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넷체인 데이비드 함 대표 "블록체인, 생활 속 서비스로 제공할 것"
동아닷컴
입력 2018-09-14 17:33 수정 2018-09-14 17:38
지난 2017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IT 업계는 블록체인(Blockchain)으로 떠들썩하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등 4차산업혁명을 이끌 주요 기술들과 함께 항상 거론되는 것이 블록체인이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정체불명의 개발자가 2009년 블록체인과 이를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 '비트코인' 개념을 선보인 이후,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다만, 지금까지 블록체인에 대한 일반 대중의 시선은 호불호가 극명하다. '블록체인=비트코인(암호화폐)'로 묶여버린 고정관념은, 블록체인을 새로운 기술로 대하지 않는다. 암호화폐를 그저 '돈'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크고 작은 문제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다. 암호화폐가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 실제 발생한 암호화폐 사기 사건들로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확산된 상태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다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7년 비즈니스에 영향을 줄 10대 기술로 블록체인을 선정했고,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지 하버드 비즈니스리뷰는 블록체인을 이베이, 냅스터, 스카이프 그리고 구글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생태계를 송두리째 바꿀 잠재력 높은 기술로 평가했다. 대체 왜 블록체인은 주목받고 있는 것일까.
이에 IT동아는 최근 블록체인과 AR(증강현실) 기술을 더해 실제로 상용화 서비스를 선보인 '스캐넷체인'의 '데이비드 함(David Ham)'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스캐넷체인은 스위스 스마트폰 개발업체 '시린 랩스(Sirin Labs)'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11월 시린 랩스가 전세계 최초로 출시하는 블록체인 스마트폰 '핀니(Finney)'에 관련 서비스를 탑재할 예정이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AR과 블록체인. 쉽게 연상되지 않는 두 기술을 더한 상용화 서비스 '스캐넷체인'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먼저 스캐넷체인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부탁한다.
데이비드 함(이하 함 대표): 스캐넷체인은 '보이는 것, 그 이상을 담다(The world, beyond your eyes)'라는 모토로 개발한 상용화 서비스다. AR 기술을 이용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 브랜드, 사진, 간판, 포스터 등의 이미지를 스캔해 온라인 콘텐츠 또는 서비스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자, 여기 스마트폰이 있다. 스마트폰에서 스캐넷체인 앱을 실행하고, 카메라로 특정 제품을 스캔(촬영)하면, 관련된 정보가 나타나는 방식이다. 제품 정보를 추가로 보여주거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AR 기술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을 카메라로 연결할 수 있는 것.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듯, 카메라를 실행한 뒤에 사물을 비추기만 하면 알아서 작동하는 방식이다.
IT동아: 비슷한 AR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는 이미 시장에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스캐넷체인은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더한 것이 특징인데.
함 대표: AR 기술은 이미 많은 업체가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다. 페이스북, 구글, MS,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투자하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에 대한 기대도 작용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AR 기술은 디바이스 주도로 개발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콘텐츠, 플랫폼 등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AR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바로 상용화할 수 있는 시스템, 플랫폼이 필요하다. 스캐넷체인은 여기에 주목했고,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선택한 것이 블록체인이다.
우리는 '검색하지 말고 스캔하라'고 어필한다. AR로 스캔한 콘텐츠를 블록체인을 활용해 신뢰와 보안을 제공한다. 그리고 토큰 경제를 유지하는 데 활용한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토큰이란 가치를 부여해,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일종의 보상체계다. 콘텐츠를 올리거나, 보거나, 공유하는 등의 활동에 토큰을 제공해 경제 플랫폼으로 완성시키고자 한다.
지금까지 블록체인은 기존 산업 시스템의 문제점을 해결하거나 보완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애버리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현재 사회구조와 규제에 따른 한계도 명확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더라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가장 핵심적인 '시장적용 기회'와 '인프라'가 부족했다. 때문에 블록체인이 상용화되려면 기존 산업 시스템들이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돕거나 기존 시스템을 안고가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IT동아: 현실적인,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을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함 대표: 맞다. 스캐넷체인은 현재 사회구조와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요소들로 구성했다. 지난 9월 5일부터 9일까지 서울 상암 누리꿈스퀘어 주변에서 열린 'Korea VR 페스티벌 2018(KVRF 2018)'에 키노트 강연을 다녀왔다. AR/VR 행사에 왜 블록체인을 이야기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이제는 블록체인 기술을 설명하고, 이에 대해서 토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실제 서비스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IT동아: 블록체인, 암호화폐 언급을 꺼리는, 과거 사건사고가 많았다.
함 대표: 블록체인 관련 컨퍼런스에 많이 초청되어 방문했었다. 블록체인 기술을 논하는 자리인데, 단순히 코인(암호화폐)만 강조해 말하는 ICO 설명하는 자리가 많아 놀란다. 설명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말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왜 코인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는 사람도 없다. 블록체인 백서 이야기만해도 말을 감추는 경우가 많다.
스캐넷체인에 몸을 담기 전, 삼성SDS에서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그램 담당자로 근무하며 블록체인 서비스와 솔루션 제공 분야를 총괄했었다. 하루에 블록체인 관련 검토 요청만 10건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재미있는 것은 10건 중 4건은 거의 복사-붙여넣기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관련 정보를 재요청했을 때 기술적인 내용을 알려주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오로지 코인, 암호화폐 정보와 계획만 있을 뿐이었다.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 장점과 이슈를 활용해 실제 상용화할 수 있는 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스캐넷체인은 여기에 집중한 서비스, 플랫폼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IT동아: 이렇게 질문하고 싶다. 왜 스캐넷체인을 만든 것인가.
함 대표: 스캐넷체인의 목표는 사람들이 기술을 사용하는데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전시하고, 데모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기술의 확장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 2010년부터 비트코인, 블록체인 개념이 소개되었지만, 당시에는 개발자들이 말하는 '코딩' 수준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의 전유물에 가까운 기술이었던 셈이다.
이에 일반인들도 의미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에서 스캐넷체인을 시작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정말 스마트하게 사용하는지 의문이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 중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앱은 얼마나 있을까. 이처럼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에게 가치를 돌려주고 싶었다.
IT동아: 사실 AR도 블록체인만큼 일반인들은 아직 낯설어 하는 기술인데.
함 대표: AR과 블록체인이라는 각 기술을 깊게 파고들어가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두 기술 모두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앞서 설명했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만 실행할 수 있으면 된다. 여기에 착안했다. 기술과 서비스의 만남… 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그리고 블록체인이 지닌 특징을 담고 싶었다. 블록체인은 태생적으로 탈중앙화 서비스다. 특정 은행이나 기업, 단체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서비스는 지양하고 싶었다. 그래서 적용한 것이 플랫폼이다. 불특정 다수가 접근할 수 있고, 불특정 다수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았다. 스캐넷체인이 꿈꾸는 목표다.
IT동아: 스위스의 시린 랩스가 전세계 최초로 오는 11월 블록체인 스마트폰 '핀니'를 출시하며, 핀니에 스캐넷체인이 탑재된다고 발표했는데.
함 대표: 핀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다. 스냅드래곤 845 프로세서, 6GB 램, 128GB 내장 메모리(저장장치)와 전면 800만 화소 카메라(f/2.2), 후면 1200만 화소(f/1.8)을 장착한 준수한 성능의 스마트폰이다. 블루투스 5.0, NFC 등도 지원하며, 고속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가장 큰 특징은 암호화폐 전자지갑을 기본 탑재했다는 점이다.
암호화폐는 동전, 지폐와 같은 실체가 없다. 때문에 어딘가 저장해야 하는데, 거래소에 오래도록 두는 것은 그리 안전한 방법이 아니다. 해커들이 1순위로 노리는 곳이 암호화폐 거래소이고, 실제로 거래소가 해킹당하는 사건은 수시로 발생한다. 이에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보관하기 위해 암호화폐 전자지갑을 주로 사용하는데, 크게 온라인에 상시 연결되는 형태(핫 월렛)와 끊어진 형태(콜드 월렛 또는 콜드 스토리지로 불린다)로 나뉜다.
* 기본적으로 핫 월렛은 온라인에 상시 연결되는 형태이기에 해킹에 취약하다. 거래소, 데스크탑, 모바일, 웹 지갑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핀니는 스마트폰 상단에 인터넷과 차단된 형태의 콜드 월렛을 기본 탑재한다. USB, 외장하드처럼 별도의 하드웨어 지갑인 셈이다. 평소에는 콜드 월렛처럼 사용하다가 스마트폰 상단에 위치한 콜드 월렛 부분을 위로 올리면(슬라이드 업) 온라인에 연결되는 방식이다.
IT동아: 재미있는 방식이다.
함 대표: 핀니는 기본 탑재되어 있는 콜드 월렛에 개인의 암호화폐를 보관하다가 필요할 때마다 환전하는 솔루션을 기본 제공한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앱 전용 스토어인 'dApp 스토어'도 제공한다.
'dAPP'은 (블록체인을 적용해 암호화폐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앱이라면, 음악을 재생하고 다운받는 비용을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다. 때문에 dAPP이 활성화되어야 일상에서도 암호화폐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즉, 핀니는 암호화폐 경제를 모바일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첫 스마트폰인 셈이다.
다만, 지금까지 블록체인에 대한 일반 대중의 시선은 호불호가 극명하다. '블록체인=비트코인(암호화폐)'로 묶여버린 고정관념은, 블록체인을 새로운 기술로 대하지 않는다. 암호화폐를 그저 '돈'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크고 작은 문제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다. 암호화폐가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 실제 발생한 암호화폐 사기 사건들로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확산된 상태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다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7년 비즈니스에 영향을 줄 10대 기술로 블록체인을 선정했고,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지 하버드 비즈니스리뷰는 블록체인을 이베이, 냅스터, 스카이프 그리고 구글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생태계를 송두리째 바꿀 잠재력 높은 기술로 평가했다. 대체 왜 블록체인은 주목받고 있는 것일까.
< 스캐넷체인 데이비드 함 대표 >(출처=IT동아)
이에 IT동아는 최근 블록체인과 AR(증강현실) 기술을 더해 실제로 상용화 서비스를 선보인 '스캐넷체인'의 '데이비드 함(David Ham)'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스캐넷체인은 스위스 스마트폰 개발업체 '시린 랩스(Sirin Labs)'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11월 시린 랩스가 전세계 최초로 출시하는 블록체인 스마트폰 '핀니(Finney)'에 관련 서비스를 탑재할 예정이다.
스캐넷체인, AR과 블록체인을 더한 상용화 플랫폼 서비스
데이비드 함(이하 함 대표): 스캐넷체인은 '보이는 것, 그 이상을 담다(The world, beyond your eyes)'라는 모토로 개발한 상용화 서비스다. AR 기술을 이용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 브랜드, 사진, 간판, 포스터 등의 이미지를 스캔해 온라인 콘텐츠 또는 서비스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자, 여기 스마트폰이 있다. 스마트폰에서 스캐넷체인 앱을 실행하고, 카메라로 특정 제품을 스캔(촬영)하면, 관련된 정보가 나타나는 방식이다. 제품 정보를 추가로 보여주거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AR 기술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을 카메라로 연결할 수 있는 것.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듯, 카메라를 실행한 뒤에 사물을 비추기만 하면 알아서 작동하는 방식이다.
< 스캐넷체인이 제공하는 AR 플랫폼 >(출처=IT동아)
IT동아: 비슷한 AR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는 이미 시장에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스캐넷체인은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더한 것이 특징인데.
함 대표: AR 기술은 이미 많은 업체가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다. 페이스북, 구글, MS,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투자하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에 대한 기대도 작용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AR 기술은 디바이스 주도로 개발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콘텐츠, 플랫폼 등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AR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바로 상용화할 수 있는 시스템, 플랫폼이 필요하다. 스캐넷체인은 여기에 주목했고,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선택한 것이 블록체인이다.
우리는 '검색하지 말고 스캔하라'고 어필한다. AR로 스캔한 콘텐츠를 블록체인을 활용해 신뢰와 보안을 제공한다. 그리고 토큰 경제를 유지하는 데 활용한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토큰이란 가치를 부여해,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일종의 보상체계다. 콘텐츠를 올리거나, 보거나, 공유하는 등의 활동에 토큰을 제공해 경제 플랫폼으로 완성시키고자 한다.
지금까지 블록체인은 기존 산업 시스템의 문제점을 해결하거나 보완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애버리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현재 사회구조와 규제에 따른 한계도 명확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더라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가장 핵심적인 '시장적용 기회'와 '인프라'가 부족했다. 때문에 블록체인이 상용화되려면 기존 산업 시스템들이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돕거나 기존 시스템을 안고가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 스캐넷체인 데이비드 함 대표 >(출처=IT동아)
블록체인, 상용화 서비스를 말한다
함 대표: 맞다. 스캐넷체인은 현재 사회구조와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요소들로 구성했다. 지난 9월 5일부터 9일까지 서울 상암 누리꿈스퀘어 주변에서 열린 'Korea VR 페스티벌 2018(KVRF 2018)'에 키노트 강연을 다녀왔다. AR/VR 행사에 왜 블록체인을 이야기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이제는 블록체인 기술을 설명하고, 이에 대해서 토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실제 서비스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IT동아: 블록체인, 암호화폐 언급을 꺼리는, 과거 사건사고가 많았다.
함 대표: 블록체인 관련 컨퍼런스에 많이 초청되어 방문했었다. 블록체인 기술을 논하는 자리인데, 단순히 코인(암호화폐)만 강조해 말하는 ICO 설명하는 자리가 많아 놀란다. 설명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말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왜 코인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는 사람도 없다. 블록체인 백서 이야기만해도 말을 감추는 경우가 많다.
스캐넷체인에 몸을 담기 전, 삼성SDS에서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그램 담당자로 근무하며 블록체인 서비스와 솔루션 제공 분야를 총괄했었다. 하루에 블록체인 관련 검토 요청만 10건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재미있는 것은 10건 중 4건은 거의 복사-붙여넣기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관련 정보를 재요청했을 때 기술적인 내용을 알려주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오로지 코인, 암호화폐 정보와 계획만 있을 뿐이었다.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 장점과 이슈를 활용해 실제 상용화할 수 있는 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스캐넷체인은 여기에 집중한 서비스, 플랫폼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 사물에 카메라만 비추면 서비스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IT동아: 이렇게 질문하고 싶다. 왜 스캐넷체인을 만든 것인가.
함 대표: 스캐넷체인의 목표는 사람들이 기술을 사용하는데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전시하고, 데모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기술의 확장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 2010년부터 비트코인, 블록체인 개념이 소개되었지만, 당시에는 개발자들이 말하는 '코딩' 수준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의 전유물에 가까운 기술이었던 셈이다.
이에 일반인들도 의미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에서 스캐넷체인을 시작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정말 스마트하게 사용하는지 의문이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 중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앱은 얼마나 있을까. 이처럼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에게 가치를 돌려주고 싶었다.
IT동아: 사실 AR도 블록체인만큼 일반인들은 아직 낯설어 하는 기술인데.
함 대표: AR과 블록체인이라는 각 기술을 깊게 파고들어가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두 기술 모두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앞서 설명했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만 실행할 수 있으면 된다. 여기에 착안했다. 기술과 서비스의 만남… 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그리고 블록체인이 지닌 특징을 담고 싶었다. 블록체인은 태생적으로 탈중앙화 서비스다. 특정 은행이나 기업, 단체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서비스는 지양하고 싶었다. 그래서 적용한 것이 플랫폼이다. 불특정 다수가 접근할 수 있고, 불특정 다수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았다. 스캐넷체인이 꿈꾸는 목표다.
시린, 스캐넷체인 담은 스마트폰 '핀니' 출시
함 대표: 핀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다. 스냅드래곤 845 프로세서, 6GB 램, 128GB 내장 메모리(저장장치)와 전면 800만 화소 카메라(f/2.2), 후면 1200만 화소(f/1.8)을 장착한 준수한 성능의 스마트폰이다. 블루투스 5.0, NFC 등도 지원하며, 고속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가장 큰 특징은 암호화폐 전자지갑을 기본 탑재했다는 점이다.
< 시린 랩스의 블록체인 스마트폰 핀니 >(출처=IT동아)
암호화폐는 동전, 지폐와 같은 실체가 없다. 때문에 어딘가 저장해야 하는데, 거래소에 오래도록 두는 것은 그리 안전한 방법이 아니다. 해커들이 1순위로 노리는 곳이 암호화폐 거래소이고, 실제로 거래소가 해킹당하는 사건은 수시로 발생한다. 이에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보관하기 위해 암호화폐 전자지갑을 주로 사용하는데, 크게 온라인에 상시 연결되는 형태(핫 월렛)와 끊어진 형태(콜드 월렛 또는 콜드 스토리지로 불린다)로 나뉜다.
* 기본적으로 핫 월렛은 온라인에 상시 연결되는 형태이기에 해킹에 취약하다. 거래소, 데스크탑, 모바일, 웹 지갑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핀니는 스마트폰 상단에 인터넷과 차단된 형태의 콜드 월렛을 기본 탑재한다. USB, 외장하드처럼 별도의 하드웨어 지갑인 셈이다. 평소에는 콜드 월렛처럼 사용하다가 스마트폰 상단에 위치한 콜드 월렛 부분을 위로 올리면(슬라이드 업) 온라인에 연결되는 방식이다.
IT동아: 재미있는 방식이다.
함 대표: 핀니는 기본 탑재되어 있는 콜드 월렛에 개인의 암호화폐를 보관하다가 필요할 때마다 환전하는 솔루션을 기본 제공한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앱 전용 스토어인 'dApp 스토어'도 제공한다.
'dAPP'은 (블록체인을 적용해 암호화폐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앱이라면, 음악을 재생하고 다운받는 비용을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다. 때문에 dAPP이 활성화되어야 일상에서도 암호화폐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즉, 핀니는 암호화폐 경제를 모바일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첫 스마트폰인 셈이다.
< 스캐넷체인 데이비드 함 대표 >(출처=IT동아)
스캐넷체인 상용화 서비스 상용화의 첫 시작이다. 우리는 스캐넷체인을 AR과 블록체인을 결합, 결제와 광고, 소셜네트워크, 정보 공유 등 콘텐츠를 활용한 오픈 플랫폼을 제시하고자 한다. 블록체인의 성장은 암호화폐 성장으로 이어진다. 또한, 암호화폐 성장은 경제 생태계의 하나로 자리잡아 더 많은 실물경제가 블록체인과 연결될 것이다. 본격적인 출발선에 서있는 스캐넷체인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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