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고리 끊게… 벵골만 작은섬에 ‘ICT 다리’

신동진 기자

입력 2018-12-28 03:00 수정 2018-12-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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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에 해외 첫 기가마을… 인터넷 속도, 한국과 비슷해져
화상수업-진료… 온라인 직거래도


KT가 기가스토리의 첫 글로벌 파트너로 방글라데시를 택한 이유는 가난의 고리를 끊고자 하는 정부와 마을의 의지 때문이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는 2021년까지 중진국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수단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키워 국가 경제 발전의 2%를 견인하고 교육과 빈곤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디지털 방글라데시’ 정책이 KT의 마음을 움직였다.

해외 첫 ‘기가 아일랜드’로 선정된 모헤시칼리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400km 떨어진 벵골만의 작은 섬이다. 거제도 면적(362km²)의 땅에서 30만 명이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은 잎담배와 말린 생선, 소금 등을 도시로 팔았지만 손에 쥐는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마을에 하나뿐인 병원에는 의사가 부족했고 학교엔 선생님이 없어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4월 KT는 낙도와 육지를 연결해 줄 ‘ICT 다리’를 놨다. 마이크로웨이브 기술을 통해 기가급 속도를 구현하는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 사이트 하나를 여는 데 몇 시간이 걸리던 인터넷 속도가 이젠 한국(100Mbps)과 비슷해졌다.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빠르다. 마을 청년들이 현지 특산물을 온라인으로 직거래하면서 중간 마진이 없어져 수익이 이전보다 3배 많아졌다. 학교에선 주 3회 다카에 있는 선생님에게 화상으로 수업을 듣는다. 아플 땐 육지에 가지 않아도 간단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모바일 초음파기와 혈액분석기를 통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한 달 평균 150여 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KT 관계자는 “주민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도입한 ICT 솔루션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돼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까지 참여하는 ‘정부-기업’ 간 지역 경제 활성화 프로젝트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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