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서’ 담합 日업체 9곳 361억원 과징금

김준일 기자

입력 2018-09-17 03:00 수정 2018-09-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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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14년간 가격인상 등 카르텔… 혐의부인 법인 4곳은 검찰 고발”

일본 전자부품 업체 9곳이 2000년 이후 14년 동안 한국에 수출하는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들이 가격 담합으로 한국에 수출한 물량은 7366억 원어치에 이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0년 7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 등에 들어가는 재료인 ‘콘덴서’ 가격을 담합한 9개 일본 업체를 적발해 과징금 360억95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는 니치콘, 산요전기, 일본케미콘 등이다. 이 가운데 혐의를 부인하며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4개 법인과 개인 1명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콘덴서는 전기회로에서 전기를 축적하는 장치로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필수 장치다. 일본 제품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종류에 따라 40∼70% 수준이다.

이들 9개 업체는 2000년부터 임원급의 카르텔 회의체를 만들어 생산량, 판매량, 가격인상계획, 인상률 등의 정보를 교환해왔다. 모임의 취지는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피하자는 것이었다. 모임 의사록에는 ‘해외 시장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가격을 인상한다’ 등의 발언도 있었다.

실제로 업체들은 각 회사의 판매량과 매출액을 확인했다. 그 결과 판매량이 늘었는데도 매출액이 늘지 않으면 제품 가격을 내린 것으로 간주해 해당 업체에 항의를 하는 식으로 서로를 감시했다. 이 업체들의 담합으로 국내의 삼성, LG, 중소 전자기기 업체 등이 피해를 봤다고 공정위는 보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일본 업체들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의 경쟁 당국에서도 한국과 비슷한 제재를 받았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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