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보안 우려에… KT도 화웨이 5G장비 안쓸듯
신동진 기자
입력 2018-09-17 03:00 수정 2018-09-17 16:34
SKT 이어 배제 가능성
가성비 좋아도 기밀유출 불안감… 삼성-노키아 등 LTE 쓴 SKT-KT
화웨이 5G 혼용땐 통화품질 걱정, “한국IT 기여 부족” 비판여론도 작용
○ 보안 포비아-LTE 어드밴티지 문턱 못 넘어
가장 큰 걸림돌은 보안에 대한 우려다. 지난달 미국 의회는 공공기관들에서 중국 화웨이와 ZTE 통신장비 구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현지 1, 2위 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 역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 정부 기밀과 통신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5G 도입을 앞둔 다른 국가들에서도 중국산에 대한 보이콧이 이어졌다. 인도 통신부는 최근 5G 네트워크 시범 테스트 업체 명단에서 화웨이와 ZTE를 뺐다. 호주와 일본 정부도 이들 두 업체를 5G 장비 입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장비 선정은 이동통신사의 몫”이라며 말을 아꼈다. 국내 통신사도 고객들의 보안 우려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3년 롱텀에볼루션(LTE) 망을 깔 때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던 LG유플러스도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일부 지역에선 중국 장비를 제외했다.
또 다른 고려 요소는 ‘4G와의 연동성’이다. 5G는 도입 초기 당분간 4G 서비스와 연동해야 한다.
화웨이는 5G 핵심 주파수인 3.5GHz(기가헤르츠) 대역에서 경쟁사보다 기술력이 앞서고 가격도 30% 이상 저렴하다. 하지만 4G와 5G의 혼용모드(NSA·None Stand-Alone) 체제에선 기존 LTE 장비사들의 제품을 선택하는 게 안정된 품질 유지에 더 낫다.
현재 SK텔레콤과 KT는 4G 서비스에서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손 등 3사 장비를 이용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화웨이까지 더한 4사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4G 서비스와의 연동을 감안한다면 화웨이를 선택할 여지가 작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효율도 중요하지만 시장 초기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말했다. 20조 원이 투입되는 5G 망 구축 과정에서 보안 또는 품질 이슈가 지적되면 고객 유출과 대외 신뢰도 하락 등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 화웨이, 우호 여론 형성 실패
화웨이는 노키아 에릭손 등 유럽 기업에 비해 국내 정보기술(IT) 생태계에 대한 기여가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화웨이는 5G 장비 수주를 앞두고 뒤늦게 국내 중소기업 협력 강화 및 인재육성 방침을 밝혔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화웨이는 한국을 테스트베드 삼아 세계 5G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에 타격을 입게 됐다. 중국 정부는 5G 상용화 시점을 한국보다 1년 늦은 2020년으로 잡고 있다. 반면에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은 국내 시장에서의 경험과 평판을 바탕으로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게 됐다. 현재 글로벌 LTE 장비 점유율은 화웨이(28%) 에릭손(27%) 노키아(23%) 순이다. 삼성전자는 3%대의 점유율을 5G 시장에서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가성비 좋아도 기밀유출 불안감… 삼성-노키아 등 LTE 쓴 SKT-KT
화웨이 5G 혼용땐 통화품질 걱정, “한국IT 기여 부족” 비판여론도 작용
SK텔레콤이 국내 5세대(5G) 통신장비 업체 선정에서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를 배제한 데 이어 KT도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들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아 온 화웨이 통신장비가 국내 5G 시장에서 외면받는 이유가 뭘까.
○ 보안 포비아-LTE 어드밴티지 문턱 못 넘어
가장 큰 걸림돌은 보안에 대한 우려다. 지난달 미국 의회는 공공기관들에서 중국 화웨이와 ZTE 통신장비 구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현지 1, 2위 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 역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 정부 기밀과 통신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5G 도입을 앞둔 다른 국가들에서도 중국산에 대한 보이콧이 이어졌다. 인도 통신부는 최근 5G 네트워크 시범 테스트 업체 명단에서 화웨이와 ZTE를 뺐다. 호주와 일본 정부도 이들 두 업체를 5G 장비 입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장비 선정은 이동통신사의 몫”이라며 말을 아꼈다. 국내 통신사도 고객들의 보안 우려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3년 롱텀에볼루션(LTE) 망을 깔 때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던 LG유플러스도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일부 지역에선 중국 장비를 제외했다.
또 다른 고려 요소는 ‘4G와의 연동성’이다. 5G는 도입 초기 당분간 4G 서비스와 연동해야 한다.
화웨이는 5G 핵심 주파수인 3.5GHz(기가헤르츠) 대역에서 경쟁사보다 기술력이 앞서고 가격도 30% 이상 저렴하다. 하지만 4G와 5G의 혼용모드(NSA·None Stand-Alone) 체제에선 기존 LTE 장비사들의 제품을 선택하는 게 안정된 품질 유지에 더 낫다.
현재 SK텔레콤과 KT는 4G 서비스에서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손 등 3사 장비를 이용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화웨이까지 더한 4사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4G 서비스와의 연동을 감안한다면 화웨이를 선택할 여지가 작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효율도 중요하지만 시장 초기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말했다. 20조 원이 투입되는 5G 망 구축 과정에서 보안 또는 품질 이슈가 지적되면 고객 유출과 대외 신뢰도 하락 등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 화웨이, 우호 여론 형성 실패
화웨이는 노키아 에릭손 등 유럽 기업에 비해 국내 정보기술(IT) 생태계에 대한 기여가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화웨이는 5G 장비 수주를 앞두고 뒤늦게 국내 중소기업 협력 강화 및 인재육성 방침을 밝혔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화웨이는 한국을 테스트베드 삼아 세계 5G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에 타격을 입게 됐다. 중국 정부는 5G 상용화 시점을 한국보다 1년 늦은 2020년으로 잡고 있다. 반면에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은 국내 시장에서의 경험과 평판을 바탕으로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게 됐다. 현재 글로벌 LTE 장비 점유율은 화웨이(28%) 에릭손(27%) 노키아(23%) 순이다. 삼성전자는 3%대의 점유율을 5G 시장에서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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