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매출, 5년 내 거리전자 추월” 자신감…빅데이터 사업 필수 조건은?

조종엽기자

입력 2018-09-28 15:37 수정 2018-09-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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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시대 무엇부터 해야 하나
우쥔 지음·문현선 옮김 / 376쪽·1만8000원·살림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IFA)의 구글 전시 부스에 ‘마흐 말 구글(Mach mal, Google·구글에 시켜보세요)’이라는 간판이 내걸려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홍보하는 것. 구글이 그동안 거의 참여하지 않았던 가전 전시회에 적극적인 건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플랫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동아일보DB

산업혁명 이래 신기술이 기존 산업과 결합하면 새로운 산업이 탄생했다. 빅데이터와 기계지능(인공지능)이 발전해 온 역사와 함께 이 신기술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에 관해 비교적 평이하게 서술한 책이다.

2013년 12월 샤오미(小米) 휴대전화의 창립자 레이쥔은 전통 가전업체인 거리(格力)전자의 최고경영자(CEO) 둥밍주와 내기를 했다. 레이쥔은 샤오미가 당시 연 매출이 10배가 넘는 거리전자를 5년 내에 추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리전자는 여러 해 동안 지식재산권의 확보와 기술 기반의 핵심 경쟁력 확보에 노력해 온 기업. 아직 승부는 나지 않았지만 2015년 샤오미는 세계적 벤처투자회사에 의해 기업가치가 450억 달러(약 50조 원)라고 평가됐다.

샤오미는 2013년부터 저가 휴대전화를 보급해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겉으로는 가격 인하 위주의 경쟁에 몰두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샤오미는 다른데 주목했다. 휴대전화 판매는 가입자 확보를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샤오미는 모바일 커뮤니티를 개발했고, 가입자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다른 일반 가전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샤오미는 사용자의 행위 분석과 데이터의 역할을 중요시하면서 가입자로부터 장기적 수익을 창출하려 한다. 이런 측면에서 샤오미는 단순한 제조업체가 아니다.

중국 IT기업 텐센트에서 검색을 총괄하고, 구글에서 컴퓨터 자동 문답 프로젝트를 이끈 저자는 빅데이터 기술이 마주치는 난점과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도 다뤘다. 먼저 데이터의 수집이다. 빅데이터 등장 전까지는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게 매우 어려웠지만 빅데이터는 전체를 수집하기에 그런 어려움은 없다. 문제는 필요한 데이터가 다 공개된 경우가 드물다는 것. 구글은 셋톱박스 모델의 구글TV를 출시해 시청 데이터를 확보하고 광고 시장에 진입하려 했지만 판매가 부진했다. 그러자 2014년 적자에 허덕이던 스마트 에어컨 제어기 회사 ‘네스트(nest)’와 가정용 폐쇄회로(CC)TV 업체 ‘트롭캠’을 인수했다. 사람들이 몇 시에 집에 들어와 TV를 보고, 밥을 먹고, 잠을 자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데이터의 저장과 처리도 아직 갈 길이 멀다. 기계학습은 매우 방대한 계산을 필요로 한다. 구글의 알파고만 해도 이세돌과 대국하기 전 훈련할 때는 서버가 1만대 넘게 필요했다. 특히 다차원적이고 전면적인 데이터에서 특정 개인의 생활상이나 조직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기에 보안과 사생활 보호는 빅데이터 사업을 오래 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저자는 “빅데이터의 본질은 정보를 이용해 불확정성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경고한다. 빅데이터 시대에 사고방식이 여전히 하드웨어와 제품 판매에 집착하는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법칙) 시대’에 머무른다면 주요 특허를 다수 확보한 기업도 도태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반도체에 수출이 집중돼 있고, 그마저도 호황이 끝나가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저자의 경고는 가볍지 않다.

지능혁명이 가져올 산업구조의 변화도 문제다. 저자는 “산업혁명 이후 농부는 공장노동자가 될 수 있었지만 ‘스마트시대’에는 소수의 사람만 기계의 연구, 개발 및 제조라는 신산업에 참여할게 확실하다. 이 기술혁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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