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 마무리 국면?…“단기·부정적 전망 지속”

뉴시스

입력 2018-12-24 16:36 수정 2018-12-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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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년간 이어온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드디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갈 것인가.

내년도 시장 전망이 부정적으로 흐르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체는 단기적으로 내년 설비 투자 폭을 줄이는 등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함께 5G 도입으로 기존에 없던 서버와 모바일 등에서 추가 수요가 일어나면서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반론을 내놓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3분기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도 가격하락이 계속된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에 최근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내년도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가 10%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PC·서버·특수 D램의 평균 가격이 10% 가량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 D램의 경우 5%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시장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내년 글로벌 D램 시장 규모를 1645억 달러로 올해보다 0.3% 축소된다고 예측했다.

주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투자 규모 하향 조정에 나섰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최근 발간한 ‘세계 팹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내년 반도체 장비 시장장은 557억8000만 달러로 올해보다 7.8%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SEMI는 올해 두 번 내년 반도체 장비 시장규모를 하향조정하면서 반도체 시장이 부정적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9월 보고서에는 7.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폭 조정한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한국 장비 시장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는 120억8700만 달러로 올해보다 34.7%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원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계획을 대폭 조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투자 규모를 조정하더라도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가 올해 컸기 때문에 내년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예년 투자 금액보다는 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도 내년 설비투자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반도체 시장이 어두울 것이란 분석에 힘을 보탰다.

마이크론은 2019년 1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설비투자 전망치를 기존 105억 달러에서 90~95억 달러로 조정했다. 이들은 시장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투자액을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해 향후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따라 추가적인 하향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국내 수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업계는 장기적인 업황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일로를 달려온 것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면서 였는데, 이같은 불균형이 해소되면서 단기적인 가격조정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내년도 5G 통신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새로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PC 시장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형성됐던 것과 달리, 현재는 서버·모바일 등 신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신규 수요도 꾸준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주요 업체의 공급이 꾸준히 증가했다. 단기적인 가격 하락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다소간 완화됐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 하반기부터는 다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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