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우리 제품을 구매하면 만족해야 됩니다" 최태달 대우루컴즈 사장
동아닷컴
입력 2018-12-27 11:39 수정 2018-12-27 11:51
최태달 대우루컴즈 사장(출처=IT동아)
모든 완성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반드시 지켜야 할 요소들이 있다. 기본적인 성능·기능은 당연한 것이고 품질·가격·사후서비스 등 여러 내외적 기준을 만족시켜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세부적인 부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브랜드의 차이가 조금씩 드러나기도 한다.
흔히 중소기업 제품이라고 하면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이 떨어진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이런 편견을 깨고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대우루컴즈다. 다양한 가전·전자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대우루컴즈는 대기업 제품 못지 않은 인기를 얻는 제품도 상당할 정도로 인정 받고 있다. 기능이 타 동급 제품과 비교해 뛰어나다는 점도 있지만 내구성 또한 시장 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다.
품질은 쉽게 얻을 수 없는 노력의 산물이다. 생산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꼼꼼한 관리와 검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대우루컴즈는 어떻게 품질을 확보했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을까? 대우루컴즈에서 제조·서비스 부문장을 맡고 있는 최태달 사장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볼 수 있었다.
생산성과 기술력 모두 잡으려면 '품질' 중요
검증은 공장으로 넘어가 생산하기 전까지 4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대량생산 전 시제품을 소량 만든 뒤, 가혹한 테스트를 버틴 이후에서야 대량생산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을 보면 검증 과정은 대기업 못지 않다. 만에 하나 불량이 나오지 않도록 부품 선택 과정에서 품질과 성능을 철저히 따져본다. 작은 부품 하나라도 고장나면 결국 그 제품은 고장이 나기 때문이다.
이런 깐깐한 검증 및 테스트 과정을 거치게 된 이유는 '품질은 양보할 수 없다'는 대우루컴즈의 목표 때문이라고. 그 목표 위에 최태달 사장이 실제 환경에 특화된 검증 및 테스트 구성을 도입하며 개선을 거듭한 것이 지금의 생산 절차가 되었다.
그는 '1:10:100 법칙'을 언급했다. 개발 단계에 필요한 비용을 1이라고 한다면 공장 내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10, 완성 후 출고되는 순간부터 100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이야기다. 완성된 제품을 기업이 유지하는데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비춰진다. 대우루컴즈는 이 100의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생산 초기부터 예방·평가 비용에 많은 투자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노력은 하나 둘 성과로 이어졌다. 조달청의 '품질보증조달물품 인증' 평가에서 PC 업계 중 최고의 평가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품질평가원에서 방문해 꼼꼼한 관리 과정을 보고 매우 만족헸다고. 최태달 사장은 "과거 IBM이나 HP, NEC 등 글로벌 대형 바이어들과 OEM/ODM 생산 거래를 많이 하면서 그들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임직원의 동기부여 유지에도 심혈 기울여
까다로운 생산과 검증 과정에는 임직원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아무리 설비 자동화가 이뤄지더라도 검수하고 관리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꾸준히 목표를 달성하려면 수준 높은 기준과 제조 라인에 대한 정확한 이해 등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제조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수 많은 과정 중에서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지속적으로 누적되면 피로도가 쌓이게 되고 어느 순간 발생한 작은 실수 하나가 큰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최태달 대우루컴즈 사장(출처=IT동아)
최태달 사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직원 교육 프로그램과 복지 등에도 아낌 없는 지원을 통해 목표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매일 아침, 생산 라인에서는 불량 요소에 대해 소개하고 특이점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 문제를 숙지하도록 교육한다. 매주 월요일 아침에는 전국 서비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며, 매주 수요일 오후에는 연구소 개발엔지니어, 서비스 엔지니어 들과 함께 결과를 공유하고 문제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도록 유도한다. 대우루컴즈 임직원들은 월 1회 품질회의에 참석하여 상황을 공유한다. 이 외에도 전국 서비스 센터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주기적인 소집 교육도 진행한다.
임직원 개개인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원한다면 대학 교육과 온라인 화상 교육 등을 지원하며, 해외 교육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고객이 우리 제품을 구매하면 만족해야 됩니다. 우리는 그 이상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일부 제품 품질은 대기업 못지 않다고 자신합니다. 앞으로도 그런 평가를 받기 위해 정진해야 됩니다. 실패 비용 100을 0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든지 예방 비용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혁신 증명해 중소기업 편견 넘고 싶어
"배송과 설치도 고객과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제품을 전달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들을 수 있으니까요. 과거 우리는 배송은 택배사에 설치는 외부 업체에 도움을 받았어요. 소비자들이 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도 그들은 그냥 듣고 끝입니다.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아요. 칭찬이든 욕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발전을 위해서는 고객의 목소리에 하나하나 귀 기울여야 됩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대우루컴즈는 창고와 설비 기사 확충에 힘을 쏟고 있었다. 수도권에 물류창고를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충청·경북·경남·호남 등 지방 거점에도 물류창고를 확보해 지방 소비자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도록 했다. 이는 곧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직영 기사들이 직접 설치를 도와주며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어떤 상황인지 빠르게 알 수 있게 됐단다.
최태달 대우루컴즈 사장(출처=IT동아)
최태달 사장은 제품 하나라도 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물류 혁신을 시도하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현재는 3일 정도 소요되는 배송·설치 프로세스를 당일 단위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류혁신 그 이후에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대답은 정직했다.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어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것이다. 100년 이상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안정감을 유지하는 것 또한 목표라고. 소비자들이 품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을 넘어서고 싶다는 포부도 언급됐다.
"최근 해외 바이어들이 우리 기업을 자주 방문합니다. 이들을 많이 유치해서 기업을 키우고 싶은 목표를 시작으로 물류도 우리가 직접 통합해 운영하고 싶습니다. 동시에 후배들을 위해 100년 이상 가는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안전하게 가는 것도 중요하지요. 이 모든 것이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 때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만들어 가도록 더 노력해야겠죠."
잠깐이지만 대우루컴즈가 왜 품질로 시장의 인정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좋은 부품과 꾸준한 검증 및 관리도 필요하지만 임직원의 노력이 가미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꾸준히 보여주면 언젠가는 최태달 사장의 바람처럼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편견을 허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져 본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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