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영토 확장나선 포털… 유통기업 “수兆 투자” 맞불

신무경기자

입력 2018-11-06 03:00 수정 2018-11-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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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톡 스토어’ 전업체에 개방
네이버, 모바일 쇼핑섹션 전진배치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온라인 사업 분할 등 디지털 강화


‘한국판 아마존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네이버와 카카오가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막대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온라인 쇼핑 분야로 영토를 빠르게 확장하고 나섰다.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 그룹까지 넘볼 기세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 기업들도 디지털에 수조 원대의 투자를 발표하는 등 반격에 나서면서 e커머스 시장의 ‘왕위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 네이버·카카오 쇼핑 전진 배치

5일 카카오는 다음 달 1일부로 카카오톡 선물하기, 쇼핑하기(톡스토어, 파머), 장보기, 스타일 서비스 등 커머스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카카오커머스로 분사한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카카오톡 플랫폼 내에서 의류, 잡화, 식품 등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 ‘카카오톡 스토어’ 입점을 지난달부터 중소상공인을 포함해 모든 업체에 개방한 점이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오픈마켓’ 사업 진출을 선언한 셈이다.

네이버도 현재 베타서비스 중인 모바일 앱 개편을 통해 쇼핑 섹션을 전면 배치했다. 네이버 쇼핑 전용 온라인 페이지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한 중소상공인 20만 업체의 상품이 더 잘 노출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네이버는 2014년 스토어팜(현 스마트스토어)을 열면서 사실상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 소셜커머스, 오픈마켓은 침울

정보기술(IT) 기업들은 플랫폼 영향력뿐만 아니라 ‘간편결제’ 기능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입지를 두텁게 하고 있다. 검색하고 상품 선택 후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가 되는 네이버페이는 편의성 덕에 올해 3분기(7∼9월) 현재 전년 동기 대비 51.1%(IT플랫폼 매출) 성장했을 정도다.

네이버, 카카오의 이 같은 공세에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와 이베이코리아(G마켓, 이베이), 11번가 등 오픈마켓들은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차츰 밀려나는 분위기다. 소셜커머스 3사는 지난해 모두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소셜커머스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해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얻는 기존 방식에서 물건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 유통기업, 디지털에 조(兆) 단위 투자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등도 디지털 강화에 역량을 쏟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과 유통기업은 각자의 강점이 확실하지만 네이버, 카카오가 시가총액 기준(지난해 말 기준 각각 28조6752억 원, 9조3035억 원)으로는 신세계그룹(12조1640억 원), 현대백화점그룹(7조3968억 원)을 웃도는 등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한국판 아마존을 표방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해외투자운용사로부터 1조 원을 투자받고 신세계와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을 물적 분할해 새로운 온라인 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을 현재의 5배인 10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포부다.

롯데그룹은 e커머스 사업에 5년간 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근 e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하고 IT 인력을 대거 채용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아마존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운용하는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미래형 유통매장 구현을 위한 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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