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게임을 모바일로… ‘게임 코리아’ 부활하나

신무경 기자

입력 2018-11-09 03:00 수정 2018-11-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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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빅3’
리니지-바람의나라 등 대표작, 모바일 전환… 내년 30여종 선보여
비디오게임기용 게임도 준비… 주춤했던 게임산업 회생 주목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빅3’ 게임회사들이 내년에 많게는 30여 종의 신작을 ‘대방출’한다. 올 한 해 주춤했던 게임산업이 내년에 출시될 게임들을 발판 삼아 다시 살아날지 주목된다.


○ 엔씨소프트, 내년에 5종 대거 출시

“리니지와 블레이드&소울, 아이온을 모바일에서 3차원(3D) 그래픽으로 완벽하게 재탄생시키겠다.”(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는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에 리니지2M, 아이온2, 블레이드&소울M, 블레이드&소울2, 블레이드&소울S 등 모바일 신작 5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가 한 해에 신작 5종을 쏟아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은 엔씨소프트의 성장을 견인하는 대표 지식재산권(IP)들이다.

김 대표는 “과거 PC 버전 블레이드&소울을 만들 당시, 일각에서는 온라인게임 특성상 끊김 현상이 발생해 ‘액션(생동감)’을 구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지만 우리는 해냈다”며 “통신 환경이 더 복잡한 모바일에서도 실감나는 대형 전투와 액션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엔씨소프트는 대표 IP들을 모바일뿐 아니라 콘솔(비디오게임기)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모바일로 게임을 하다 PC나 콘솔 등에서 바로 이어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전날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엑스박스(MS의 콘솔),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협업을 논의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전용 게임도 준비하고 있다.

넥슨, 넷마블도 내년에 올해보다 더 많은 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넥슨은 1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에서 내년 이후 출시할 신작 14종을 선보인다. 넥슨이 준비 중인 게임은 바람의나라, 크레이지 아케이드, 마비노기 등 1990∼2000년대에 출시됐던 IP들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이다. 넷마블은 내년 이후 쿵야 캐치마인드, 극열마구마구 등 기존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10여 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 내년 신작 풍년… 침체된 산업 이끌까

한편 넷마블은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매출이 5260억 원, 영업이익이 6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6%, 39.8% 줄었다고 밝혔다. 넥슨은 전년 동기 대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 4% 늘었지만 2분기까지만 해도 실적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게임업계 빅3는 내년에 신작을 대거 내놓으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으나 여전히 넘어야 할 벽은 높다. 게임사 직원의 과로사, 자살과 같은 일련의 사건사고로 정보기술(IT) 노동자의 근무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되는 등 노동 환경이 변화했다. 또 중국에서 판호(라이선스)가 나오지 않아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수출 시장이 막혀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선전하고 있는 중국 게임과의 경쟁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와 함께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기보다는 PC에서 성공한 IP를 모바일 버전으로 재활용해 이용자들의 피로감이 쌓인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려는 사회적 움직임과 모바일 셧다운제 도입, 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11조 원을 웃도는 게임산업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정부도 게임업계 환경에 맞는 노동 환경 규제를 보다 더 고민하고, 중국 판호 획득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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