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피해 물건 나르는 로봇… 5G가 바꿔놓을 미래형 공장

신무경 기자

입력 2018-12-21 03:00 수정 2018-12-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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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스마트공장 솔루션 공개

SK텔레콤은 20일 경기 안산에 있는 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서 5G를 접목한 다양한 스마트공장의 모습을 시연했다. SK텔레콤 직원이 부품 정보와 조립 매뉴얼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증강현실(AR) 안경을 쓰고 조립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20일 경기 안산에 있는 스마트제조혁신센터. 높이 1.5m, 가로 2m, 세로 1m 크기의 상자 모양 로봇(5G 다기능 협업 로봇)이 860m²(약 260평)의 센터 공간을 누비며 자동차부품(베어링)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3차원(3D) 센서가 장착된 로봇 팔이 부품을 집어 적재 박스에 쌓아 올렸다. 베어링을 담은 박스를 실은 로봇은 하적할 장소를 찾아 스스로 움직였다. 이 로봇은 내년 1분기 중에 자동차부품 기업 ‘셰플러’의 안산 공장에 도입될 예정이다.

5G 다기능 협업 로봇 옆에서는 어른 키 높이의 ‘5G 소형 자율주행 로봇’이 센터 곳곳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영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데이터센터로 보내 공장 맵(지도)을 제작하는 것이다. 로봇 앞에 사람이 지나가면 자동으로 움직임을 감지해 동작을 멈췄다. 두 로봇 모두 움직임과 반응 속도가 기존 4G 환경(30ms·밀리세컨드) 대비 6분의 1 수준(5∼10ms)으로 줄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SK텔레콤은 이날 5G가 바꾸어 놓을 ‘미래형 공장’의 특화 솔루션을 대거 공개하고 5G 네트워크, 데이터 분석 플랫폼, 단말 등을 함께 ‘하나의 묶음(올인원 패키지)’으로 제공하는 ‘5G 스마트공장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이미 제조 현장에 적용됐거나 내년 초에는 적용될 서비스들이어서 5G가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케 했다.

5G가 전 세계 제조업에서 2035년까지 약 3조3640억 달러(약 3801조3200억 원)의 경제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시장조사업체 IHS 마킷)되는 가운데 SK텔레콤은 스마트공장 도입 수요가 높은 국내 제조업체들에 올인원 패키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스마트공장 솔루션의 가장 큰 장점은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솔루션이 5G-인공지능(AI) 머신비전이다. 생산 라인을 지나는 제품을 1200만 화소 카메라가 다각도로 촬영(24장)해 5G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 사진을 서버의 고성능 AI가 판독해 제품에 결함이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국내 자동차부품 업체 명화공업은 11월부터 이 솔루션을 도입해 1인당 생산성을 최대 2배까지 올렸다. SK하이닉스 등 그룹사들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공장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신개념 솔루션도 공개했다. ‘5G 스마트 유연생산 설비’는 생산라인을 마치 블록(모듈) 쌓듯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일례로 사원증 등으로 활용되는 ‘스마트 태그’를 제조하기 위해 △부품 투입 △부품 조립 △완성품 제조 △마킹(이름과 센서를 기입) 작업 △불량 검수 △박스 포장 등 작업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모든 공정을 하나의 고정된 라인 형태로 구축해야만 했다면 5G 시대에는 각각의 공정을 높이 2m에 가로 1.5m, 세로 1m 크기의 박스 형태로 분절해 운용할 수 있다.

장홍성 SK텔레콤 IoT·Data 사업단장은 “생산 라인에 새로운 기능이 필요하면 모듈을 더하고 공정 시간을 단축하려면 모듈을 빼면 된다”며 “5G가 과거 유선으로 연결되던 공정이 무선화되면 ‘한 번 설비를 구축하면 조정이 어렵다’는 공장의 개념이 보다 유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5G 스마트공장 규격 표준화 작업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하고자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등 19개 기업 및 기관과 함께 ‘5G 스마트팩토리 얼라이언스’를 출범하기로 했다.

안산=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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