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1인 창조기업지원센터 - 스타트업이 만들어가는 작은 꿈 (2)
동아닷컴
입력 2018-09-28 17:25 수정 2018-09-28 17:59
스타트업(Startup).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주요 국가는 지난 몇 년 간 이어진 경기 침체와 장기 지속화 등으로 고심한다. 이에 정부와 기업 등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성장 원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등을 바탕으로 기존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눈길을 끈다. 정보통신기술(ICT), 인터넷 등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개방성을 무기로, 스타트업만의 네트워크와 생태계 등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정적이고 생산적인 스타트업 구축은, 경제성장과 새 일자리 창출을 모색하는 경기 침체 탈출의 주요 해결책이다.
성북구 1인 창고기업지원센터 <출처=IT동아>
서울 성북구의 경우, 지난 2011년 7월부터 성북구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성북 스마트 앱 창작터)를 통해 1인 창업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성북구 동소문로 63 드림트리빌딩 6층에 위치한 지원 센터는 약 208평 규모로, 2018년 9월 현재 31개 창업자들이 꿈을 키우고 있다. 창조·문화산업 기업을 유치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성북구가 시행하고 있는 도전숙. 올해 말까지 10호동을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출처=성북구>
2013년 11월 관계기관과 MOU를 맺으며 시작한 도전숙은 원룸형 임대주택을 연계해 창업자들의 현실적인 사무 공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특히, 보금자리 지침 개정으로 공급물량의 30%를 지자체장이 선정할 수 있도록 개정되어 2015년 1월 도전숙 1호동을 개소한 이래 올해말까지 총 10개소로 확장 운영될 예정이다.
성북구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는 도전숙을 지방정부 주도하에 정부정책을 선도한 최초의 '직주혼합형 공공주택'이라고 자평한다. 저비용으로 일자리와 주거공간을 해결할 수 있으며, 단순 주거공간의 범위에서 벗어나 다양한 아이템의 창업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자연스럽게 협업할 수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성북구의 이 같은 노력은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가 개최하는 회원사례 발표회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2018년 9월 20일, 센터와 도전숙, 성신여대 창업지원단 회원(30명), 기타 관련기관 직원 등이 모여 사업추진 방향과 상용화 가능성 등을 멘토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 것.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의 황인준 교수와 한성대 ICT 디자인학부의 김효용 교수, 국민대 게임교육원의 박달경 원장 등이 자문위원으로 참석해 사례발표에 나선 7개팀에게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성북센터/도전숙/성신여대 창업지원단 회원 사례 발표회 <출처=IT동아.
이에 IT동아는 성북구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에 어떤 기업들이 입주했고, 어떤 아이디어로 성공을 향해 달리고 있는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제품 본질에 집중하겠다, '펀디안'
펀디안 김기돈 대표가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IT동아>
펀디안은 그렇게 탄생했다. 제품의 본질에 집중하고, 사용성을 개선해 차별점을 찾겠다는 것. 하지만, 문제는 곧 발생했다. 하드웨어 즉, 제품을 개발한다는 것은 스타트업이 넘어서기에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비교해 자금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 이에 김 대표는 영상/음향 케이블, 스마트 기기 충전 케이블 등으로 유명한 'VENTION' 국내 유통을 일부 독점 계약으로 따냈다. 그렇게 창업 자금, 개발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VENTION'과 협력 당시 모습 <출처=펀디안>
펀디안 설립 후 자체 개발해 선보이는 '신제품 프로젝트'는 시제품 단계에서 일반 대중에게 공개해 소비자의 요구를 직접 듣고, 생각을 반영하는 크라우드펀딩 형태로 생산자본을 조달했다. 현재 5개 프로젝트를 통해 1.74억 원 자금을 모았고, 이중 4개 제품은 이미 출시를 완료해 소비자에게 전달했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원한다면, 매월 1종 이상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은 블루투스 스피커 'SOUND-VESSEL'이다.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와디즈와 카카오 메이커스를 통해 소비자를 모았고, 주문건수 500건 이상으로 약 6,5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품을 받은 소비자들로부터 받은 불만족은 단 1건도 없었다고. '대표님, 사랑합니다', '대표님 오래 사세요'라는 훈훈한 댓글을 이야기하는 김 대표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했다.
펀디안의 최신 블루투스 스피커, 'SOUND-VESSEL' <출처=펀디안>
제품 개발은 과거 SK텔레텍에서 SKY 스마트폰을 개발하던 팀원 2명과 함께 한다. 자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항상 발로 뛰는 상황. 멀티 충전기 '몬스터Q', 고속 충전 케이블, 스마트폰/태블릿PC 거치대 등 이전 제품 반응도 뜨거웠다.
중국 현지에 법인을 내고 사무소를 설립해 프로젝트에 맞는 생산 공장도 섭외 중으로 총 직원은 4명. 이번 스피커에 이어 다음 아이템은 스마트폰 크기의 키보드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으로 게임 등을 즐기는 진정한 '엄지족'을 위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다짐한다.
펀디안의 진행한 다양한 프로젝트 <출처=펀디안>
프로젝트로 개발을 완료한 제품은 자체 쇼핑몰 펀디안샵과 쿠팡 등 오픈마켓에서 구매할 수 있다. 쿠팡의 경우 담당 MD와 만나 제품 기획을 처음부터 함께 했다고. 김 대표의 꿈은 '제 2의 팬텍, 제 2의 다이슨'이다. 언젠가는 아빠 손으로 만든 스마트폰을 선물하겠다는 딸과의 약속도 잊지 않았다.
다만, 아직은 먼 꿈이다. 마음껏 제품 개발할 수 있는 자금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제품을 판매한 이익은 모두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항상 한걸음씩 내딛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제품 본연에 충실한, 본질을 생각하는 펀디안으로 남을 것"이라 강조했다.
'키즈키퍼(KIDS KEEPER)'는 가정통신문, 학교일정, 출결 상황, 설문조사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앱이다. 재미있는 것은 키즈키퍼를 소개하는 문구에 언제나 '마술'이 들어간다. '마술처럼 안전하게' 아이들을 지키겠다는 것. 이유는 간단하다. 키즈키퍼 임승제 대표뿐만 아니라, 현재 키즈키퍼를 함께하는 직원 모두 마술사다. 각종 공연과 함께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등에 '안전', '경제', '인성' 등의 주제로 마술 공연을 진행하며, 아이들을 위한 앱을 기획한 것이 키즈키퍼다. 아이들과 함께한 현장에서 아이템을 찾은 셈이다.
키즈키퍼 임승제 대표 <출처=IT동아>
키즈키퍼 앱 서비스 <출처=키즈키퍼>
지난 2016년 4월 창업해 성북구 도전숙에 입주한 뒤, 조금씩 개발하며 지금까지 거둔 성과다. 작년 매출 1억 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키즈키퍼를 사용하는 학교의 경우, 1년에 전교생을 위한 무료 마술 공연 등을 연계하는 등 마술 공연과 함께 열심히 키즈키퍼를 알리는 단계다. 유튜브, 판도라TV, 페이스북, 카카오TV 등에 제공하는 '제이와 애니의 키즈 매직' 콘텐츠도 운영 중이다.
마술 공연으로 알리고 있는 키즈키퍼 <출처=키즈키퍼>
임 대표는 "앞으로 아이뿐만 아니라, 학부모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술 공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마술 공연을 통해 키즈키퍼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아이의 안전은 학부모에게 가장 큰 관심사다. 실시간으로 학교, 학생과 소통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강현실과 카드의 만남, '유니크유엑스'
유니크유엑스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영상과 정보를 전달하는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지난 2017년 8월 창업해 이제 막 1년째를 맞이한 스타트업이다. 성북구 도전숙에 입주한 뒤, 경기도 국제개발 협력사업 '베트남 한국어 스마트교실 구축사업' 프로그램을 공급한 바 있으며, AR 기반 홍보 앱 'O2O 카드' 개발을 완료했다.
유니크유엑스 최진원 대표 <출처=IT동아>
유니크유엑스 최진원 대표의 개발 이력은 상당하다. 오픈형 문자입력 시스템 '클링 키패드', 스마트폰 동영상플레이어 '알트플레이어', ㈜문정아 중국어연구소 전용 앱, 개인콘텐츠 안심저장 및 안심공유 솔루션 '나만봐' 앱, ㈜데스틴파워 배터리 관리 시스템, 한국출판문화진흥원 북토큰 독후감 대회 반응형 웹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완료한 바 있다.
O2O카드는 특정 이미지(마커)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관련 동영상을 재생하는 서비스다. 이미지와 동영상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연결, 로드광고 및 팬덤, 정보 제공, 지역축제 및 각종 공연, 홈페이지 연동, SNS 연동, 브로슈어와 각종홍보물, 스크린도어 및 객차 광고 등을 제공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XRway'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O2O 카드 서비스 개념도 <출처=유니크유엑스>
유니크유엑스 최진원 대표는 "XRway는 사용자가 손쉽게 이미지와 동영상을 등록하고 변경, 삭제할 수 있는 유연한 플랫폼이다. 동영상뿐만 아니라 오디오, 홈페이지 연동 등 사용방식도 다양하다"라며, "중국의 경우 AR을 활용해 전자 메뉴판을 제공한다. 시제 점포에 있는 메뉴판을 촬영하면 바로 결제까지 연결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오프라인에 위치한 이미지를 통해 온라인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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