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플랫폼을 꿈꾸는 '엘디프'와 '인프런'

동아닷컴

입력 2018-09-18 18:06 수정 2018-09-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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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Startup Ecosystem).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주요 국가는 지난 몇 년 간 이어진 경기 침체와 장기 지속화에 고심한 끝에 정부와 기업 등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성장 원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스타트업을 주목 중이다. 특히, 스타트업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등을 바탕으로 기존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눈길을 끈다. 또한, 스타트업은 정보통신기술(ICT), 인터넷 등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개방성을 무기로 스타트업만의 네트워크와 생태계 등을 구축한다. 이에 안정적이고 생산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모색하는, 경기 침체 탈출의 주요 해결책으로 삼고 있다.

경기도 역시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쉬지 않았다. 스타트업에게 시급한 사무공간, 초기 개발 자금, 투자 유치, 해외 진출 등을 단계별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스타트업 지원을 전문해 담당하는 기관도 운영한다. 바로 '경기문화창조허브'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2018년 9월 현재 경기 남부에 2개소(판교, 광교), 북부(의정부), 서부(시흥) 등 4개 지역에 설치해 운영 중이며, 오는 11월 고양시에 1개소를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 경기문화창조허브 클러스터별 현황, 출처: 경기문화창조허브 홈페이지 >

경기도 전역에 위치한 경기문화창조허브 중 판교는 지리적 특성상 맏형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판교에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안랩과 같은 국내를 대표하는 많은 ICT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성공을 꿈꾸는 신생 기업이 요람을 틀고 있는 장소다. 이 같은 주변 인프라와 여건 등을 활용해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부터 2017년에 이르기까지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창업 690건, 일자리 창출 1,854건, 스타트업 지원 9,178건, 투자유치 292.9억 원, 이용객수 17만 1,451명, 회원수 1만 8,578명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2018년 상반기에만(6월 30일 기준) 창업 68건, 일자리 창출 175건, 스타트업 지원 1,891건, 투자유치 96억 원, 이용객수 2만 4,385명, 회원수 2,283명을 달성했다.

<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주요 성과, 출처: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

이에 IT동아는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에 입주해 꿈을 키우고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 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공정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예술공정거래 플랫폼 '엘디프(L'diff)'의 양보라 대표와 나현수 CDO, 실용적 IT 기술을 학습할 수 있는 IT 기술 교육 플랫폼 '인프런'의 이형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왼쪽부터 엘디프의 나현수 CDO, 양보라 대표와 인프런의 이형주 대표 >(출처=IT동아)

아티스트를 위한 종합 매니저, '엘디프'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엘디프가 어떤 업체이고, 서비스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양보라 대표(이하 양 대표): 우리는 엘디프를 예술공정거래 플랫폼 서비스 업체라고 소개한다. 아티스트와 작품 저작권 계약을 맺은 뒤 상품화하고,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한다. 또한, 드라마 협찬, 페어 참가, 전시, SNS/블로그 등을 활용한 홍보도 지원하며, 아티스트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창구도 연결한다. 각 아티스트를 기획 전담하는 아트 에이전시라고 이해해도 좋다.

나현수 CDO(이하 나 CDO): 아티스트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상품화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대다수의 아티스트가 저작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3~5%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우리는 아티스트가 오로지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저작권 계약을 맺고, 합당한 경제적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는 일에 집중한다.

아티스트에게 순수익의 최대 50%를 분배해 작품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 아티스트의 활동을 돕는 착한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아티스트를 대행해 상품화, 홍보, 무역 등 모든 과정을 대행한다.

< 작품예시, 김영화 작가의 '생각을 먹고 자라는 머리카락-여인', 출처: 엘디프 >

IT동아: 엘디프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양 대표: 엘디프 창업 전 특허청 산하 기관에서 중국 진출을 위한 지식재산권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문화예술사업을 진행하기도 했고. 아티스트들이 저작권에 대해 상당히 어려워한다.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저 잘 그린 그림만으로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저작권에 대해서 잘 모르고 불공정 계약을 맺어 피해 보는 사례도 많고, 본인의 작품과 스스로를 홍보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예 관심이 없거나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이에 좋은 작품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고,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해, 아티스트가 더 많은 작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꿈꿨다. 아티스트 각 개인의 매니저와 같은 역할이라고 이해하면 된다(웃음).

< 엘디프 양보라 대표 >(출처=IT동아)

IT동아: 실제 작품 판매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양 대표: 대부분 온라인을 통해 유통된다. 구매내역은 투명하게 데이터화해 각 아티스트마다 정산하는 시스템이다. 이외에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에 설치한 팝업스토어와 이태원에 위치한 편집샵에서도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작품은 크게 4만 원~15만 원 사이의 중저가 아트 프린트(액자 포함)와 20만 원~160만 원 사이의 고가 아트 프린트(액자 포함)으로 구분한다. 각각 '엘디프 오픈 에디션(L'diff Open Edition)', '엘디프 콜렉터 에디션(L'diff Collectors Edition)'이라고 부른다.

오픈 에디션은 일반 소비자가 본인이 원하는 공간을 인테리어할 수 있는 트렌디한 작품이며(작가 총 30여명, 작품 총 250여작), 콜렉터 에디션은 개인전 경험이 있는 신진 작가의 작품을 아크릴, 수입지, 유럽 액자 등 프리미엄 인쇄법을 적용한 작품이다(작가 총 6명, 작품 총 58작).

<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 출처: 엘디프 >

나 CDO: 엘디프는 작년 9월 20일에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제 만 1년을 맞이하는 새내기다(웃음). 작년까지 양 대표 혼자 있었지만, 올해 1월 엘디프에 합류했다. 과거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에서 디자인을 담당했었는데, 저작권 관련 계약은 양 대표가 작품 관리 및 브랜드 컨설팅 등을 담당하고 있다.

IT동아: 아티스트 섭외와 유통 판로 확보가 중요할 것 같다.

양 대표: 처음에는 정말 두 발로 열심히 뛰어다녔다. 쉬지 않고 돌아다녔던 것 같다(웃음). 이제는 먼저 연락오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 제안도 먼저 주셨고, 모 방송국으로부터 드라마에 작품 협찬을 요청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KOTRA를 통해 해외 수출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0월 3일부터 5일까지 방콕 한국 우수 상품전에 출품할 예정이다.

나 CDO: 유통 채널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분들도 직접 연락을 주신다. 아직 초기 단계라 각 아티스트마다 계약 조건은 조금씩 다르다. 추후에는 유명 아티스트도 모시는 기회를 추진하고 있다.

양 대표: 다양한 형태로 작품을 유통하고자 한다. 액자 형태의 작품 판매는 기본이며, B2B 형태로 다량의 작품을 구매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홍보나 바이럴 콘텐츠에 필요한 작품 요청도 있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판매 관련된 정보는 모든 아티스트에게 투명하게 오픈하고 있다.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가 추천해 소개받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8층에 위치한 엘디프 사무실 >(출처=IT동아)

누구나 IT 기술을 배우고 공유할 수 있는 곳, '인프런'

IT동아: 지난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최 센터장님을 통해 인프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요즘 많이 바쁘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형주 대표(이하 이 대표): 하하. 아니다. 그저 많은 관심에 감사할 따름이다. 인프런은 'IT 관련 실무 지식을 보다 쉽게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플랫폼 서비스다. 온라인을 통해 IT 실무 관련 강의를 누구나 동영상으로 올리고, 이를 필요로 하는 구매자가 강의를 보며 학습하는 시스템이다. '인터넷 강의'라고 이해하면 쉽다(웃음). 지난 2015년 6월 창업하고, 1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가입자수는 약 9만 8,000명, 하루 평균 이용자수는 6,500명 정도다. 하루 총 학습시간은 약 720시간이며, 총 완료된 강의수는 120만 9,000건 정도다.

IT동아: 온라인 강의 중개 플랫폼인 셈이다.

양 대표: 맞다. 사실 인프런은 스스로 필요해 만들었다. 인프런 창업 전에는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강사였다. 그리고 32살이라는 나이에, 비교적 늦게 웹 개발자로 일하게 되었는데, 도무지 관련 IT 기술을 배울 곳이 마땅찮았다. 일반 학원의 경우 몇 백만 원에 가까운 돈을 내야 했고. 유튜브 등 온라인 강의가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영어라 보는 것만으로도 어려웠다(웃음).

그래서 만들었다.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인프런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 인프런 홈페이지 >(출처=IT동아)

IT동아: 온라인 강의는 누구나 올릴 수 있는 것인지.

양 대표: 누구나 올릴 수 있다. 인프런은 전문 교육 업체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중개하는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다. 프로그래밍, 디자인, 온라인 마케팅,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등 현재 IT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술을 누구나 동영상으로 제작해 올릴 수 있다.

강의 콘텐츠는 유/무료로 제공한다. 무료 콘텐츠가 50% 이상이다. 유료 콘텐츠의 경우 한 강좌당 평균 3~7만 원 정도로 오프라인 학원과 비교해 20배 아니, 30배 정도 저렴하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머신러닝 입문', '프로그래밍, 데이터 과학을 위한 파이썬 입문', '네트워크 패킷 분석 입문 및 악성코드 샘플 분석' 등 주제도 자유롭다.

2018년 1월 기준 48시간마다 1개씩 강좌가 증가하고 있으며, 270여개의 기술 교육 콘텐츠를 이미 확보했다. 230명 이상이 강사로 활동 중이다.

< 인프런 이형주 대표 >(출처=IT동아)

IT동아: 강의를 보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배울 수 있는지 궁금하다.

양 대표: 신입 개발자 정도로 일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아이폰으로 앱을 만드는 것, 유니티를 이용한 앱 개발 과정 등은 금세 따라할 수 있다. 물론, 여러 번 보면서 반복적인 학습은 필요하지만.

IT동아: 인프런에서 활동하는 강사 중에 실제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지.

양 대표: 약 1년 정도 필리핀에 거주하면서 아이폰 앱 개발 강좌를 올린 분이 있는데, 3,000만 원 정도를 수익으로 올리셨다. 지난 7월 한달만에 670만 원 수익을 올린 강사도 있다. 기본적인 수익 구조는 강사가 7, 인프런이 3이다. 다행스럽게도 인프런 서비스를 런칭한 뒤 2달 후부터 BP를 맞췄다(웃음). 이후 CS, 마케팅, 운영 등 인원을 충원해 현재 6명이 인프런을 이끌고 있다.

플랫폼, 모든 사람이 놀 수 있는 공간

IT동아: 엘디프와 인프런, 두 업체 모두 '플랫폼'으로 묶을 수 있을 것 같다. 스마폰 등장 이후, 플랫폼의 중요성은 시작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혹자는 플랫폼은 기존 산업과 충돌을 피할 수 없다고도 말하는데. 두 업체는 플랫폼 사업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나 CDO: 플레이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업체가 주체적으로 상품, 제품, 콘텐츠 등 무엇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 장터를 이뤄야 한다. 플랫폼 업체는 플레이어가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 아닐까.

< 엘디프 나현수 CDO >(출처=IT동아)

양 대표: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전 서비스 또는 이전 사업과 비교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모든 플레이어가 플랫폼 내에서 벌어지는 거래를 투명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 기존 산업과 충돌한다는 부분도 오해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대중적이고,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것 아닐까. 메가스터디라는 온라인 교육 서비스가 등장했다고, 기존 학원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다. 기존 산업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보완할 수 있는 관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판교'라는 브랜드가 주는 가치

IT동아: 왜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를 선택한 것인지 묻고 싶다.

양 대표: 지난 2017년 9월, 이곳 6층에 위치한 경기콘텐츠코리아랩에 입주 창작팀으로 선정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창업에 대한 소망은 과거부터 있었다. 저작권을 공부했고, 관련 일을 하고 있었기에 관련 창업을 꿈꿨다. 아티스트 작품을 하나씩 늘리고 판매할 때마다, 그것만으로 너무 좋다.

정부지원사업에 대한 것은 특허청에서 일할 때부터 업무 특성상 많이 알고 있었다. 업체 지원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한 경험도 있고(웃음). 창업과 함께 공간이 필요했고, 열심히 검색하며 이곳을 알게 됐다.
<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8층 휴게실 한켠에 배치된 입주 기업 리스트 >(출처=IT동아)

이 대표: 분당에 오래 살았다. 대학교 2학년 때 네오위즈 게임 아카데미에 등록하고 싶을 정도로 개발에 대한 열정도 있었고. 친동생이 바로 옆 유스페이스 근처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곳 9층에 창업을 지원하는 곳이 있다고 알려줘서 무작정 찾아왔었다. 9층에 내린 뒤 벽에 붙어 있는 지원 프로그램 포스터를 보고 신청했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웃음).

나 CDO: 무엇보다 판교라서 좋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판교에 있다고 말하면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 요즘은 강남보다 판교라는 말도 들었다(웃음). 네이버, 카카오, 넥슨, NC소프트, 안랩 등… 국내 유명 IT 기업이 위치한 지역적 특징이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로 작용하는 느낌이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제공하는 창업 교육과 공간,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많은 것을 지원받고 있다.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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