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스마트폰 위치정보로 개인 사생활 낱낱이 파악 가능”
뉴시스
입력 2018-12-11 10:48 수정 2018-12-11 10:50
스마트폰 이용자의 위치정보를 기록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이용자의 위치를 2초 간격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이 기록이 이용자 동의없이 판매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NYT는 리사 마긴이라는 46세의 수학교사의 움직임을 추적한 결과를 전했다. 마긴은 뉴욕주의 집에서 아침 7시에 더나 중학교로 14마일(약22.5Km)을 이동해 그곳에서 학교가 끝날 때까지 머물렀다. 데이터베이스에는 이 이동자가 마긴이란 것이 포함돼 있지 않으나 NYT는 어렵지 않게 마긴이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앱은 마긴이 체중감량 모임에 참석했고 가벼운 치료를 위해 피부과를 방문한 것도 기록했다. 이어서 마긴이 개와 함께 산책하면서 전 남자친구 집에 머물렀음을 보여줬다. 이같은 정보는 마긴을 놀라게 했다.
마긴은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상세한 사생활 정보가 상세하게 노출돼 놀랐다”고 말했다.
NYT는 이 사례를 통해 앱이 이동 정보를 추적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스마트폰이 모든 부문에 사용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의 일상생활 정보를 낱낱이 파악하는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가 조사한 바로는 최소한 75개 회사가 익명이지만 정확한 위치 정보를 앱으로부터 받아서 이용자에게 지역 뉴스와 날씨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지난해 등록 전화의 절반에 달하는 200만대의 이동전화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회사들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는 놀라울 정도로 상세하고 정확하게 사람들이 이동하는 것을 몇 미터 단위로 추적할 수 있고 하루 1만4000번 업데이트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회사들은 이들 정보를 광고회사, 소매점, 헤지펀드에게 판매하거나 이용, 분석하고 있다. 이 정보 시장은 매우 활성화되고 있어 올해 210억달러(약 23조7000억원)에 달한다. 기업들은 자신들은 패턴에만 관심이 있지 신원정보에는 관심이 없으며 위치정보는 특정인의 이름이나 전화번호에 연결되지 않고 별도의 ID에 연결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데이터배이스 접근이 가능한 사람은 이용자의 동의없이 특정인의 위치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인의 공개돼 있는 주소를 알면 그 사람이 밤에 집에서 머무는 동안 사용하는 전화번호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따라서 그 번호와 그 번를 가진 사람의 이동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체들은 이동전화 이용자가 위치 정보 서비스 사용에 동의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보유한 데이터는 공정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동의를 받는 과정이 불완전하고 오해를 일으키기 쉽도록 돼 있다. 이동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교통 정보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히는 앱의 경우 그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판매한다는 것을 밝히지 않는다. 그같은 사실은 모호한 개인정보보호정책 표시문구에 숨겨져 있기 일쑤다.
NYT는 이동정보 산업이 앱을 개인화하고 타깃 광고를 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 시작했으나 이미 정보 수집과 분석 기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매점들은 이동정보 회사에게 자신의 고객과 경쟁사 고객의 정보를 추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동정보회사 그라운드투루스사의 엘리나 그린스타인은 지난해 한 웹 세미나에서 건강 식단을 검색하는 특정인이 실제로는 패스트푸드 식당에 자주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음을 밝히고 “우리는 특정인이 어디에 머물렀고 어디로 갔는지에 토대로 그가 다음에 무슨 일을 할 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들은 특정회사의 재무보고서를 입수하기 전에 투자 결정을 내리는데 이동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공장 사무실에서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지 아니면 소매점에 많이 가는지를 알고 투자처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의료시설 이용 정보는 가장 문제가 되는 정보다. 광고회사 텔올디지털사는 응급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개인 부상 전문 변호사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회사 운영 책임자 빌 카키스는 “ 소설 ‘1984년’에 나오는 삶 속에 우리는 이미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교도소, 학교, 군사기지, 핵발전소, 심지어 범죄 현장까지 데이터베이터에서 확인이 가능한 것으로 NYT는 분석했다. 또 파이지컬 앤드 세이프그래프사는 2017년 대선 취임식에 참석한 사람들의 이동을 추적했는데 트럼프 대통령 주위에 있는 사람들 이동전화가 통신상태를 체크하는 중으로 표시돼 있었다.
인기있는 앱 가운데 1000개 이상이 위치 정보회사의 이동 정보 코드를 활용하고 있으며 구들 안드로이드 시스템의 앱은 1200개의 앱이 이동정보를 사용하는 반면 애플 아이폰은 앱은 200개만이 사용하고 있다.
이동정보의 활용이 널리 확산되면서 안전하게 관리되는지 여부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동 정보 회사들은 이용자들이 개인화서비스, 보상, 할인 등의 대가로 정보를 수집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주차장을 검색하거나, 날씨 예보를 하는 용도로 위치 정보를 제공했지 자신의 정보를 다른데 사용할 것이라는 것을 통지받지 않았다고 말한다.
NYT가 분석한 17개의 정밀 위치정보 제공 앱 가운데 아이폰 앱 3개와 안드로이드 앱 1개만이 위치정보가 광고에 이용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나마 동의 과정에서 광고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것은 거의 없고 개인정보보호정책 안내문에 이를 포함시켜 이용자가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욱이 개인정보보호정책에도 이용 방식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경우는 없으며 사업상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식의 모호한 말로 표시돼 있을 뿐이다.
현재는 업체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보호 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규제하는 법률은 아직 없다.
이동정보를 수집하는 회사들은 이 정보를 판매하거나 위치정보 기반 광고에 이용함으로써 돈을 벌고 있다. 특히 타깃광고에 위치정보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동전화 광고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위치정보 기반 광고를 주도하고 있다. 두 회사는 자체 앱을 통해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규모 회사들이 위치정보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 산업은 2020년 2억5000만달러(약 2824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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