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 스타트업] 종달랩 성종형 대표 "개발자가 동대문시장과 만나 키워낸 꿈"

동아닷컴

입력 2018-12-19 10:29 수정 2018-12-1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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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창업은 이제 새로운 흐름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ICT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 미국 상장 기업 중 상위 10개 기업 안에 포함되어 있다. 네이버(NHN), 카카오 등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안정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 대학들도 스타트업 육성과 사업화 지원, 보육 등을 위해 힘을 쏟는다. 특히, 동국대학교(이하 동국대)는 '창업' 육성에 힘써 창업 선도 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 1999년 중소기업청(現 중소벤처기업부, 이하 중기부)으로부터 창업보육센터(BI사업)로 지정 받은 뒤 2009년 경기도 고양시에 동국대 바이오 메디 캠퍼스(BMC)를 설립, 바이오특화 창업보육센터(BI사업)로 지정 받았다. 또한, 기술창업학교 지원사업,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 TBI(신기술창업보육사업) 주관기관 선정 등 오랜 기간 다양한 창업 관련 사업을 운영하며 창업지원 인프라 기반도 조성 중이다.

동국대 서울 창업보육센터 전경(출처: 동국대 창업지원단)

현재 서울 창업보육센터는 중기부의 창업보육센터 운영지원사업과 보육역량 강화사업을 운영 중이며, 고양 창업보육센터는 경기도 창업보육센터 운영지원사업, 고양시 창업보육센터 운영지원사업, 고양시 맞춤형 일자리창출 공모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국대는 중구청과 함께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 사회적 기업가 육성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코워킹 스페이스로 충무로 지하보도를 활용한 충무창업큐브와 동국대 충무로영상센터를 활용한 상생플러스스페이스 등도 지원 중이다.

동국대 고양 창업보육센터(출처: IT동아)


이에 IT동아는 동국대 서울 창업보육센터를 찾아 입주 스타트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하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는 의류부자재 디자인과 유통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종달랩의 성종형 대표 이야기다.

라벨, 지퍼, 액세서리… 의류부자재를 아시나요?

IT동아: 종달랩 소개를 부탁드린다.

성종형 대표(이하 성 대표): 종달랩은 의류부자재 디자인과 유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부자재를 파는 사람들'의 줄임말 '부파사(bupasa)'를 운영 중이다. 의류부자재란, 옷을 만들 때 필요한 부속 자재를 말한다. 지퍼나 단추, 끈, 라벨, 지퍼, 레이스, 와펜, 금속, 벨트, 실, 핫픽스, 리본, 테이프, 밴드, 스토퍼 등이 대표적이다.

종달랩 성종형 대표(출처: IT동아)

처음에는 의류부자재에 관심이 없었다. 아마 의류부자재라는 말을 처음 듣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웃음). 종달랩을 창업하기 전에는 개발자였다. PDA, 스마트폰, PC 등 다양한 앱을 개발했다. '카드특송 PDA', 'CJ대한통운 택배 앱', '도로공사 모바일 앱', '보행자용 네비게이션 뚜벅이맵', '지하철노선도', 'SK Tmap API 개발 및 운영배포' 등을 진행했었다.

그렇게 개발자로 일하다 잠시 쉬는 기간에 처제가 동대문시장에서 라벨을 판매하는 부자재 매장 일을 돕게 됐다. 당시에도 의류부자재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를 때였다. 일을 도우며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과 생각보다 수요가 높은 제품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았고. '이게 돈이 되나?'라는 생각은 조금씩 바뀌었다.

IT동아: 맞다. 기자도 의류부자재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

성 대표: 매장 일을 함께 하면서 처제에게 온라인 판매를 권유했다. 처제는 반대부터 했다. 이전에 알고 있던 지인이 온라인 판매를 시도했지만, 실패만 했다는 이유를 덧붙이면서. 의류부자재 판매는 대부분 매장마다 연결된 생산 공장의 네트워크가 끈끈해 확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그래서 더 도전해보고 싶었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온라인 판매가 안되겠는가. '한번 해보겠다'고 결심한 뒤 2016년 10월 종달랩을 창업했다. 돌이켜보면, 무턱대고 시작한 셈이다. 의류부자재 온라인 판매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했고, 다행히 NIPA 지원사업 중 하나로 선정되어 초기 개발자금을 받을 수 있었다. 바로 팀 빌딩을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아무래도 동대문시장의 처제 라벨 매장과 연계한 라벨 판매를 첫 주요 상품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다양한 의류부자재(출처: 부파사 홈페이지)

의류부자재 생산 공장과 구매자를 연결한다

IT동아: 세탁정보 등이 적혀 있는 라벨을 말하는 것인가.

성 대표: 맞다. 그런데, 세탁정보를 적는 라벨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어느 정도 표준 정보가 적혀 있는 라벨과 구매자가 필요에 따라 직접 디자인하는 라벨이다. 기성 라벨과, 제작 라벨…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제작 라벨은 구매자마다 원하는 크기, 내용, 재질 등이 다르다. 처제 매장에서 라벨을 사가는 손님들도 이 부분을 가장 어려워한다. "가로 길이를 더 크게 해주세요. 문구는 이런 폰트로 작성해 주시고, 재질은 천으로 부탁드립니다. 아, 색상은 흰색이 아닌 빨간색으로 부탁드려요"라는 식이다. 설명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어렵고 힘들다.

디자인을 직접 가져오는 경우도 있는데, 구매자가 원하는 것을 모두 해줄 수 있는지는 모른다. 공장에 따라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라벨을 온라인에서 어느 정도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표준 규격으로 디자인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라벨부터 시작해 조금씩 다른 의류부자재로 품목을 넓혀 나갔다. 수요자와 구매자를 보다 쉽게 연결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생각해달라.

웹 기반 벡터 이미지를 통해 맞춤 제작을 지원하기 시작했다(출처: 종달랩)


IT동아: 의류부자재를 다루는 온라인 마켓이 전혀 없는 것인지.

성 대표: G마켓, 11번가, 쿠팡 등에 의료부자재를 판매하고 있기는 하지만, 자세한 카테고리가 없다. 의류에서 검색을 시작해 '기타' 카테고리로만 들어가야 발견할 수 있다. 라벨 하나에도 수많은 디자인이 필요한데, 다른 품목과 함께 섞여 있는 상황이다. 옷 앞면이나 뒷면에 부착하는 액세서리도 구매자마다 다양한 디자인을 요구한다. 레이스, 지퍼, 하다못해 단추도 정말 많은 종류가 있지 않은가. 매장에 있으면, 옷을 제작하는 디자이너들이 단추 하나를 표본으로 가져와 그걸 변형된 디자인으로 바꿔주는 걸 몇 번씩 설명하는게 현실이다.

IT동아: 음… 확실히 그렇다. 단추 하나가 떨어졌을 경우 예비 단추가 없으면 똑 같은 단추를 찾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성 대표: 그렇게 현장에서 불편하게 느끼는 것들을 하나씩 고쳐 나갔다. 디자이너들이 많이 사용하는 일러스트레이터 파일을 받을 수 있도록 적용했고, 웹 상에서 바로 편집할 수 있는 툴도 업데이트했다. 또한, 공장에서 제작할 수 있는 표본을 분류(두께, 재질 등)해 바로 완성품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종달랩이 추구하는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점(출처: 종달랩)

다음 단계는 인공지능 딥러닝 이미지 검색

IT동아: 어느새 창업 2년이 지났다. 실제 제품을 판매하며 시작했으니, 매출이 있었을 텐데.

성 대표: 처음 3명이서 시작해 현재 6명이 함께하고 있다. 기획과 마케팅 직원을 곧 충원할 예정으로 정직원은 8명으로 늘어난다. 창업한 당해(2016년) 매출은 300만 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1억 원, 2018년 3억 5,000만 원을 예상 중이다.

초기 현장과 공장을 연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의류부자재 매장마다 연결된 공장의 관계가 상당히 끈끈해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 어려웠다. 신뢰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올해 1월부터 매일 동대문시장 의류부자재 매장을 한번씩 방문했다. 처음 본 매장이 있으면 들어가서 서비스를 설명하고, 무슨 일이 없어도 그냥 찾아갔다. 그렇게 동대문시장 시스템도 알아가면서 하나씩 네트워크를 넓혀 여기까지 왔다.

딥러닝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종달랩(출처: 종달랩)

구매자를 위한 기능도 계속 개발하고 있다. 다음 기획은 '딥러닝 이미지 검색 서비스'와 '맞춤 에디터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의류부자재 플랫폼'이다. 일종의 검색 시스템이다. 앞서 언급했듯 의류부자재를 찾는 구매자의 요구는 천차만별이다. 이에 필요로 하는 제품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가장 유사한 제품을 이미지 검색해 찾아주는 기능이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사진을 올리면 제품을 찾아주는 앱도 개발 중이다. 내년 2월이면 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2000년대 IMF 시절, 컴퓨터 시장을 '다나와'가 개척했다. PC 부품과 조립방법, 정보 등을 폭넓게 제공해 지금의 다나와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종달랩은 다나와처럼 의류부자재를 쉽게 검색하고,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개발할 생각이다. 앞으로도 우리 종달랩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종달랩 성종형 대표(출처: IT동아)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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