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번 찾았더니… 자꾸 끌리네

신동진 기자

입력 2018-10-10 03:00 수정 2018-10-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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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저격 ‘큐레이션 커머스’ 붐

70여 개 자체 기준으로 엄선한 신선식품, 해외식료품, 가정간편식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식품 큐레이션 전문몰 ‘마켓컬리’의 메인 화면. 마켓컬리 홈페이지 화면 캡처
LG CNS 해외영업 파트 직원 A 씨는 요즘 사내 인트라망에 마련된 학습 사이트에 자주 들어간다. 얼마 전 ‘블록체인의 기본이해’를 수강했는데 추천 강의 목록에 ‘블록체인의 해외사례’ 등 관련 과목이 계속 업데이트됐다. LG CNS는 최근 A 씨처럼 임직원의 사내 교육수강이력, 개인 역량, 소속 프로젝트와 업무 등 저장된 데이터를 분석해 정보기술(IT), 비즈니스, 어학, 자격증 등 꼭 필요한 학습을 제공하는 ‘개인별 맞춤형 학습추천시스템’을 개발했다. 자사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툴인 ‘DAP’를 사내에 적용한 것이다. 이 학습추천 시스템을 연 지 한 달 만에 월별 수강 횟수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들의 빅데이터 활용이 개인화된 큐레이션(상품 추천 및 제안) 서비스로 고도화되고 있다. 큐레이션 커머스는 모바일 기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으로 정보가 넘쳐나면서 주목받고 있다. 정보 홍수 속에서 전보다 원하는 정보를 찾기가 어려워져 ‘결정장애’를 앓는 현대인들에게 맞춤형 서비스가 필수란 분석이 나온다.

일찍이 큐레이션 커머스로 재미를 본 곳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개인 취향을 세분화해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엔진 ‘시네매치’를 개발했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분류해 그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이다.

최근 인공지능 기반의 고객맞춤 영화 추천 서비스를 시작한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TV(IPTV) 영화 주문형 비디오(VOD)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성장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전체 시청 건수 중 약 43%가 고객맞춤 서비스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CJ헬로는 추석 연휴 동안 케이블TV 고객 빅데이터를 분석해 VOD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영화 VOD를 소개하는 채널에 10분 이상 머무르면 시청 패턴을 인식한 개인 맞춤형 엔진이 해당 콘텐츠를 50% 할인해 볼 수 있는 쿠폰을 자동 발송해 구매를 유도한다.

미디어 시장에서 입증된 큐레이션 서비스는 음원 업계에도 적용되고 있다. 멜론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스트리밍 횟수가 총 424억 건인 빅데이터를 토대로 3000만 곡 중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음원을 추천해준다. KT 지니뮤직은 내년 상반기에 도로 상황과 운행 정보는 물론이고 탑승자의 취향을 분석해 음악을 제공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고객 유치가 돈으로 연결되는 금융 및 부동산 업계들도 빅데이터 분석에 사활을 걸었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선보인 개인화 모바일 생활 플랫폼 ‘신한 FAN’은 단일 금융사 최초로 결제 기반 디지털 회원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고객의 소비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주변 맛집, 카페, 비슷한 연령대가 선호하는 쇼핑점 등을 추천하고 할인·적립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올 상반기에만 이용 금액 4조1000억 원을 달성했다.

부동산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다방’은 애플리케이션 출시 후 5년간 쌓은 데이터를 토대로 방을 구해본 경험이 적은 20, 30대에게 정보를 알려주는 ‘쉬운 방 찾기’를 론칭했다. 살고 싶은 지역을 선택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방을 골랐는지 엿볼 수 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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