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조원 동남아 운송시장에 한국기업 참여 확대를”

신무경 기자

입력 2018-10-12 03:00 수정 2018-10-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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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우버’ 그랩의 밍마 사장

“운전사, 배달원 등 800만 명의 드라이버에 달하는 운송 네트워크는 그랩의 핵심 자산이다. 우리의 모빌리티(이동) 서비스를 기반으로 동남아 지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싶은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싶다.”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의 밍마 사장(사진)은 11일 서울 중구 동호로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동남아는 250억 달러(약 28조5000억 원) 규모의 운송 시장과 5000억 달러 규모의 결제시장이 형성돼 있다. 밍마 사장은 한국 기업에 동남아 공동 진출에 대한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그랩은 차량 호출 앱으로 2012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8개국 235개 도시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 외에 음식 배달, 전자상거래, 핀테크 등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와 사업 모델이 비슷하다. 우버는 운전자에게 수수료와 인센티브만 지급한다. 하지만 그랩은 수수료, 인센티브뿐 아니라 장학금까지 제공하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추구한다. 그랩의 매출은 올해 10억 달러(약 1조1400억 원), 내년 20억 달러(약 2조2800억 원)로 예상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밍마 사장은 “인도네시아에서 평균 통근시간은 1시간 30분∼2시간 정도라고 한다. 이 같은 물리적인 이동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랩이 탄생했다”면서 “2018년 3월 들어 그랩 누적 승차 횟수는 20억 건이 넘어섰는데 이 같은 지표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승차 공유 서비스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라고 강조했다.

밍마 사장은 그랩을 통해 드라이버를 포함한 전체적인 부가 증가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건설근로자로 일하면서 매달 135달러의 소득을 얻었던 이가 그랩 드라이버로 전직하면서 두 배가 넘는 소득을 벌게 됐다”면서 “앞으로 2, 3년 후에 이 같은 파트너를 1억 명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대기업들과의 두터운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도 한국의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마련됐다. 그랩은 연말까지 30억 달러(약 3조4200억 원)의 자본을 조달할 계획이다. 앞서 그랩은 미래에셋과 네이버로부터 공동으로 1690억 원을 투자받았다. SK와 현대차로부터 각각 810억 원, 270억 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그는 “SK가 투자한 쏘카와 말레이시아에서 렌털 서비스를 하면서 그랩 드라이버들에게 차를 빌려줄 수 있게 돼 운전자를 더 많이 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SK와의 파트너십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조만간 새로운 내용을 담은 사업 내용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밍마 사장은 “현대차는 동남아 지역에서 전반적인 운송 인프라를 개선하고 전기차를 보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라고 평가했고 “삼성은 보안 플랫폼과 삼성페이의 모바일 결제시스템 등에 대한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규제와 기득권의 반발로 상대적으로 위축돼 있는 국내 모빌리티 산업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밍마 사장은 “모빌리티 서비스를 단순히 탈 것을 통해 이용자를 이동시키는 데 한정지을 것이 아니라 드라이버를 통한 배달 등으로 확장해서 생각해본다면 서울에도 많은 사업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모빌리티 사업을 꿈꾸는 창업가들은 그 사업이 줄 수 있는 가치가 뭔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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