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집트 ICT산업-수에즈 운하에 ‘기가 날개’ 달았다

서동일 특파원

입력 2018-10-31 03:00 수정 2018-10-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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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기가 와이어 개통식-시연

29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이집트 기가 와이어 개통식’에서 황창규 KT 회장(가운데)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윤여철 주이집트 한국대사(왼쪽)와 이집트 정보통신기술 기업 GGTT의 무함마드 루슈디 회장도 참석했다. KT 제공
KT가 인터넷 평균 속도가 한국의 5% 정도에 불과한 이집트에서 기가 와이어(GiGA Wire·전화선 기반 초고속 전송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KT는 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KT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KT는 29일(현지 시간) 카이로에서 ‘이집트 기가 와이어 개통식’을 열었다. 기가 와이어는 전화선을 기반으로 초당 1기가비트(Gb)의 인터넷 속도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집트는 도심 곳곳에 피라미드, 스핑크스 같은 유적지가 많아 광케이블 설치 등 인프라 구축에 제약이 많다. 유적지를 훼손하지 않고 네트워크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기가 와이어 기술이 필수적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이날 “한 국가의 ICT 산업 성장은 네트워크 인프라와 사람들의 요구가 맞물릴 때 시너지가 크다”며 “10, 20대 인구 비율이 높은 이집트가 빠른 인터넷 환경에 대한 갈증이 높은 만큼 기가 와이어라는 인프라를 통해 유통·금융·보안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만들어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T가 현지 기업 GGTT와 체결한 100억 원 규모의 기가 와이어 솔루션 공급 계약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T는 협력사 유비쿼스와 기가 와이어 솔루션을 공동 개발했다. 유비쿼스는 기가 와이어 이집트 수출에서 장비 생산, 기술 지원 등을 맡는다.

이날 개통식에서 기가 와이어 솔루션을 적용해 시연한 인터넷 최고 다운로드 속도는 992Mbps(초당 메가비트)로 나타났다. 이집트는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우버뿐 아니라 각종 배달 및 중고거래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용될 정도로 ICT 관련 산업이 발달해 있다. 그러나 인터넷 환경은 상당히 뒤처져 있었다. 이집트의 인터넷 속도 순위는 세계 131위다. 매년 국가별 모바일·인터넷 속도를 측정해 공개하는 조사업체 우클라에 따르면 이집트 인터넷 평균 속도는 한국의 5%, 세계 평균의 13.6%에 불과하다.

이날 KT는 또 이집트 수에즈운하청(SCA)과 이집트 기업 GGTT와 함께 수에즈 운하 스마트 인프라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SCA는 2015년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 옆에 72km 구간의 새 운하를 개통한 뒤 운하 주변 용지를 산업단지 항구 조선소 교육시설 등을 갖춘 복합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황 회장은 “수에즈 운하에 유무선 통신 인프라 고도화뿐 아니라 스마트 에너지 사업, 보안 솔루션 등을 공급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며 “수에즈 운하 스마트시티 조성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가 와이어 개통식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황 회장은 “내년 초 피부로 느껴지는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들을 선보일 것”이라며 “2019년 KT는 단순 네트워크 사업자에서 진정한 플랫폼 사업자로서 구체적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5G 기술은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들을 한자리에 엮어 개인과 기업, 공공기관에 제공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최근 모바일을 기초로 한 산업 변화가 주로 ‘연결’에 집중돼 왔다면, 황 회장은 KT 5G 기술을 바탕으로 에너지·보안·미디어·쇼핑 등 다양한 산업 영역 위에 ‘플랫폼’이라는 지붕을 짓는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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