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섬유개발硏 “산업용 융합섬유 개발해 미래 먹거리 발굴”

장영훈 기자

입력 2018-11-27 03:00 수정 2018-11-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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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연구기관-中企와 수년간 협력… 내진보강재 등 융합섬유 개발 박차
고부가가치 부직포 소재 개발 등 대구시-경북도와 신사업 기획도


26일 대구 서구 중리동 한국섬유개발연구원 1층 산업용 섬유제품 전시관에서 복진선 산업소재연구본부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연구원들이 최신 개발 제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공
대구 경북의 섬유산업이 원단 생산과 염색 가공 중심에서 부가가치가 큰 산업용 섬유 구조로 성장하고 있다. 섬유 연구기관과 중소기업이 수년간 협력해 자동차와 전기, 전자, 환경, 에너지, 토목, 건축 등에 쓰이는 융합 섬유를 개발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섬유를 ‘미래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좋은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과 산업용 섬유 전문 기업 한국세폭(대구 달서구)이 지난해 개발한 건축 내진(耐震) 보강재는 기관과 기업 간 협업의 대표 사례다.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슈퍼섬유 수요 연계 강화 사업’에 선정돼 3년간 연구해 얻은 성과다. 이 제품은 최근까지 21억9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슈퍼섬유의 하나인 파라아라미드(p-Aramid)를 활용해 만든 내진 보강재는 건물을 지을 때 콘크리트 구조물에 감아주면 지진에 견디는 강도를 높일 수 있다. 파라아라미드는 철보다 5배 이상 강하면서 섬유의 특성인 유연성을 갖췄다. 기둥과 벽면, 다리, 굴뚝, 상수도관, 터널 등 다양한 건축물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섬유개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슈퍼섬유 수요 연계 강화 사업에 참여한 기업은 77곳이다. 이 기간에 올린 매출은 700억 원, 신규 고용 인력은 약 110명에 이르렀다. 현재 사업화가 활발한 제품은 무인 농약 살포용 경량보트와 파라아라미드 스피커 댐퍼(충격이나 진동을 줄이는 장치), 의료용 원사(原絲), 타이어 직물, 철강 운송용 벨트 등이다. 올해는 추가로 기업 21곳이 전기, 전자, 자동차 산업의 첨단 부품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섬유개발연구원이 2013년부터 산업부의 지원을 받아 추진하고 있는 ‘습식 공법의 복합 부직포 기반 구축’ 사업은 산업용 섬유 인프라 확충에 기여하고 있다. 부직포는 열접착 방식 혹은 화학 약품을 사용해 섬유 원단을 접착시키거나 엉키게 해 만든 직물이다. 기저귀와 물티슈 등 위생용품뿐 아니라 자동차 내외장재, 국방 섬유, 산업용 필터, 전지 분리막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산업용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로 꼽혀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현석 섬유개발연구원 산업소재연구본부 슈퍼섬유사업팀장은 “현재 부직포 연구개발 장비와 테스트베드(시험 환경) 인프라를 구축해 산업용 섬유 기업의 기술 역량을 높이고 있다”며 “자동차 부품 등 다른 산업에 꼭 필요한 융·복합 소재 개발을 통해 동반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섬유개발연구원은 대구시, 경북도와 함께 고부가가치 부직포 소재 개발과 중소기업 대상의 핵심 기술 지원을 위한 신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국내 부직포 산업은 다방면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원천 기술 확보와 신제품 개발을 통한 구조 고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복진선 섬유개발연구원 산업소재연구본부장은 “부직포를 포함한 산업용 섬유는 선진국들이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만큼 미래 가치가 큰 산업”이라며 “섬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입 소재를 국산화하기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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