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모바일 기반 새 이동서비스 출시… 택시노조는 “불법 유사택시 플랫폼” 반발

신무경 기자

입력 2018-10-10 03:00 수정 2018-10-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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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쏘카 대표(사진)가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모빌리티(이동) 서비스’를 내놓자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택시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통령까지 나서 ‘혁신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이해 당사자인 해당 신산업 업체와 기득권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9일 택시노조는 성명을 내고 “혁신성장본부 공동 민간본부장인 쏘카 대표의 자회사(VCNC)가 위법한 승차 공유 유사택시 플랫폼을 출시한 것은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VCNC는 불법 렌터카, 대리기사 호출 서비스 ‘타다’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하루 앞선 8일 이 대표는 모바일 앱으로 행선지를 선택하고 차량을 호출하면 대리기사가 직접 렌터카를 운전하고 와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를 선보였다. 4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 대표는 7월 커플끼리 이용 가능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비트윈을 개발한 VCNC를 인수하고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타다는 택시 운전사와 이용자를 ‘단순 중개’하는 것이 아니라 쏘카가 계약한 대리기사가 이 회사의 11인승 승합차로 직접 고객을 실어 나르는 서비스다. 타다를 이용하는 고객이 승합차를 렌트한 대여자가 되고, 쏘카가 알선한 대리기사를 간접 고용하는 형태다. 이용자는 그 대가로 렌터카 대여비와 기사를 고용한 비용을 내는 것이다.

택시업계는 타다의 렌터카, 대리기사 동시 호출 서비스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위법 판정을 받은 ‘차차크리에이션’(서비스명 차차)처럼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대리운전 기사가 렌터카를 장기 대여해 고객을 실어 나르는 차차의 사업 구조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4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VCNC 측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에서 11∼15인승 승합차에 대해서는 기사 알선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법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차차는 타다와 달리 세단을 이용해 사업을 해왔다. 롯데렌터카, AJ렌터카 등 기존 렌터카 업체도 마찬가지로 11인승 승합차와 대리기사를 알선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 벅시도 같은 사업 모델로 공항 픽업 서비스를 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운전자가 차를 몰고 다니며 고객의 콜을 기다리는 방식의 ‘배회 영업’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VCNC 측은 “지정된 주차 구역에 대기하다가 손님의 콜을 받으면 운행을 시작하고 다시 정해진 주차 구역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의 경우 이용자가 렌터카 회사 및 기사와 계약을 맺고 돈을 지불하는 경우라면 합법적”이라면서 “다만 운영상 문제점이 있거나 위법 소지가 있으면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산업의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음에도 신사업과 기득권 집단 간의 갈등 때문에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중재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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