환경에서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초로 인공혈액을 실제 환자에게 수혈하는 임상시험도 예정돼 있다. 일본 교토대는 내년 상반기 중 유도만능줄기(iPS)세포로 만든 인공 혈소판을 빈혈의 일종인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의 혈관에 주입한 뒤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iPS세포는 피부세포를 원시 배아 상태로 되돌려 만든 줄기세포다. 대량 증식이 가능해 혈액세포를 대량 생산할 수 있고 환자의 피부세포를 활용하면 거부반응 우려도 없다. 연구진은 올해 9월 일본 후생노동성의 허가를 받았다. 에토 고지 교토대 교수는 “헌혈 자체도 부족하지만 혈소판의 경우 헌혈과 수혈 과정에서 상당수 파괴된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iPS세포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 역시 내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월 13일에는 이스라엘의 비영리단체 스페이스IL이 민간 최초로 달에 착륙선 ‘스패로’를 보낸다. NASA도 ‘아폴로 11호’ 유인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내년 중 민간기업이 개발한 달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 록히드마틴과 에어로스페이스, 문익스프레스 등 개발 경쟁에 참여할 9개 기업을 선정했다.
NASA는 내년 말까지 우주비행사 2명을 처음으로 민간기업이 개발한 우주왕복선에 태워 우주로 보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민간 첫 유인 우주왕복선 후보로 떠오른 미국의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과 보잉의 ‘CST-100 스타라이너’는 각각 1월과 3월 사람을 태우지 않은 채로 시험비행에 나선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경우 3, 4월 화성 식민지 건설을 위한 차세대 재사용 로켓인 ‘빅팰컨헤비로켓(BFR)’의 추진체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첫 시험발사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예정된 우주 발사 계획은 민관 총합 173회로 역대 최다 연간 발사 횟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밖에 세계에서 가장 큰 지름 500m의 구면전파망원경인 중국의 ‘톈옌(天眼)’이 내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세계 과학자들은 톈옌을 이용해 고속전파폭발(FRB)과 성간물질에서 나오는 희미한 신호 등을 관측할 예정이다. 한편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필리핀 루손섬 등 동남아시아 섬 지역에서 고대 인류의 기원을 밝혀줄 다양한 화석을 많이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새해 첫날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는 태양계 최외곽 천체인 ‘울티마 툴레(MU69)’에 3500km 거리까지 접근할 예정이다.
해왕성 너머 카이퍼벨트에서 태양 주위를 295년에 한 바퀴씩 도는 이 천체는 지구에서 약 65억 km 떨어져 있다. 인류가 탐사선을 보낸 천체 중 지구에서 가장 멀다. 지구, 화성 같은 태양계 행성이 형성되고 남은 암석과 얼음 덩어리들로 이뤄진 카이퍼벨트의 천체를 가까이서 관측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시 상태의 태양계에 관한 새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과학자들의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특히 내년에는 역사상 처음 시도되는 다양한 과학 프로젝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인류는 또 어떤 도전을 하게 될까.
이달 초 중국이 발사한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는 내년 1월 3일 사상 최초로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에 착륙을 시도한다. 남극 에이트켄 분지에 위치한 본 카르만 크레이터에 착륙해 달 토양에 애기장대 같은 식물을 키우는 온실 실험도 최초로 수행할 예정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과 영국 자연환경연구회는 기후변화 연구를 위해 남극 대륙 5대 빙하 중 하나인 트웨이츠 빙하 일대를 탐사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내년 1월 출범한다. 빙하가 녹는 속도를 측정해 빙하가 완전히 붕괴되기까지 남은 시간을 예측한다는 계획이다. 빙하를 녹게 만드는 심층수를 관측할 무인잠수정과 센서를 장착한 바다표범도 동원된다. 유럽 연구진은 내년 말 남극 빙하를 뚫어 150만 년 전 공기를 담은 얼음코어를 찾는 시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얼음코어를 확보하면 고대 지구의 대기 환경을 직접 관측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지표면으로 들어오는 태양 빛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태양 지구공학’의 실증시험이 추진된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빛을 잘 반사하는 방해석(탄산칼슘) 미세입자를 상공 20km 성층권에 100g가량 살포해 반경 1km의 반사층을 형성한 뒤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빛의 감소량과 온도 변화, 미세입자와 대기 중 화학물질의 상호작용 등을 관측할 예정이다. 지구공학 실험을 실제 지구 환경에서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초로 인공혈액을 실제 환자에게 수혈하는 임상시험도 예정돼 있다. 일본 교토대는 내년 상반기 중 유도만능줄기(iPS)세포로 만든 인공 혈소판을 빈혈의 일종인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의 혈관에 주입한 뒤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iPS세포는 피부세포를 원시 배아 상태로 되돌려 만든 줄기세포다. 대량 증식이 가능해 혈액세포를 대량 생산할 수 있고 환자의 피부세포를 활용하면 거부반응 우려도 없다. 연구진은 올해 9월 일본 후생노동성의 허가를 받았다. 에토 고지 교토대 교수는 “헌혈 자체도 부족하지만 혈소판의 경우 헌혈과 수혈 과정에서 상당수 파괴된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iPS세포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 역시 내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월 13일에는 이스라엘의 비영리단체 스페이스IL이 민간 최초로 달에 착륙선 ‘스패로’를 보낸다. NASA도 ‘아폴로 11호’ 유인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내년 중 민간기업이 개발한 달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 록히드마틴과 에어로스페이스, 문익스프레스 등 개발 경쟁에 참여할 9개 기업을 선정했다.
NASA는 내년 말까지 우주비행사 2명을 처음으로 민간기업이 개발한 우주왕복선에 태워 우주로 보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민간 첫 유인 우주왕복선 후보로 떠오른 미국의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과 보잉의 ‘CST-100 스타라이너’는 각각 1월과 3월 사람을 태우지 않은 채로 시험비행에 나선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경우 3, 4월 화성 식민지 건설을 위한 차세대 재사용 로켓인 ‘빅팰컨헤비로켓(BFR)’의 추진체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첫 시험발사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예정된 우주 발사 계획은 민관 총합 173회로 역대 최다 연간 발사 횟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밖에 세계에서 가장 큰 지름 500m의 구면전파망원경인 중국의 ‘톈옌(天眼)’이 내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세계 과학자들은 톈옌을 이용해 고속전파폭발(FRB)과 성간물질에서 나오는 희미한 신호 등을 관측할 예정이다. 한편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필리핀 루손섬 등 동남아시아 섬 지역에서 고대 인류의 기원을 밝혀줄 다양한 화석을 많이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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