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가리니 전략이 보인다. 전략 게임 필수 요소가 된 전장의 안개

동아닷컴

입력 2018-10-24 16:21 수정 2018-10-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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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전쟁 역사를 보면 압도적인 병력이 갑작스런 적의 매복 공격에 의해 전멸하는 사례를 흔히 발견할 수 있듯이, 전투에서 시야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16세기 스페인 제국과 잉카 문명의 전쟁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력의 차이가 있다면 모를까, 전쟁이란 결국 적의 병력을 파악한 뒤, 그보다 많은 병력을 준비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지형에서 싸우는 것이 필승 전략이기 때문이다. 정찰을 통해 적의 전력과 지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아무리 많은 병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흔한 매복 전략에도 당할 수 있다.

이처럼 시야의 중요성은 현실의 전쟁 뿐만 아니라 이용자간의 대결을 중심으로 하는 게임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등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해봤다면 익숙하게 봤을 전장 안개(포그 오브 워)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워크래프트2 플레이 이미지(출처=게임동아)

1977년 월터 브라이트가 개발한 엠파이어에서 처음 등장한 전장 안개는 아군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을 안개로 가려서 정보를 알 수 없도록 만드는 시스템으로, 블리자드가 워크래프트2에서 한번 가본 곳이라도 계속 시야를 확보하지 않으면 정보가 가려지는 반투명 회색 안개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한 이후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 유닛의 상성이 중요한 전략 시뮬레이션에서는 상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안개를 지워주는 맵핵을 쓰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비난을 받는 것만 봐도 시야가 얼마나 중요한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출처=게임동아)

또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뿐만 아니라 상대의 움직임 파악이 중요한 대결 중심의 게임들은 대부분 전장 안개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AOS 게임의 대표 주자인 리그오브레전드에서는 전장 안개 시스템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시야를 밝히는 와드, 그리고 시야 와드의 위치를 파악하게 해주는 제어 와드까지 시야 싸움을 한층 더 복잡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치럼 전장 안개가 필수 요소로 자리잡은 PC온라인 전략 게임과 달리 모바일 전략 게임 쪽에서는 전장 안개 시스템을 도입한 경우가 많지 않다. 모바일 전략 게임도 PC온라인처럼 이용자간 대결이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작은 화면과 터치 조작 방식 때문에 섬세한 조작이 어려워, 실시간 유닛 컨트롤 개념을 도입한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많은 이용자들이 동시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영토 전쟁을 벌이는 것은 맞지만, 세부적인 유닛 컨트롤 없이 지휘자 스킬과 병력 차이를 통해 승패를 가리는 예전 웹게임을 발전시킨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SNG와 실시간 전략을 결합시킨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이 성공을 거둔 뒤부터 모바일 전략들도 실시간 전략 대결을 차츰 도입하고 있어, 전장 안개가 모바일 전략 게임의 새로운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숫자 싸움이 아닌 유닛 컨트롤 영역으로 넘어가면 전장 안개가 전략의 다양성을 엄청나게 넓혀줄 수 있기 때문이다.

클래시오브클랜(출처=게임동아)

특히, 곧 출시를 앞둔 네시삼십삼분의 매드로켓 : 포그 오브 워(포그 오브 워)는 부제에 포그 오브 워를 붙일 정도로 전장 안개를 게임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매드로켓은 클래시오브클랜처럼 SNG와 실시간 전략을 결합한 게임으로, 아군 영지를 발전시켜 병력을 생산하고, 다른 이들의 영지를 침략해 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전장 안개 개념을 도입해 전략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매드로켓(출처=게임동아)

기존 클래시오브클랜 류의 게임에서는 적의 영지를 침략하면 영지 방어 시설 배치 상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한 유닛을 중심으로 취약 지점을 집중 공략하면 승리할 수 있지만, 매드로켓은 적 영지 상황이 전장 안개로 가려져 있어, 공격자와 방어자의 치열한 심리 대결이 펼쳐진다. 그동안 등장했던 클래시오브클랜 류 게임들이 대부분 아류작이라는 평가에 그쳤지만, 매드로켓이 해외 소프트런칭 단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전장 안개를 앞세운 전략의 다양성 덕분이다.

아직까지 매드로켓처럼 전장 안개를 전면에 부각시킨 모바일 전략 게임들이 많이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과거 PC온라인 게임에서 그랬듯이 조만간 전장 안개가 모바일 전략 게임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김남규 기자 kn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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