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과 함께하는 '두 번째 도약', 김준길 KSGK 대표
동아닷컴
입력 2018-09-18 18:13 수정 2018-09-18 18:19
김준길 KSGK 대표.(출처=IT동아)
"소비자들과의 소통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야해요. 내가 좋다고 생각해서 밀어붙이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술만 좋아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 그들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고객의 목소리를 허투루 듣지 말자"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성글로벌코리아(이하 KSGK)를 이끌고 있는 김준길 대표는 2013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에는 소비자들과의 소통이 큰 힘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소통'을 자주 강조할 정도로 여러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상품화'하는 과정에도 많은 노력을 쏟는 듯 했다.
시장에서 큐닉스(QNIX)라는 브랜드, 그리고 역사는 짧지만 게이밍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는 중인 언더독(Underdog)으로 잘 알려진 KSGK. 최근에는 큐닉스에서 'KXG'라는 통합 브랜드를 신설함으로써 변화된 행보를 예고하고 나섰다. 더 넓은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것일까?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김준길 대표를 찾아갔다.
통합 브랜드 신설은 '브랜드 확장' 때문
KXG는 경성(Kyoungseong), 익스트림(eXtreme), 기어(Gear)의 줄임말이다. 말 그대로 경성이 만드는 고성능 장치를 의미한다. 현재 진출한 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장치를 선보이고자 한 의지를 담은 셈이다. 모니터, 게이밍 주변기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본래 큐닉스는 프린터로 유명했던 국산 브랜드였어요. 우리가 지난 2013년 처음 시장에 진출할 때 안정적인 브랜드가 필요했는데, 그 때 이 이름을 빌려 쓰는 것으로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사용 기한도 있거니와 마침 짧은 시간 내에 브랜드 확장이 이뤄지다 보니 통합할 수 있는 명칭이 필요했어요. KXG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은 그 부분이 가장 큽니다."
김준길 KSGK 대표.(출처=IT동아)
제품명을 기업명을 같이 사용하다 보니까 길고 복잡하다는 의견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더 간결하고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이름으로 통합 브랜드를 신설함으로써 새롭게 도약하려는 의도라 하겠다. 물론 이름이 변경되면서 이를 다시 알려야 한다는 부담은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확장은 하지만 이를 급하게 진행할 생각은 아니라는 것이 김준길 대표의 입장. 현재는 게이머들이 더 쾌적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게이밍 모니터 외에도 키보드와 마우스의 연결 케이블을 고정해주는 번지, 게이밍 의자 등이 포함된다. 체계적인 게이밍 체험 솔루션의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춰야 살아남는다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고. 주변에서 "언더독이 뭐야?"라는 반응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KSGK의 게이밍 브랜드라는 인식을 꾸준히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 것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게이밍 마니아들은 많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을 선택하고 평가합니다. 그들을 공략한다는 표현보다 맞춰가는 것이 우리가 생존하는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사양의 제품을 선보이면 그들이 우리 제품을 선택해주리라 봅니다."
언더독은 스포츠 용어로 약자를 의미한다. 이기거나 성공 가능성이 적은 선수나 팀을 말한다. 말 그대로 '밑에 깔려 있는 개'가 되는 셈이다. 김준길 대표는 이 이름을 과감히 채택한 것은 '게이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약자들이 선택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끊임 없이 도전하고 역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담고 싶었다고.
"소위 밑밥을 깔고 가는 약자를 언더독이라고 말하죠. 하지만 내가 비록 질 것 같아도 승리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꾸준히 노력하고 다시 도전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 말입니다. 저는 끊임 없이 도전하고, 아직 패배하지 않았으니 힘내어 도전하자는 의미를 언더독에 녹이고 싶었습니다. 그건 저 뿐만 아니라 게이머 모두의 염원이기도 할거에요."
향후 언더독은 이를 위해 많은 도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향후 KSGK에서 내놓는 제품들간 연동도 고려 대상이다. 김준길 대표는 더 알찬 브랜드가 목표라고 웃으며 말했다.
편하고 재미 있는 제품을 위한 노력들
김준길 KSGK 대표.(출처=IT동아)
그는 그 중간 정도라면 타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Hz 정도가 적합한 수치라는 것. 하반기부터 이 사양에 대한 논의와 함께 관련 제품들이 하나 둘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KSGK도 200Hz 주사율을 갖는 모니터를 연구 개발 중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화질에 대해서는 일반 액정 패널보다 QLED 쪽을 보고 있다고. 현재 시장에 QLED 패널이 하나 둘 등장하는 추세여서 이 부분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단다. 이와 별개로 RGBW 방식도 있지만 차후 다시 RGB로 회귀하지 않을까 내다봤다. 하지만 HDR이나 높은 성능을 구현하려면 QLED가 현재로써는 안정적인 솔루션인 듯 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더 편하게 쓰고 직관적으로 제품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KSGK는 큰 시도를 준비하고 있었다. 바로 사용설명서를 제거하는 일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사용설명서를 눈 여겨 보지 않는다. 대부분 버리거나 대충 훑어보고 만다 이는 분명 낭비일 수 밖에 없는데, KSGK는 이를 모니터 자체에 담아 필요할 때마다 볼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또한 기술 개발을 위해 기판 개발에 원천 기술이 있는 곳과 계약을 맺어 주문자 개발생산(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으로 주요 부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과는 기능과 디자인에 대해 논의하고 테스트를 진행한다. 원하는 형태, 그리고 성능과 기능을 겸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규모가 작은 제조사 입장에서는 없는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과도 같다는게 김준길 대표의 설명이다.
'재미' 있는 제품을 만들어 갈 것
김준길 KSGK 대표.(출처=IT동아)
이런 것들도 모두 소비자와의 소통에서 비롯한 것이다. 개인이나 상업 시설이나 두 가지 모두 만족시킬 수 없겠지만 각각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시장 영향력을 넓혀 나간다는 생각인 셈.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불편사항을 고려해 서비스센터도 확장했다. 일산에 이어 강서 지역에 하나를 더 추가했다. 서비스 처리 과정도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내부 기준을 마련했다.
"소비자들을 따라가고 맞추는 것이 유일무이한 지원이라 본다"고 말하는 김준길 대표. 품질 개선과 흥미로운 제품들로 게이머들과 발을 맞춰 나가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험난한 중저가 모니터, TV 시장에서 KSGK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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